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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운동하며 운동하는 요가 선생님
: 콘트롤데이타 노동조합 출신 요가 강사 이정화
불꽃을 품고 시를 쓰는 사람
: 동일방직 노동조합 출신 시인 정명자
물가에 심어진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게
: 청계피복 노동조합 출신 재봉사 박연준
따로 또 같이 ‘우리’를 인쇄하는 사람
: YH무역 노동조합 출신 인쇄인 권순갑
잘 봐! 이게 바로 진짜 언니의 싸움이다
: 반도상사 노동조합 출신 농민 허성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여자의 일생
: 학출 출신 보험설계사 김숙연
씩씩하게 자신의 자리를 쓸고 닦는 사람
: 노동조합 출신이 아닌 청소 노동자 정수자
닫는 글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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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정희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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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기 시작하며 엄마를 생각했다. 팔이 저리고 무릎이 아프지만 아직도 ‘노동’하고 있는 작고 늙은 나의 엄마.
--- 「여는 글」 중에서 한 사람의 삶은 오롯이 하나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흔히 평범하다고 말하는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정화 님은 나의 요가 선생님입니다. 구립문화체육센터에서 요가를 가르치는 평범한 선생님이 여타 요가 강사와 다른 점은, 바로 60대라는 것입니다. --- 「운동하며 운동하는 요가 선생님」 중에서 당시 동일방직 노동자의 87%가 여성이었다. 하지만 노동조합 지부장은 남성이 맡아 노동자가 아닌 회사를 대변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한 여성들은 힘을 합쳐 1972년 5월, 여성을 대표로 뽑았다.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 노동조합 여성 지부장이 탄생한 것이다. 가부장제가 공고했던 사회에서 이것은 엄청난 일이었다. --- 「불꽃을 품고 시를 쓰는 사람」 중에서 졸업식에는 얼굴을 내비칠 수 있었지만, 1,300원이나 했던 졸업 앨범은 살 수 없었다. 당시 평화시장 견습공의 한 달 임금은 1,800~3,000원이었다. 결국 앨범 하나 없이 국민학교를 졸업했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부는 새 학기 새봄, 연준은 중학생이 되는 대신 평화시장 ‘시다’가 되었다. --- 「물가에 심어진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게」 중에서 50여 년 전 빛바랜 과거인 줄 알았던 일들이 지금도 선명하게 반복되고 있다. 구미의 옵티칼 공장에서는 두 명의 여성 노동자가 600일 동안 고공농성을 했고, YH무역 사옥 자리에 세워진 녹색병원(노동자의 건강을 위해 설립한 공익형 민간병원)에는 일하다 다치고 병든 노동자들이 계속 찾아온다. 우리는 무사히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을까? --- 「따로 또 같이 ‘우리’를 인쇄하는 사람」 중에서 아유 젊은 여자들이 똑똑하게 얼마나 말을 잘해. 감동 그 자체지. 그때 나는 무슨 역할을 했냐 하면, 바람 부니까 추워서 다들 잠을 제대로 못 자잖아. 그래서 그거 뭐야? 반짝이는 그거 몇 장 얻어다가 사람들 이불 덮어주는 일을 했지. 다 자식 같잖아. 얼마나 예뻐. --- 「잘 봐! 이게 바로 진짜 언니의 싸움이다」 중에서 가부장제는 여자가 꿈꾸는 것을 자꾸 막아섰다. 나중에는 막지 않아도 스스로 한계를 그으며 공장을 걸어 나올 정도로. 물론 이를 떨치고 나가 큰일을 도모하며 이름을 새긴 여자들도 있다. 하지만 모두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래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똑똑하지만 착하고, 당차지만 여린 숙연과 우리들이 그랬듯이. ---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여자의 일생」 중에서 수자는 노동에 대해 배운 적이 없었다. 고용노동부의 이름을 매번 틀리게 말할 만큼 뭐 하는 곳인지도 잘 몰랐다. 하지만 스스로 노동자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 「씩씩하게 자신의 자리를 쓸고 닦는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의 삶은 오롯이 하나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흔히 평범하다고 말하는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정화 님은 나의 요가 선생님입니다. 구립문화체육센터에서 요가를 가르치는 평범한 선생님이 여타 요가 강사와 다른 점은, 바로 60대라는 것입니다. --- 「운동하며 운동하는 요가 선생님」 중에서 당시 동일방직 노동자의 87%가 여성이었다. 하지만 노동조합 지부장은 남성이 맡아 노동자가 아닌 회사를 대변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한 여성들은 힘을 합쳐 1972년 5월, 여성을 대표로 뽑았다.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 노동조합 여성 지부장이 탄생한 것이다. 가부장제가 공고했던 사회에서 이것은 엄청난 일이었다. --- 「불꽃을 품고 시를 쓰는 사람」 중에서 졸업식에는 얼굴을 내비칠 수 있었지만, 1,300원이나 했던 졸업 앨범은 살 수 없었다. 당시 평화시장 견습공의 한 달 임금은 1,800~3,000원이었다. 결국 앨범 하나 없이 국민학교를 졸업했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부는 새 학기 새봄, 연준은 중학생이 되는 대신 평화시장 ‘시다’가 되었다. --- 「물가에 심어진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게」 중에서 50여 년 전 빛바랜 과거인 줄 알았던 일들이 지금도 선명하게 반복되고 있다. 