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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한국 사회 불평등의 공간적 지형
1부 공간 격차의 구조와 작동 1장 지역 간 격차의 이론적 재구성과 분석 틀 1. 공간 분업론: 생산의 공간 조직과 권력의 지리 2. 공간 분업의 한 유형으로서 분공장 경제론 3. 주류 이론에서 바라본 1980년대 이후 지역 간 격차의 주요 요인 4. 지역 간 격차의 발생 구조와 분석 틀 2장 지역소득의 흐름과 공간적 분배 구조 1. 지역 간 소득격차를 다시 묻다 2. 소득의 공간적 이동과 격차의 형성 3. 지역 간 위험 공유: 격차 충격의 분산과 지역 구조 3장 공간분업과 일자리 위계: 분공장 경제의 작동과 균열 1. 소득을 넘어, 격차의 원천으로 2. 세계경제와 지역경제의 구조적 연동과 성장의 공간적 재편 3. 1인당 지역총소득 격차의 요인 분해 4. 수도권 집중의 구조: 선별적 인구이동과 순재정편익 5. 일자리 위계의 공간적 재편 4장 평균의 수렴과 구조의 지속: 수도권-비수도권 간 소득격차의 세대·연령 분석 1. 문제 제기: 세대 논쟁을 넘어 본 소득불평등 2. 세대·생애·시대(APC) 효과와 소득격차 3. 수도권과 비수도권 소득격차를 어떻게 볼 것인가: APC 접근 4. 분석 결과 2부 자산과 공간 격차의 재편 5장 소득과 자산 불평등의 구조: 수도권과 비수도권 가구 1. 문제 제기: 소득과 자산 불평등을 함께 보는 이유 2. 가구소득과 자산 불평등의 구조 3. 소득과 자산 불평등의 구성 4. 소득과 자산의 연관구조 6장 아파트 가격 급등의 원인과 그 파장: 문재인 정부 시기의 주택시장 1. 문제 제기 2. 문재인 정부 시기 아파트 가격 상승 3. 아파트 가격 상승의 원인과 확산 4. 아파트 가격 급등의 경제적 영향 7장 자산시장 네트워크와 ‘강남 효과’ 1. 문제 제기: 자산시장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2. 자산시장 네트워크의 구조 3. 서울 아파트시장과 ‘강남 효과’ 4. 강남 아파트와 금융자산의 연결 구조 5. 자산시장의 충격 전이 구조와 ‘강남 효과’의 재해석 3부 공간 불균형 구조와 재편 전략 8장 자산기반 경제와 공간 불균형의 정치경제: 주택, 권력, 그리고 장소 기반 정책 1. 자산, 공간, 그리고 불평등의 시대 2. 자산기반 경제와 이차 착취, 그리고 임차 세대의 등장 3. 주택자산 가격 상승 구조와 공간 불균형 4. 주택자산의 정치경제와 공간적 의미 5. 자산과 정치: 공간화된 이해관계와 정치적 재편 6. 공간 불균형과 정책의 딜레마: 자산과 공간의 구조적 제약 7. 장소 기반 정책의 가능성과 한계 8. 자산과 공간, 그리고 정책의 재구성 9장 공간적 재균형을 위한 새로운 지역 발전 모델 1. 지역문제의 재구성과 새로운 발전 모형의 필요성 2. 지리적 이동성과 지역 간 균형의 역설 3. 지역발전의 트릴레마: 이동성, 분권, 균형의 긴장 4.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의 구상 5. 지역발전 전략의 재구성과 정책적 함의 맺음말: 불균형을 읽는 또 하나의 시선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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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같은 일을 하고 같은 월급을 받아도,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부 와 미래가 갈리는가. 한국 사회에서 이 질문은 점점 더 절실해지고 있다. 수도권은 과밀과 집중의 부담을 안고, 비수도권은 인구 감소 와 산업 쇠퇴라는 이중 압력에 놓여 있다. 어떤 곳은 비어가고, 어떤 곳은 넘쳐난다. 그런데 정작 소득 통계를 들여다보면 지역 간 격차는 우려만큼 커 보이지 않는다. 피부로 느끼는 격차와 숫자로 잡히는 격차 사이의 이 어긋남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이 책은 그 어긋남이 어디서 생기는지를 따라간다. 핵심 질문은 ‘어디가 뒤처졌는가’가 아니라 ‘권력과 기회, 자본과 산업이 어떻게 공간적으로 배치되어 있는가’이다. 지역 간 격차는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생산과 의사결정의 기능이 공간적으로 분리되고 위계화되는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다. 이러한 시각은 1980년대 영국 비판 지리학, 특히 도린 매시(Doreen Massey)가 강조한 ‘생산의 재편과 권력의 지리’에서 출발한다. 물론 지역을 비추는 시선은 하나가 아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뿐 아니라 경부축(영남)과 비경부축(호남), 도시와 농촌, 대도시와 중소 도시라는 축이 저마다 다른 현실을 드러낸다. 소득으로 보면 완만한 격차가 자산으로 보면 가파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책이 수도권-비수도권 구도를 중심에 두는 것은, 이 축이 권력, 자원, 인구, 산업, 기회가 가장 응축적으로 재편되는 지점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완결된 정답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서 포착한 하나의 ‘스냅샷’이자 하나의 시각이다. --- 「서문: 한국 사회 불평등의 공간적 지형」 중에서 비수도권의 한 산업도시에서 대학을 마친 청년은 종종 두 갈래 길 앞에 선다. 전공과 학력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거나, 고향에 남아 눈높이를 낮춘 일자리를 받아들이거나다. 