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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외. 두려운 싸움

내일의 프레임
산제비 나비
산제비 나비 2
심야의 시
숨겨둔 죽음

Image와 Text
풀린 혁대
풀린 혁대와 콜라 향
진흙 속 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몸 담그다
0과 1 사이
뻐꾸기 소리처럼


장. 싸구려와의 화해

싸구려 포도주
암흑 속
고래 울음
바다 유목민
비로소
거품
납땜된 현실
커피를 식혔다
시간의 이불
배수구의 토마토
유월의 밤나무
능소화 덩굴
답 없는 시
소낙비 속으로
창문 밖 풍뎅이
능동적 패배
무질서의 평온
강동대교와 강변북로

저자 소개

남양주시 조안면(鳥安面) 능내리 팔당호 주변은 새들의 세상이며, 인간들은 언제나 그 곳에서 이방인이 된다. 저자는 이방인으로 능내리를 오가며 새를 사랑하게 되었다. 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을(乙)’이라는 필명을 지었다. 시인이라고 부르기에는 작은 새이며 큰 인간이라는 단점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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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27일
이용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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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기간 제한없음
  •   TTS 가능 ?
  •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인쇄 기능 제공 안함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파일/용량
PDF(DRM) | 13.03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68쪽 ?
ISBN13
9791122072600

출판사 리뷰

현대인은 누구나 자신만의 '외장(外裝)'을 두르고 산다. 빛바래지 않는 사진과 사라지지 않는 데이터, 그리고 정교하게 치장된 프로필 뒤에서 우리는 '장식적인 삶'을 영위한다. 하지만 시인 이을은 이 견고한 껍데기 아래에서 신음하는 분열된 자아를 목격한다. 2026년이라는 가까운 미래의 시간적 배경 위에서 쓰인 이 시편들은, 우리가 외면해 온 '인생의 여백'과 그 빈자리를 채운 '두려움'에 관한 처절한 기록이다.

1. 유리벽에 부딪히는 머리, 분열의 통증
시집의 전반부인 '외(外)'에서 시인은 프레임(Frame)에 갇힌 인간의 고통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특히 <산제비 나비> 연작은 이 시집의 상징적 선언과도 같다. 높은 곳(상승의 욕망)으로 날아가려 하지만 유리벽에 부딪혀 머리가 깨지는 나비의 모습은, 승자들의 프레임에 갇혀 위만 바라보는 현대인의 초상이다.

"밑에 출구가 있다는 사실은 모른다 / 넓게 열린 문을 통해 하늘로 탈출할 수 있지만 / 작은 머리는 계속 유리벽에 충돌한다" (<산제비 나비> 중)

시인은 이 고통스러운 분열을 해결하기 위해 '심야의 시'를 쓴다. 두 개로 나뉜 머리를 시라는 끈으로 묶어 세우는 행위는, 파편화된 현대인의 영혼을 수습하는 유일한 구원이자 저항이다.

2. '납땜된 현실'과 디지털 시대의 고독
시인의 시선은 아날로그적 서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 <0과 1 사이>, <납땜된 현실> 등의 작품은 디지털 문명이 가져온 산만한 지각과 복제된 기억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0과 1 사이에서 방황하는 존재들, 엉성하게 조작되어 숨겨진 현실을 '납땜'이라는 기술적 용어로 형상화한 대목은 이 시집만이 가진 독특한 현대적 감각이다.

3. '싸구려'와의 화해, 그리고 비로소 마주한 알몸
후반부 '장(裝)'에 이르러 시인은 비로소 외부 세계와의 화해를 시도한다. 그 화해는 거창한 승리가 아니라 **'능동적 패배'**와 **'싸구려 포도주'**를 통한 하강의 미학이다.
능내리 고개를 넘으며 겉옷과 낡은 속옷까지 벗어던지는 <비로소>의 행위는, 시인이 제목에서 내걸었던 '외장'을 스스로 해체하는 성소(聖所)와도 같은 순간이다. 썩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 꽃을 피우는 능소화처럼, 무질서 속에서 평온을 찾는 시인의 시선은 강물과 바람, 그리고 소낙비라는 자연적 정화를 거쳐 더욱 선명해진다.

4. 나가는 글: 두려운 내일의 프레임을 깨는 차가운 위로
이을의 시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오히려 "내일은 늘 두렵다"고 정직하게 고백하며, 머리가 깨지는 통증을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달한다. 그러나 그 '차가운 이성의 시'가 역설적으로 뜨거운 감정의 마그마를 잠재운다.
방충망에 붙어 죽음을 준비하는 풍뎅이처럼 위태로운 삶을 사는 우리에게, 이 시집은 말한다. 의도적으로 여백을 실천하라고. 외장을 걷어낸 자리에 남은 '0과 1 사이'의 무궁무진한 존재의 가능성을 보라고 말이다. 2026년의 문턱에서 전해온 이 시적 통찰은, 가짜로 가득 찬 세상에서 진짜 숨을 쉬고 싶은 모든 '바다 유목민'들에게 건네는 서늘하고도 묵직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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