구미의 옵티칼 공장에서는 두 명의 여성 노동자가 600일 동안 고공농성을 했고, YH무역 사옥 자리에 세워진 녹색병원(노동자의 건강을 위해 설립한 공익형 민간병원)에는 일하다 다치고 병든 노동자들이 계속 찾아온다. 우리는 무사히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을까? --- 「따로 또 같이 ‘우리’를 인쇄하는 사람」 중에서 아유 젊은 여자들이 똑똑하게 얼마나 말을 잘해. 감동 그 자체지. 그때 나는 무슨 역할을 했냐 하면, 바람 부니까 추워서 다들 잠을 제대로 못 자잖아. 그래서 그거 뭐야? 반짝이는 그거 몇 장 얻어다가 사람들 이불 덮어주는 일을 했지. 다 자식 같잖아. 얼마나 예뻐. --- 「잘 봐! 이게 바로 진짜 언니의 싸움이다」 중에서 가부장제는 여자가 꿈꾸는 것을 자꾸 막아섰다. 나중에는 막지 않아도 스스로 한계를 그으며 공장을 걸어 나올 정도로. 물론 이를 떨치고 나가 큰일을 도모하며 이름을 새긴 여자들도 있다. 하지만 모두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래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똑똑하지만 착하고, 당차지만 여린 숙연과 우리들이 그랬듯이. ---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여자의 일생」 중에서 수자는 노동에 대해 배운 적이 없었다. 고용노동부의 이름을 매번 틀리게 말할 만큼 뭐 하는 곳인지도 잘 몰랐다. 하지만 스스로 노동자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 「씩씩하게 자신의 자리를 쓸고 닦는 사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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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살아가는 일 자체가 작은 투쟁
그들이 닦아놓은 길 위에서 나 역시 노동하며 살아왔다
이 책이 과거의 여성 노동운동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 이유는 저자 자신의 질문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방송작가로 오래 일했던 저자 변정정희는 일을 그만둔 뒤에야 자신이 ‘노동자’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글을 써서 ‘작품’을 만든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노동자와 다른 존재처럼 생각했지만, 되돌아보니 자신 역시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밤을 새우고 휴가 없이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그러면서 50년 전 여성 노동자들의 싸움과 지금을 잇는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이 결혼 퇴직에 반대하고, 남녀 임금 차별에 문제를 제기하고, 여성도 계속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요구하며 닦아놓은 길 위에서 지금의 여성들이 일하고 있다. 물론 오늘의 노동은 공장 노동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프리랜서로 계약하고, 창작하는 일을 능동적으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확인하고, 부당함을 견디거나 맞서고, 더 나은 노동의 자리를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고 싶다는 마음은 50년 전과 지금을 가로질러 이어진다. 저자는 이 책을 “노동의 길을 닦아 온 선배 여성 노동자들을 만나는 이야기”인 동시에 “몰랐던 나의 노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노동의 길을 가늠하는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투쟁’은 거창한 구호만을 뜻하지 않는다. 새벽잠을 이기고 일어나 일터로 향하는 것, 지친 몸을 움직이는 것, 타인의 시선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믿는 것, 망설이면서도 가보지 않은 길로 한 걸음 내딛는 것. 일상을 살아가며 노동하는 일 자체가 모두의 작은 투쟁이다. 노동조합 활동을 한 적 없는 자신의 어머니 정수자의 삶까지 책의 마지막에 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평생 가족을 돌보고 봉제공장과 청소 현장을 오가며 일한 어머니의 노동 역시 자신의 삶을 지켜내기 위한 오래된 싸움이었다.
책장을 덮어도, 인생은 길고 투쟁은 계속된다
50년 전의 ‘여공’들은 이제 노년의 여성 노동자가 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삶은 과거형이 아니다. 여전히 일하고, 배우고, 누군가를 돌보고, 때로는 거리로 나가 목소리를 낸다. 저자는 “누군가에게는 옛 여자들의 흘러간 과거이겠지만, 아직 현장 노동자로 일하며 싸우는 나의 영웅들에게는 뚜렷하게 현재 진행 중인 삶”이라고 쓴다. 책장을 덮어도 인생은 길고 투쟁은 계속된다.
르포 작가 은유는 이들의 “일상을 쓸고 닦는 감각, 부당함에 맞서는 기세”가 세월에도 녹슬지 않았다며 “사는 게 막막할 때 나는 ‘운동 좀 해본 할머니들’ 이야기를 펼칠 것”이라고 추천한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작가 원소윤은 “피를 봐봤고 되는 데까지 버텨본 이들의 역사”가 가진 “흉내 낼 수 없는 위엄”이 이 책에 있다고 추천사에 썼다. 『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 중』은 이름 없이 일하고 버티고 싸워 온 여자들에게 보내는 기록이자, 그들이 만들어놓은 길 위에서 오늘도 자기 몫의 일을 해내며 살아가는 지금의 여성 노동자들에게 건네는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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