양질의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리면서, 비수도권에는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난다. 하나는 청년, 특히 청년 여성의 상경이 빨라지는 인구 유출이고, 다른 하나는 비수도권에서 더 높게 나타나는 하향취업이다. 둘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자라난 두 갈래의 결과다. 이 장은 비수도권의 일자리가 왜, 어떻게 질적으로 무너지고 있는지를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과 분공장 경제의 균열 속에서 추적한다. 3장은 그 질문을 하나의 소득수준이 아니라 격차의 원천에서 다시 묻는다. 핵심은 일자리 분포이며, 더 정확히는 일자리의 질과 업무의 공간적 배치다. 같은 생산이 이루어지더라도 어디에 기획·연구· 관리·금융·전문서비스 같은 고부가가치 업무가 자리 잡는가에 따라 기회와 경로는 달라진다.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경제와의 연계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특정한 공간적 분업 구조를 형성하고, 그 과정에서 생산은 전국으로 확산되지만, 고부가가치 업무는 대체로 수도권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즉, 수도권이 의사결정과 전략 수립이 이루어지는 ‘구상 공간’으로, 비수도권이 제조와 생산이 중심이 되는 ‘실행 공간’으로 구획되는, 이른바 ‘분공장 경제’의 형성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구조에서는 고용 총량이 전국적으로 분산될 수 있다. 그러나 직무 위계, 임금 수준, 경력 축적 가능성, 네트워크와 정보 접근성 같은 질적 요소는 공간적으로 분리된다. 동일 산업 내부에서도 본사 기능과 연구개발은 수도권에, 생산 공정은 비수도권에 배치되면서 기능적 위계가 고착된다. 그 결과 지역 간 격차는 단순한 소득 차이를 넘어 기회 구조와 미래 경로의 차이로 전환된다. 청년층과 고학력층 이동은 이 차이가 개인의 선택과 기대 속에서 어떻게 번역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가 된다. --- 「3장 공간분업과 일자리 위계」 중에서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하고 같은 월급을 받는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수도권에, 다른 한 사람은 비수도권에 산다. 10년 뒤 두 사람의 월급 통장은 비슷할지 몰라도, 보유한 집과 자산의 가치는 전혀 다른 궤도에 올라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오늘날 불평등을 가르는 것은 더 이상 매달 들어오는 소득만이 아니다. 그 소득이 자산으로 전환되는 정도가 사는 곳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장은 소득과 자산을 분리된 차원이 아니라 결합된 구조로 함께 들여다본다. 앞선 장이 지역 간 총계소득과 일자리 구조에 초점을 두었다면, 여기서는 가구 단위 자료를 바탕으로 자산 구조까지 포함한 입체적인 불평등 양상을 탐색한다. 특히 소득과 자산을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상호 연관된 구조로 이해한다는 점에 분석의 초점을 둔다. 소득은 일정 기간의 흐름을 반영하는 지표이지만, 자산은 장기적 축적과 소유 구조를 반영한다. 따라서 지역 간 격차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득분포뿐 아니라 자산 축적의 공간적 편중과 그 상호작용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장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2012~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이용해 소득과 자산 불평등 추이를 살펴보고, 이를 추동하는 집단 구조를 분석한다. 나아가 소득과 자산 불평등의 요인분해를 통해 이들 불평등이 어떤 소득원천과 자산 구성 요소에서 비롯되는지를 검토한다. 이를 통해 지역별 가구 간 불평등 구조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또한, 소득과 자산을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변량 지니계수와 결합분포 분석을 통해 두 자원이 어떻게 함께 작동하는지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자산 분포상의 위치가 소득분포 지위와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를 추정함으로써, 소득과 자산 간 상호 강화 또는 분리 현상의 여부를 검토한다. 이는 단일 지표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종합적 불평등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시도이다. ---「5장 소득과 자산 불평등의 구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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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어떻게 격차를 만드는가
