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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들어가며 Part 1 경제학의 도구 K-pop을 보는 시선 1장: 경제학의 열 가지 원리- 열네 살 연습생의 하루가 말해주는 것 2장: 경제학자처럼 생각하기- 회의실의 화이트보드를 읽는 법 3장: 비교우위와 무역- K-pop은 왜 국경을 넘는가 Part 2 시장의 풍경 가격·정부·세금 4장: 수요와 공급- 포토카드가 5천 원에서 15만 원으로 가는 길 5장: 탄력성과 그 응용- 블랙핑크 콘서트 티켓이 두 배로 올라도 팔리는 이유 6장: 수요 공급과 정부 정책- 정부의 손이 K-pop 시장에 닿을 때 7장: 소비자 잉여와 생산자 잉여- 내가 낸 돈과 회사가 남긴 돈 사이 8장: 조세의 비용- 티켓 30만 원은 어디로 나뉘는가 9장: 국제무역- K-pop 수출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Part 3 산업의 구조 외부효과 · 기업 · 노동 10장: 외부효과- 투어 한 회차는 누구에게 비용을 남기는가 11장: 공공재와 공유 자원- 팬덤은 언제 공유지가 되는가 12장: 생산 비용- 데뷔 전 58억 원은 어디에 쓰이는가 13장: 경쟁시장- 빅4 밖의 기획사는 어떻게 살아남는가 14장: 독점적 경쟁- 음원 플랫폼 3강은 어떻게 다르게 싸우는가 15장: 과점- 빅4는 왜 서로의 다음 수를 기다리는가 16장: 노동 시장과 소득 분배- 히트곡 뒤의 사람들은 얼마를 가져가는가 Part 4 한 팬에서 한 나라까지 소비자와 거시 17장: 소비자 선택 이론- 왜 같은 앨범을 열두 장 사는가 18장: 거시경제- 팬의 결제 버튼은 어떻게 환율과 주가로 번역되는가 부록 A 맨큐의『경제학원론』 ↔ 이 책 매핑 부록 B 용어·인물 색인 부록 C 참고 자료 부록 D 살아 있는 정책 토론 · 팬이 만든 압력의 사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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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이 다루려는 것은 결국 연습생의 하루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하루 안에 어떤 경제학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는지를 본다. 추상적인 곡선이나 모형이 아니라, 연습생의 시간이 만들어내는 숫자가 어떻게 한 산업의 모양을 바꿨는지. 한국에서 이 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30년이 지났고, 그 사이에 산업의 규모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은 1990년대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준으로 커졌다.
---p.26 글로벌 활동을 하는 그룹이 다음 분기 계획을 짤 때, 회사 회의실의 화이트보드에는 매번 거의 같은 질문이 적힌다. 한국 컴백을 언제 할 것인가. 일본 돔 투어를 몇 회 더 돌 것인가. 미국 프로모션 예산을 얼마로 잡을 것인가. 한 줄마다 회사의 다음 분기와 한 팀의 시간을 바꾸는 결정이 걸린다. 이 결정의 자리에서 제일 빈번하게 등장하는 경제학 도구가 트레이드오프와 기회비용이다. ---p.34 수요가 빠르게 느는데 공급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가격은 오른다. 경제학원론 4장의 가장 기본적인 그림 그대로다. 그리고 K-pop 굿즈 시장의 공급은 종종 의도적으로 제한된다. 한정판 포토카드, 홀로그램 카드, 특별 버전 앨범의 발행 수량이 팬덤의 규모에 비해 의도적으로 적게 설정된다. 팬덤이 수천만 명 규모로 자라도 한정판 카드의 발행 수량은 수만 장 단위에 머문다. 미국 〈포브스〉의 K-pop 전담 칼럼니스트들은 포토카드 경제가 한국 K-pop 산업의 가장 독특한 자산 가운데 하나라고 반복적으로 언급해 왔다. ---p.87 회사가 왜 굳이 사중손실을 만드는 구조를 택할까. 