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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도 제30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선정 이유서
제30회 이상문학상 선정 경위와 총평 정리 각 심사위원들의 중점적 심사평 이어령-빛과 어둠의 미학을 바탕으로 한 서사기법의 탁월한 성취 이재선-천재와 아이러닉한 반전 권영민-사랑에 대한 미망, 혹은 소리 없는 절규 서영은-깨달음을 거부하고 삶의 자리에 윤후명-나를 인도하는 빛 은희경-절실하지만 서늘하게, 진지하지만 비켜서서 윤대녕-존재의 허무, 그 황량함의 보고서 대상 수상자 정미경의 수상 소감과 문학적 자서전 수상 소감-언어의 탄광에서 삶을 캐내며 문학적 자서전-영원을 꿈꾸는 나의 노래여 대상 수상작 정미경-밤이여, 나뉘어라 대상 작가 자선 대표작 정미경-나의 피투성이 연인 우수상 수상작 구관본-긴 하루 함정임-자두 김경욱-위험한 독서 김영하-아이스크림 전경린-야상록 윤성희-무릎 정미경의 작품세계와 작가 정미경을 말한다 작품론-환의 절규-채호석 작가론-문학, 절규의 방-김미현 '이상문학상'의 취지와 선정 방법 |
鄭美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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咸貞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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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Young-Ha,金英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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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鏡潾, 본명:안애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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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런데, <절규>는 왜 없지?"
실내를 둘러보며 나는 그 그림을 찾아보았다. "<절규>는, 많아." <절규>는, 많아. 그 말은 어쩐지 비장하게 들린다. <절규>가 많다니. 마지막 방에 이르러서야, M이 <절규>는 많아, 라고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았다. 하얗게 칠해진 채 관람객을 위한 나무 의자 하나 없는 그 방은 온통 <절규>의 방이었다. 기억 속의 그 표정, 처음엔 성별을 알 수 없는 한 사람의 일그러진 얼굴이 먼저 보인다. 죽음의 얼굴과 정면으로 마주친 듯 공포에 질린 눈, 영원히 닫힐 것 같지 않은 동그란 입술, 핏빛 하늘은 색채가 아니라 비명의 음파처럼 소용돌이 치고 배면의 두 남자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는 듯 유유히 걷고 있다. 자세히 보면 검푸른 물빛 사이로 작은 배와 교회당이 떠 있다. 큰 교실만 한 그 방엔 모두 <절규> 시리즈로 채워져 있다. 단색 판화, 혹은 채색 판화, 조금씩 색채의 톤이 다른 회화작품, 연필 스케치, 큰 <절규>, 작은 <절규>, 그리다 만 <절규>, 무채색의 <절규>, 붉은 <절규>, 검은 <절규>, 희미한, 손바닥만 한, 고막을 찢을 듯한, <절규>. ......한순간, 나 역시 그림 속의 그 사람처럼 입을 벌리고 귀를 막고 실다. 그 방은, 너무 날카로워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고음역의 절규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 p.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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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1.
7월 21일이라면, 그가 떠나기 하루 전의 날짜였다. 그날 그는 일찍 돌아왔었다. 저녁을 같이 먹었는데 무엇을 먹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책을 읽다 메모해 둔 구절일까. 몇 줄 되지 않았다. .....루즈몽은 그랬다. 우리의 생에는 두 개의 윤리가 있다. 하나는 결혼의 윤리며, 다른 하나는 열정의 윤리다. 인생에 밤과 낮이 있듯 태양 아래의 윤리와 달빛 아래의 윤리가 있을 것이다. 어느 것이 더 무거운 것인지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다. 삶은 어느 순간까지 선택을 강요할 것인가.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선택을 강요하는 삶이여, 나는, 메모는 그렇게 쉼표에서 뚝 끊어져 있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루즈몽이라는 사람의 얘기일까. <나의 피투성이 연인> 중에서 --- p.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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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영화감독인 ‘나’는 함부르크에서 자신의 영화 시사회가 열리는 것을 맞아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옛 친구 P를 만나기로 한다. 고등학교 때 시작된 P와의 인연은 나를, 결코 그를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라는 좌절에 빠지게 한 반면, 한 걸음이라도 그에게 다가서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게끔 만들었다. 그 노력의 결과 P와 같은 대학 의대에 진학한 나는 어떤 경직된 상황에서도 뛰어난 상상력을 발휘하는 그를 보며 그 천재적 아우라에 매료되어 간다. 논문졸업장에서 파격이라 말할 수밖에 없는 발표를 끝으로 도미한 P는, 미국 LA에서도 상류층만 이용한다는 병원에서 외과의로 이름을 날리다가 돌연 노르웨이로 옮겨가 면역학 연구의로 일한다.
육체가 아닌 영혼을 들여다보고자 영화감독의 길을 택한 나는, 내 작은 성공의 결과물을 안고 황량한 북구로, 백야의 노르웨이로 떠난다. 언젠가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연구결과를 가지고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던 P는 사랑의 기억에 관한 신약인 ‘러브피아’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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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이 매년 손꼽아 기다리는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이 드디어 출간됐다. 한 해 동안 발표된 작품들 중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되는 중?단편만을 모아 싣는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은 심사과정의 공정성과 수상작의 탁월한 작품성으로 인해 현대 한국소설의 흐름을 대변하는 소설 미학의 절정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2006년 이상문학상 대상은 심사위원 7인의 격렬한 토론 끝에 정미경의 <밤이여, 나뉘어라>가 선정되었다. 첫 작품집 《장밋빛 인생》을 선보인 후 감성과 지성, 내면과 서사의 반목을 훌륭하게 통합해 낸 작품들을 선보여온 대상 수상자 정미경은, 소재와 주제 면에서 획일화된 한국문단의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평을 받아 왔다. 고대문학상, 이화백주년문학상을 받으며 일찍이 범상치 않은 문재를 드러낸 정씨의 수상작 <밤이여, 나뉘어라>는 빛과 어둠의 미학을 바탕으로, 백야의 북구, 뭉크의 그림 등 이국정취로 이끌어가는 이향적인 공간의 시학과 더불어 아이러닉한 반전 구조로 와해되어가는 천재적 우상의 초상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천재의 몰락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통해 선망과 경쟁의 대상으로서 자아의 욕망이 대리 투사된 자신의 거울상인 대상의 해체로 인한 자기 환멸의 허망한 반응과 내적 붕괴감을 뛰어난 서사기법을 바탕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 소설은 인간 존재의 허무, 그 황량함에 대한 고백이라 할 수 있다. 올해의 작품집에는 대상 수상작인 정미경의 <밤이여, 나뉘어라>와 자선대표작 <나의 피투성이 연인> 외에도 우수상 수상작으로 구광본의 <긴 하루>, 함정임의 <자두>, 김경욱의 <위험한 독서>, 김영하의 <아이스크림>, 전경린의 <야상록>, 윤성희의 <무릎> 등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필치를 보여주는 작품이 포진해 읽는 재미와 맛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