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덕통 사고
2. 드럼을 칠 거야! 3. 밴드부 입성 4. 1호 팬은 나 5. 뒷담화 6. 경쟁 모드 돌입! 7. 밴드는 합 8. 헛발질해도 근육은 붙는다 9. 초록미디어 오디션 10. 자살골 11. 널 만난 건 행운이야 12. 뒷마당 버스킹 에필로그 작가의 말 |
|
누군가의 현재와 미래를 조건 없이 응원하는 일
덕질은 어떻게 나를 꿈꾸게 하나 현재가 덕질을 시작한 것은 노래하는 서윤에게 한눈에 반했기 때문이지만 거기에는 약간의 호기심과 연민도 깃들어 있었다. 재래시장 공터에서 언 손으로 기타를 치며 버스킹을 하거나 소규모 공연장을 전전하다가 클럽 공연 순서에 밀려나고, 생활비 때문에 카페 알바를 하는 무명 가수 서윤. 서윤은 마음이 쓰이는 대상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모든 굴욕과 실패를 견디면서도 공연에 나서는 천상 가수다. 음악을 한다는 것,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한다는 것, 노래를 통해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는 것, 그렇게 자기 팬이 된 이들을 만난다는 건 서윤에게 어떤 의미일까. 음악에 인생을 바치고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느끼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현재는 밴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서윤의 음악 활동을 간접 경험하며 팔목이 아플 정도로 열심히 드럼 연주를 하고, 심지어는 라미와 함께 연예기획사 오디션을 보러 가기까지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현재는 대한민국의 중학생으로서 부모님의 압박과 학업 부담, 진로와 친구 관계 등 갖가지 고민에 둘러싸여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는 법이 없고 매사에 씩씩하고 당당한 인물이다. ‘최애’가 무명 가수라 서윤과 안면을 트고 핫초코를 얻어 마시거나 고민 상담을 하는 영광을 누리는데 서윤은 여러 모로 방황 중인 현재에게 ‘헛발질해도 근육은 붙는다’거나 ‘자살골만 아니면 다 괜찮다’는 등 꽤나 유용한 어른의 조언을 건넨다. 덕분에 현재는 라미를 비롯한 이군 멤버들과 오해를 풀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한다는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새삼 깨닫는다. 그리고 졸업을 앞둔 선배들이 바빠지자 라미와 함께 둘만의 버스킹을 준비한다. 그리고 문득 생각한다. 어쩌면 서윤의 미래라고 생각했던 판타지는 현재 자신의 미래가 아니었을까? 오늘날 덕질 문화는 케이팝과 대중문화 전반을 떠받치는 중요한 문화 현상이지만 청소년 개개인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주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개는 쓸데없는 시간 낭비라고 치부해버리곤 한다. 그러나 『덕질 연대기』는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깊이 궁리해야 할 시기에 만나는 덕질이란 얼마나 끝내주는 배움이 될 수 있는지 보여 준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캐릭터들이 기꺼이 이야기를 따라가게 만들고 오늘날 십대들에게 현재적 삶의 의미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현재뿐 아니라 탁구에 미쳐 있는 아빠와 수시로 장기하 노래를 흥얼거리는 엄마처럼 어른들도 무언가 덕질 중이라는 것도 재미있는 지점이다. 주인공 현재는 무명 가수 서윤을 덕질하며 누군가의 현재와 미래를 다정하게 바라보고 조건 없이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한편,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이만하면 그야말로 끝내주는 덕질이 아닐지. 현재의 파란만장 덕질 연대기를 지켜보노라면 우리도 누군가의 삶을 있는 힘껏 응원하고 싶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