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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3
1부 제주로 떠나다 10 민오름 화원11 신의 한 수12 한라생태숲에서 절물까지 13 오월의 한라생태숲 14 한여름 한라생태숲 15 단산 16 삼양해수욕장 17 한라산 18 한라산 삼각봉 19 사라봉 20 서귀포자연휴양림 21 우도22 바람의 언덕, 수월봉 24 따라비오름 26 봄날의 비양도 27 소정방폭포 28 눈 내린 어승생악 29 가파도30 방선문계곡31 6월의 청수곶자왈32 2부 제주 시인 36 올레길 37 제주 하루 38 소라의성40 제주 바다41 관덕정 돌하르방42 진빌레 밭담길43 광해 44 세화풍경46 알뜨르비행장48 진황등대49 닭머르50 제주 하늘 51 2월의 제주52 나는 카페 주인이다 53 동자석 54 영등바람55 구엄리돌염전 56 삼다도-돌 58 삼다도-여자59 삼다도-바람60 3부 아침미소목장 64 해녀집65 제주상사화66 백서향67 아라동 선술집 68 제대 왕벚꽃 69 검은여70 와일드오차드71 혼인지 수국 72 탐라산수국73 성이시돌목장 74 제주민속오일장 75 Cafe Oia76 아라동 햇살 77 빛의 이정표, 방주교회 78 용천수 79 메밀꽃 축제80 보말칼국수 82 고사리 83 제주조릿대 84 블루문 & 마이크로문 85 4부 그대는 88 드립커피 89 캘리그래피90 손편지91 쿠키와 만남92 쿠키와 이별 93 사랑94 김장95 동물원 옆 미술관96 새해 0시 98 태양 일생 99 후회 100 브롬톤 자전거101 아버지102 긴자 거리 103 커피 텀블러 104 정년퇴임 105 창작 노트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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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시 1〉
제주로 떠나다 동작역 9호선 급행열차 발 디딜 틈도 없는 전철 안 그저 그런 듯 무심한 표정들 제주공항 365번 시내버스 캐리어 자리 넉넉한 버스 안 그냥 좋은 듯 해맑은 표정들 서문시장과 관덕정 구도심 지나 제주시청과 소방서 신도심 달려 어느덧 제주대 정문 종점 붉게 물든 석양빛 하늘 아래 이국적인 구실잣밤나무 길 제주에 가면, 참 행복하다. 〈대표시 2〉 제주 시인 올레길 걷다 잠시 멈추어 흑룡만리 밭담 바라보고 오름 오르다 잠시 멈추어 능선 넘는 바람결 느끼고 숲길 산책하다 잠시 멈추어 백서향 하얀 꽃향기 맡고 바닷가 어싱하다 잠시 멈추어 파도에 실린 숨비소리 들으며 그렇게 나는 제주의 이야기를 시(詩)에 담는다. 〈대표시 3〉 한여름 한라생태숲 햇빛 폭염을 뒤로하고 한라생태숲 들어서면 그늘 속 요란한 매미 소리 꽃자리는 이미 내어주어 미니사과 닮은 동백 열매 푸른 종으로 매달린 때죽나무 열매 붉은빛 물드는 층층나무 열매 그 불꽃 정열 아래 내 사랑의 열매도 빨갛게 익어간다. 〈작가 노트〉 일상의 쉼표를 찾아, 제주로 떠나다 김포공항행 동작역 9호선 급행열차는 꽉 들어찬 인파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어깨를 부딪치면서도, 시선은 철저히 고립된 채 무심한 표정이다. 회색빛 도시의 밀도는 숨이 막힐 듯 높고, 그 안의 인간미는 야위어만 간다. 이 시는 바로 그 숨 막히는 일상의 한복판에서 느낀 결핍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도시를 탈출하여 도착한 제주공항, 그리고 몸을 실은 365번 시내버스 안의 풍경은 놀라울 정도로 대조적이었다. 커다란 캐리어가 자리를 잡아도 넉넉한 공간, 그리고 무엇보다 마주치는 사람들의 얼굴에 어린 해맑은 미소와 설렘은 내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공간의 여유가 곧 마음의 여여함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도심을 지나 제주대 정문에 도착하여 마침내 마주한 붉은 석양과 이국적인 구실잣밤나무 길은 회색빛 도시에 가로막혔던 시야를 넓혀주고, 잊고 지냈던 감각을 깨워주었다. 이 시를 통해 그저 만원 지하철의 묵직한 피로감을 견뎌내는 이들에게,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닿을 수 있는 ‘여유의 공간’이 존재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붉은 노을빛을 품은 구실잣밤나무 길을 걸을 때 느꼈던 그 순도 높은 행복감이, 지친 도시인들의 마음에 자그마한 쉼표 한 조각으로 건네지기를 소망한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