1부 〈공간 격차의 구조와 작동〉은 한국 사회의 공간적 위계가 형성되는 구조를 추적한다. 저자는 지역 간 격차를 소득 차이나 산업 규모의 차이로 보지 않고, 경제활동이 공간적으로 조직되는 방식 자체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핵심 개념은 영국 지리학자 도린 매시(Doreen Massey)의 ‘공간 분업론’을 한국 경제에 적용한 ‘분공장 경제(branch plant economy)’이다. 수도권은 기획·연구개발·본사 기능을 담당하고, 비수도권은 생산과 실행을 담당하는 구조 속에서 부가가치와 의사결정 권한은 수도권으로 집중된다. 울산을 비롯한 비수도권 산업지역의 생산 성과는 영업잉여와 재산소득의 형태로 수도권에 귀속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저자는 지난 20여 년 동안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전된 누적 생산소득이 약 2,020조 원에 이르며, 수도권이 재산소득의 약 70%, 법인 영업잉여의 약 65%를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를 통해 이러한 공간적 불균형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과 첨단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변화는 이러한 공간 분업 구조를 심화시키고 있다. 제조업 쇠퇴와 청년층의 수도권 이동은 지역 불균형을 구조적 위기로 전환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공간적 위계는 세대 간 불평등과도 교차하며 개인의 생애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불평등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소득을 넘어 자산과 금융으로 확장되는 공간적 권력 구조 2부 〈자산과 공간 격차의 재편〉은 공간적 격차가 소득을 넘어 자산과 금융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불평등은 더 이상 노동소득만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소득이 자산으로 전환되는 경로 자체가 공간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산 불평등 구조가 실제 경제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수도권 아파트 급등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급등은 자산시장 진입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지리적 장벽’을 형성하며, 계층 이동의 가능성을 제한한다. 수도권 주택시장은 주거 공간을 넘어 자산 축적의 핵심 장치이자 거시경제의 금융 시스템과 결합된 구조로 이해된다. 이미 자산을 보유한 계층은 공간적 자산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부를 더욱 빠르게 축적하면서 자산 불평등은 심화된다. 나아가 강남 아파트는 주식·채권·외환·가상자산 등과 연결되는 ‘준금융자산’으로 기능한다. 부동산은 개별 시장의 문제를 넘어 자금 흐름과 금융 시스템, 그리고 자산 불평등을 동시에 규정하는 거시경제적 구조의 핵심 축이 되었다. 공간은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 3부 〈공간 불균형 구조와 재편 전략〉은 자산 중심의 공간 구조가 경제를 넘어 사회와 정치의 작동 방식까지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살펴본다. 자산과 공간이 결합하면서 불평등은 권력과 기회의 편중으로 이어진다. 금융화된 주택시장은 임대료와 대출이자를 통해 근로소득을 지속적으로 흡수하며, 청년층은 자산을 축적하기보다 부채를 감당하거나 임대주택에 머무르는 ‘임차 세대’로 고착된다. 저자는 이러한 구조가 사회통합과 민주주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자본과 기회의 수도권 집중은 지역 간 박탈감을 심화시키고, 기존의 사람 중심 지역정책이나 단순한 지방분권만으로는 이러한 구조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행정구역 중심의 분산 정책을 넘어 실제 산업과 통근권을 고려한 초광역 경제권 구축과 장소 기반 정책(place-based policy), 그리고 권역 간 기능을 분담하는 협력적 분권화를 제안한다. AI 시대에는 개별 지역에 자원을 분산하는 방식보다 초광역권 단위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공간적 빅 푸시(Big Push)’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지역 문제를 지방의 문제로, 부동산 문제를 시장의 문제로, 불평등을 소득의 문제로 나누어 접근해 왔다. 그러나 『불평등의 지리』는 이 모든 현상이 ‘공간’이라는 하나의 구조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공간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지역을 넘어 기회와 자본, 권력과 미래를 배분하는 사회경제적 질서이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떤 공간 구조 위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불평등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때,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