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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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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기>
남편이 죽어가고 있었고, 그녀는 그와 단둘이 남아 있었다. 그녀의 처지보다 더 쓸쓸한 상황은 없었다. 그녀와 그녀 곁을 떠나려는 남자는 뉴욕 하숙집 3층 뒷방에 있었다. 여름이었고, 다른 하숙인들은 모두 시골로 나가 있었다. 요리사를 제외한 모든 하인들은 이미 내보냈고, 요리사는 일하지 않을 때면 5층에서 깊이 잠들었다. 하숙집 주인마저도 잠시 휴가를 떠나 있었다. 창문은 무더운 공기를 들이기 위해 열려 있었다. 길게 늘어진 좁은 마당 몇 군데에서도, 그에 덧붙여진 키 큰 집들에서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집이 깊숙한 탓에 거리의 소음조차 흐릿해졌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멀리서 고가철도가 불평하듯 덜컥거리며 지나갔지만, 뜨겁고 무거운 공기에 그 쇳소리와 비명조차 묻혀 버렸다. 여자는 그 자리에 앉아, 지상의 인간이 당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슬픔에 빠져 있었다. 다른 모든 고통 속에는 아무리 희박하게나마 희망이 반짝이기 마련이지만, 한 번도 본 적 없으나 알았고 사랑했던 그 어떤 것이, 마지막 몸부림 끝에 사랑을 표현했던 그 육체를 떠나, 유한의 경계를 둘러싼 허공속으로 사라지려 할 때, 우리는 필멸의 불꽃의 이기심과 그것이 잠시 머무른 인내를 새삼 경이롭게 여긴다. 그때에야 비로소, 위로란 아마도 두 번째, 더욱 개인적인 죽음의 방문뿐임을 깨닫게 된다. 미리암은 다섯 해 동안 친구이자 동료이자 연인이었던 남자의 의식 없는 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 젊음은 질병으로 소진되었고, 얼굴은 움푹 꺼져 있었고, 잠옷은 헐렁하게 매달렸다. 그는 평생 살이 쪄서 망가진 적 없는 몸을 가졌지만, 운동으로 단단했고, 혈색이 좋았다. 그녀는 그 몸이 변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아름다움 또한 관이 아닌 어딘가로 흩어진 것이 다행이라 여겼다. 그녀는 그의 손을, 그 자체로 사랑했다. 강하고 따뜻한 마력을 지닌 손이었다. 그 손은 이불 위에 힘없이 노랗게 놓여 있었다. 이미 식어가고, 축축함이 배어드는 것도 그녀는 알았다. 뭔가가 그녀 안에서 격렬하게 꿈틀거려, 심장과 폐를 죄었다. 손도 이제 가버린 것이다. 그녀는 되뇌었다. "손도, 이제 가버렸어. 영원히..." 그런데 손의 따스함이 되살아났다. <추천평> "1897년 발표된 거트루드 애서턴의 '죽음과 단둘이'는 19세기 고딕 문학의 전통 위에서 죽음을 육체적인 사건이 아니라 의식의 문제로 바라보는 심리 단편이다. 죽어가는 사람보다 그 죽음을 지켜보는 사람에게 시선을 돌리고, 사랑했던 존재가 육체에서 사라져가는 순간을 집요하게 응시한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