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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목차 본문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2.7 만자 (종이책 기준 약 48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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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기>
호제아 C. 브루스터 부인은 항상 9월과 4월에 대청소를 했다. 그녀는 다락방에서 시작해 지하실까지 내려가며 정화의 길을 닦았는데, 이는 '집안 청소를 위한 불문율' 제1조 제1항을 엄격히 준수한 것이었다. 25년 동안 그녀는 이 일을 해왔다. 지적인 여성답게, 25년 동안 그녀는 이 일을 끔찍이도 싫어했다. 25년 동안 머리에는 수건을 둘러쓰고 치맛자락은 뒤로 핀으로 고정하고 소매는 걷어붙인 채?르무엘의 어머니인 '그 여자'(성경의 잠언을 참조하라) 시절부터 집안 청소 전용으로 전해 내려온 복장이다?브루스터 부인은 일 년에 두 번씩 이 의식을 치렀다. 현관에 내놓은 가구, 빨랫줄에 걸린 모직물, 마당에 나온 매트리스 등 두드리고, 때리고, 털고, 문지르고, 펄럭이고, 흔들거나 바람을 쐴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밖으로 끌려 나와 이런 수치스러운 일들을 한 가지 이상 겪어야 했다. 그 후 완전히 기가 죽은 그것들은 다시 안으로 끌려 들어가 제자리에 놓였다. 해마다 다락방과 지하실에는 물건들이 점점 더 높이 쌓여갔다. 쓸모없는 물건들, 추억이 깃든 물건들, 트렁크 속 물건들, 상자 속 물건들, 갈색 종이로 포장되어 선반을 가득 채운 물건들이었다. 그리고 상자들?오, 무엇보다도 상자들이 많았다. 길고 납작한 것, 정사각형, 직사각형의 판지 상자들이었는데, 저마다 한쪽 끝에 기괴하고 비밀스러운 연필 글씨가 쓰여 있었다. 다락방을 가져본 적이 있는 사람이나 브루스터 부인을 제외한 다른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수수께끼 같은 글씨였다. 가령 길고 가는 상자 하나에는 "H's Fshg Tckl"이라고 횡설수설 적혀 있었다. 또 다른 상자에는 "Cur Ted Slpg Pch"라고 적혀 있어 보는 이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신비로운 세 번째 상자는 "Slp Cov Pinky Rm"이라는 글자 아래 내용물을 숨기고 있었다. "Blk Nt Drs"나 "Sun Par Val" 같은 무뚝뚝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암호 해독법만 알면 그것들은 호지의 낚시 도구, 테드의 침실 테라스용 캔버스 커튼, 핑키 방의 가구 커버, 검은색 망사 드레스, 썬룸 밸런스 같은 평범한 가재도구로 아주 쉽게 번역되었다. 이 상자들의 내용물은 위스콘신주 위네베이고에 사는 호제아 C. 브루스터 부부의 평범한 미국 가정생활에 대한 기록이나 다름없었다. 호지의 류머티즘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송어 낚시는 꿈도 꾸지 못했다. 테드는 아리조나에서 편지를 보내 "저 작고 오래된 하늘"이 자신의 침실 테라스 지붕이라며, 그곳에서는 이웃이 잠옷 차림을 볼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핑키가 위네베이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가고 미술대학으로 가고, 다시 뉴욕으로 건너가 테이블 위에서 당신을 빤히 바라보는 놀랍도록 성공적인 잡지 표지들?깃털 부채를 들고 가슴이 푹 파인 옷을 입은(그 드레스를 입으려면 가슴이 그렇게 홀쭉해야만 할 것이다) 젊은 여성 그림?을 그리게 된 이후로, 장미 무늬 크레톤 천으로 꾸민 핑키의 방은 주인을 잃었다. 부채가 없어도 한눈에 브루스터가 그린 표지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검은색 망사 드레스와 썬룸 밸런스뿐이었다. 전자는 겨드랑이 밑이 너무 꽉 끼게 되었고(브루스터 부인의 겨드랑이였다), 후자는 색이 바랬다. 그렇다고 해서 브루스터 부인이 검은 비단 옷을 입고 찌그러진 모자 위에 힘없이 흔들리는 장미 장식을 단 채 파이나 굽는, 깅엄 체크 무늬 치마를 입은 뚱뚱한 시골 할머니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호제아 C. 브루스터 역시 안경을 쓰고 슬리퍼나 끌고 다니는 노인이 아니었다. 전혀 그렇지 않았다. 위스콘신주 위네베이고의 호제아 C. 브루스터 부부는 호놀룰루 모아나 호텔의 테라스에서, 파이크스피크 정상에서, 혹은 요동치는 베수비오 화산의 심장부를 들여다보며 마주칠 법한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시카고로 달려가 신작 연극을 보고 모자를 사며, 필즈 백화점에서 웨지우드 샐러드 접시 한 다스를 주문하는 번창한 중서부 시민의 표상이었다. <추천평> "낡은 삶에서 부모를 해방시키려는 딸과, 새로운 삶을 경험한 뒤 자신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중년 부부의 이야기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린 단편소설이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에드나 퍼버 특유의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인물 묘사가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평범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인간 감정의 미묘한 변화와 삶의 진정성을 섬세하게 포착해냈다. 1920년대 초반 미국 사회의 단면과 여성들의 삶을 생생하게 느껴보고 싶은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명작이다." - sargar, Goodreads 독자 "단편 소설의 거장다운 뛰어난 구성력이 빛을 발했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어느 하루의 풍경을 통해 인간관계의 깊이와 삶의 의외성을 유머러스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퍼버의 문체는 매우 위트 있고 세련되어 마지막 문장까지 몰입감을 유지는 힘이 있었다." - cregiqeh, Amazon 독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