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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9일 005
5일 전 008 다음 날 026 그다음 날 044 하루 뒤 068 또 하루 뒤 087 마지막 날 126 이튿날 216 작가의 말 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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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2시쯤에 한 여자가 두 여자아이와 함께 종로5가 지하철역에서 내렸다. 여자는 삼십 대 중반쯤으로 보였고, 두 아이 중에서 큰 아이는 중학생으로, 작은 아이는 초등학생으로 보였다. 불룩한 가방을 멘 여자는 꽤 묵직해 보이는 캐리어도 하나 끌고 있었고, 두꺼운 패딩을 입은 두 아이는 각자의 체격에 알맞은 가방을 하나씩 메고 있었다. 어딘가 멀리서 온 것처럼 보였다.
--- p.5 그때 휴대전화에 코를 박은 채 게임을 하던 민기가 고개를 들었다. “서울장여관요? 거긴 유명한 덴데.” “유명해? 뭘로?” 주방장이 물었다. “그 여관은 여관발이가 나오는 곳이거든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용식이 곁눈으로 물었다. “여관발이? 여관발이가 뭐야?” --- p.13 “민지! 민서! 일어나! 일어나! 얼른!” 민지는 눈을 비비면서 일어났는데, 민서는 금방 깨어나지 않았다. 영숙은 민서를 감싸안고 일어섰다. “민지! 얼른 나가!” 외마디 비명이었다. 민지가 시뻘건 불이 타오르고 있는 문을 향해 주저주저하며 다가갔다. 영숙이 민서를 안고 문으로 다가갔다. 그때 불을 머금은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영숙은 두 아이를 품에 안고 방바닥에 엎드렸다. --- p.214 사람 사는 세상에서 사건과 사고는 여러 모양으로 늘 일어나고, 그로 인해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일도 드문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 사건을 접했을 때, ‘세상에, 어쩌다가 그런 일이!’ 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기사의 한 부분이 눈길을 붙들었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세 모녀가 포함돼 있었는데, 어머니는 삼십 대 중반이고, 딸은 중학생과 초등학생이라고 했습니다.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객지에서 저토록 허망하게 목숨을 잃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가 아닌가. 그것도 서울의 중심이라 할 종로에서. 더구나 불에 타서. (...) 뒤늦은 추도사입니다. 누군가는 기억하고 있다는. 또 누군가가 한 번쯤은 떠올려주기를 바라는. --- 「작가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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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에서 성매매 여성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불을 질렀다.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여자아이와 엄마가 불에 타 죽었다. 2018년 1월에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이다. 2018년 1월 20일 새벽 3시였다. 중국집 배달원으로 일하던 50대 중반의 남자가 종로5가에 있는 어느 여관에서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술에 취한 상태였다. 거절당하자 홧김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렀다. 낡은 여관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고, 숙박객 7명이 죽었다. 사망자 가운데는 세 모녀가 있었는데, 그들은 전라남도 장흥에서 ‘서울 구경’을 하기 위해 닷새 전에 집을 나섰다가 하필이면 그 전날에 그 여관에 들었다. 그 여관에서 ‘달방’을 쓰던 장기 투숙객 4명도 목숨을 잃었다. 장흥을 떠난 세 모녀는 종로에 도착하기까지 닷새 동안 어디를 다녔고, 왜 거기에 갔을까. 왜 하필이면 종로5가에 있는 그 낡은 여관에 묵었을까. 불을 지른 남자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리고 사망한 다른 투숙객들은 어떤 일을 하던 사람들이었고, 무슨 사연이 있어 그 여관에서 ‘달방’을 살고 있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