답은 경제학의 시각에서도 합리적이다. 한정판의 가치는 그 ‘한정됨’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가격을 더 올리는 대신 수량을 묶는 전략은 한정판의 상징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코어 팬에게 일종의 선물 같은 경험을 만들어 준다. ---p.139 위버스샵에 들어가서 굿즈의 한국 가격과 일본 가격, 미국 가격을 비교해 본 적이 있을까. 똑같은 포토북, 응원봉, 한정판 앨범인데 가격이 다르다. 한국이 가장 싸고, 일본이 그 다음이고, 미국이 가장 비싼 경우가 흔하다. 이 가격 차이의 일부는 5장에서 본 시장별 가격차별에서 기인하지만, 다른 한 연유는 8장의 세제다. ---p.162 소프트 파워는 측정하기 어렵다. 어떤 한 나라가 다른 나라 사람들의 마음속 공간을 얼마만큼 점유하는지를 정확한 숫자로 적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결과는 매우 물질적이다. 어느 나라에 대한 글로벌 인식이 우호적이면, 그 나라 상품이 다른 나라 시장에 들어갈 때의 비용이 줄어든다. 한국에 대한 글로벌 인식이 K-pop 덕분에 한 단계 올라간 결과, K-뷰티, K-푸드, K-드라마, K-패션의 시장 진입 비용이 덩달아 낮아졌다. ---p.179 팬덤이라는 공유 자원의 가장 큰 요건은 무상으로 생산되는 큐레이션이다. ARMY가 한 곡의 발매와 동시에 30개 언어로 가사를 번역하는 것, BLINK가 멤버의 동선을 구글 맵 위에 정리해 다음 도시 팬에게 넘겨 주는 것, ONCE가 한 컴백 일정에 맞춰 멤버별 굿즈 정보 시트를 자율로 만드는 것. 이 노동은 어느 회사의 회계장부에도 잡히지 않지만, 그 결과 회사 매출이 한 분기 위로 올라가는 부분에 닿는다. ---p.220 한국 K-pop 산업의 빅4는 명시적으로 합의하지 않는다. 그런 합의가 있었다면 공정거래법이 즉시 들어왔을 일이다. 그런데도 빅4 회사의 컴백 시점, 투어 일정, 해외 진출 지역이 서로 미묘하게 어긋나는 패턴이 오랜 시간 유지되어 왔다. 명시적 합의 없이도 서로의 움직임을 의식한 선택. 똑같은 게임이 같은 참여자들 사이에서 반복될 때 만들어지는 균형이다. 동네에 오래 사는 네 이웃이 서로 큰 소동을 일으키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과 닮았다. ---p.275 K-pop 산업의 소득 분포는 일반 노동시장보다 불균형한 모양새다. 메가급 IP와 결이합한 소수의 아티스트가 큰 수익을 가져가고, 다수의 데뷔 아티스트는 안정적인 수입에 도달하기까지 긴 시간을 버틴다. 평균값과 중위값의 간격이 큰 산업이라는 점이 이 시장의 핵심이다. ---p.288 같은 앨범을 여러 장 사는 선택은 겉으로는 낭비처럼 보인다. 그러나 팬사인회 응모, 포토카드 교환, 한정판 수집이라는 효용을 함께 보면 전혀 다른 계산이 된다. 한 팬이 똑같은 앨범을 다섯 장, 열 장, 때로는 그 이상으로 사는 행동의 뒤에는 한계효용 체감, 베블런 효과, 앵커링, 매몰비용 오류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p.302 전통 경제학이 가정하는 완벽히 합리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실제 인간이 보이는 일관된 편향과 오류를 연구하는 분야가 행동경제학이다. K-pop 팬덤 행동은 행동경제학의 실험실 같은 곳이 됐다. 네 가지 편향이 K-pop 팬덤의 영역에서 가장 명확하게 보인다. ---p.308 이 차이가 한류의 경제 기여도를 측정할 때 결정적이다. K-pop의 한국 경제 기여를 GDP로만 보면 체감보다 작은 숫자가 나온다. 해외 공연, 해외 스트리밍, 해외 굿즈 매출이 대부분 해외 영토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한국 GDP에는 직접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그 매출이 한국으로 송금되어 한국 회사와 아티스트의 소득이 되면 한국 GNI에는 잡힌다. ---p.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