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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떤 사람들은 가족의 죽음을 뒤늦게 알게 될까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누구에게나 큰 사건입니다. 그런데 발달장애인은 그 중요한 순간에서 쉽게 밀려나곤 합니다. 가족이 아프거나 죽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듣고, 장례식에 참석하거나 마지막 인사를 나눌 기회를 얻지 못하기도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20년 넘게 사회복지 현장에서 활동한 김영아 작가는 발달장애인의 가족에게 이런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슬픔이 뭔지 몰라요.” “장례식장에 데려가도 무슨 상황인지 모를걸요.” “충격받으면 어떡해요.” 보호하려는 마음이 오히려 발달장애인을 죽음과 사별의 과정에서 배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죽음을 영원히 감추거나 피할 수는 없고, 말하지 않는다고 불안과 슬픔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엄마가 죽으면 저는 어떻게 해요?” 작가는 엄마가 죽은 뒤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발달장애인의 질문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답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발달장애인이 가까운 사람과의 사별을 준비하고 죽음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과 자리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작가는 발달장애인과 함께 사별을 준비하는 모임을 꾸렸습니다. 공영장례 봉사활동에 함께 참여해 애도를 연습하고, 죽음 이해 교육과 컨설팅, 상담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함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었고, 발달장애인 엔딩커뮤니티 ‘다다르다’가 만들어졌습니다. 『엄마가 죽었을 때』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그동안 쉽게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용기 있게 이어온 작가의 경험과 그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담은 책입니다. 책 속의 그림이 나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 이 책은 발달장애인과 여러 번 함께 읽으며 완성했습니다. 장면 하나, 표정 하나, 이야기의 흐름까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없는지 거듭 살피고 고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 책이 혼자 읽을 때보다 함께 읽고 이야기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사람들은 “가족이 밥을 먹어요”, “생일 케이크예요”, “병원에 가요”처럼 그림에 보이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대화는 자신의 삶으로 이어졌습니다. 아빠가 돌아가셨던 일, 엄마가 아팠던 일, 장례식장에 친구들이 와주었던 일, 밥이 넘어가지 않아 밤마다 울었던 일을 들려주었습니다. 가족사진을 찍어두고 싶다는 말, 할머니와 오래오래 함께 살고 싶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엄마가 죽었을 때』를 읽다 보면 처음에는 책 속 가족의 이야기였던 그림이 어느새 자신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같은 그림을 보면서도 각자의 경험을 떠올리고, 저마다의 속도와 방식으로 죽음과 작별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힘입니다. 죽음에 관한 첫 대화를 시작하는 책 죽음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조심스러운 주제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물어야 할지 몰라 대화를 시작하지 못하거나, 상대방을 걱정해 말을 아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미루지 않고 함께 나누는 것은 언젠가 찾아올 작별을 이해하고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책과 함께 제공되는 「모임 안내자를 위한 가이드」에는 그림을 보며 죽음에 관한 대화를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장면별 해설과 질문 예시, 모임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방법을 담았습니다. 1대1 대화부터 소그룹 모임까지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으며, 정해진 답을 알려주기보다 참여자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엄마가 죽었을 때』는 막막하게만 느껴지던 죽음에 관한 첫 대화를 열어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