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가대기꾼 / 가마기미의 노래 / 가을이 오는 소리 / 갯것들 / 고구마순 까던 노인들 다 돌아가셔 브렀어 / 고타마 싯타르타를 보고 / 기억의 정류장 / 김장이란 이름의 병 / 까치야 까치야, 헌다리 줄게 새다리다오 / 나도 꽃물 한 잔 주시오 / 남의 편 / 내일의 나는 어디에 서 있을까 / 늙은 솔낭구와 싸가지 / 달달 커피 한 잔 / 달님머리 / 뒷모습 / 마리안네 겸손 / 마지막 꽃잎 지는 날은 / 막걸리 식초 / 매화꽃비 내리던 날 그녀의 닫힌 방 / 모란이 핀 날 / 몸이 기억하는 것들 / 바다를 그리는 연꽃 / 빠스락스키의 반지 / 벚꽃은 피고 지고 / 보성장터 사주보는 노인 / 봄꿈 / 빗돌 / 산소마스크는 나 먼저 / 생에서 제일 값진 아들의 선물 / 세라복 속으로 떠난 반백 년 시간여행 / 소록도 교도소 정문 앞 금목서 / 소반 위에 쫘르륵 소리 들리면 / 신의 한 수 / 아버지께 술 따르기 / 여름이 야위어 가는 때 / 연꽃, 노꽃이 곱다고 한들 자식 꽃만 하리오 / 옹구 작대기 / 왜가리가 돌아온 달님머리 / 유전자 / 인간시대 그 후 / 인생 산책 / 인연과 파도 / 일흔둘은 처음이다 / 자산어보와 눈물 의자 / 장길마을 모모 씨 / 찔기미(칠게) / 책 한 권과 담배 세 개비 / 투석이란 손님이 방문 일지를 내밀다 / 폐허를 베고 누운 정령 / 한 콩깍지 속 콩알들 / 한 입 얻어먹는 그 맛 / 할매의 얼굴 / 해마다 5월은 온다
|
|
세월의 축적도 모르는 채 자기 혼자만의 방에 갇혀, 다른 방의 문을 여는 문고리를 찾지 못하고 그저 물 흐르듯 흘러가고 계신다. 꽃 각시 시절에는 꿈도 많고 사연도 많았으리라. 그러나 지금은 그저 천진한 아기의 눈망울을 하고 있을 뿐이다.
---p.38 이제 우리의 생활은 비교할 수 없이 편해졌고, 먹을 것을 이웃과 구태여 추렴할 필요도 없어졌으며, 각자의 집안마다 고유하게 내려오던 음식 내력과 전통도 옛말이 되어버린 대량 공급의 편리한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우리 기억 속에 살아 숨 쉬는 한 죽지 않는 귀한 것들이 있다. 내 어머니가 햇빛과 바람으로 길러내신 그 집만의 깊은 장맛! 그리고 옹기 배가 들어오던 날, 서로 부족한 것을 추렴하고 손을 맞잡으며 함께 기뻐하던 그 시절 이웃들의 따뜻한 정과 사람들의 얼굴은, 내 인생 영원한 보물창고 속에 지금도 깊고 그윽하게 갈무리돼 빛나고 있다. ---p.148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귀가 먹먹하도록 저 오래된 나무 어르신의 기침 소리가 귓가에 아른아른 들리는 듯했다. 말 못 하는 몸뚱이로 내게 무언가 큰 회초리를 번쩍 든 듯해서, 내 여린 종아리에는 벌써 푸르스름 한 매 자국이 선명하게 난 것만 같고, 종아리가 부르튼 듯 아려왔다. 세상은 참 묘해서,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자에게는 한없이 눈부신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그 안에서 슬픔을 발견하려는 자에게는 지독한 슬픔을 안겨다 준다. 거대한 세월의 흐름 앞에서는 우주의 먼지보다도 더 작아진 내 초라한 모습. 내 유년의 뜰에서 튼튼한 가지에 그네를 매어 나를 태워주고 포근하게 안아주었던 저 고마운 나무에게, 백발이 되어 돌아온 나는 정작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다는 지독한 무력감과 쓸쓸함만이 가슴속에 고여온다. ---p.197 |
|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오래된 기억과 사람의 온기를 더욱 그리워합니다. 『달님머리 저녁놀』은 바로 그 그리움을 조용히 어루만지는 책입니다. 남도 바다를 배경으로 살아온 한 사람의 삶을 기록했지만, 그 속에는 우리 모두가 간직하고 있는 가족과 고향, 이웃과 추억의 풍경이 담겨 있습니다. 배평순 작가는 화려한 문장보다 진심 어린 시선으로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전하며, 사라져 가는 남도의 생활문화와 공동체의 정서를 따뜻하게 되살려 냅니다. 한 편 한 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저녁노을이 바다를 붉게 물들이듯 독자의 마음에도 잔잔한 여운이 번져갑니다. 『달님머리 저녁놀』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삶을 조금 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게 하는 소중한 에세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