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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코로나19 현장, 나는 그곳에 있었다
1 기록되지 않은 현장 · 기억되지 않은 이름들 16 · 이름보다 역할이 먼저였던 사람들 18 · 우리는 누구였는가 20 2 처음 마주한 위기 · TV 속 이야기인 줄 알았다 24 · ‘우한 폐렴’이라는 이름의 공포 27 · 아무도 준비되지 않았던 시작 30 · 현실로 들어온 위기 33 · 매뉴얼보다 빨랐던 현장 36 · 부족했던 것들 38 보호구 부족과 재사용 40 / 소독약품 부족 42 / 소독장비 부족 45 / 가장 부족했던 것은 사람 48 · 업무 환경의 변화 51 · 언론에 비친 코로나19 현장 53 3 무지 속의 대응 ·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했다 57 · 혼란 속에서 만들어진 현장 대응 61 · 광고보다 중요한 것 63 4 현장으로 들어가다 · 일상이 멈추다 66 · 첫 번째 코로나19 소독 현장 68 · 처음 마주한 감염병 현장 70 · 현장에서 알게 된 소독의 의미 75 · 위기 속에서 드러난 현장의 빈틈 78 5 보호구, 몸을 가두다 · 처음 입은 전신 보호복 83 · 숨 막히는 공간, 흐려지는 시야 86 6 생활치료센터, 또 하나의 현장 · 생활치료센터의 시작 91 · 생활치료센터의 구조 95 · 숙소와 업무공간, 그리고 작은 컨테이너 99 · 함께 움직인 사람들 103 · 현장이 일상이 되다 108 · 가장 안쪽에서 현장을 지키다 114 · 소독 업무, 보이지 않는 위험을 관리하다 118 · 보이지 않는 위험을 옮기다 126 · 비워진 방을 다시 채우다 134 · 업무의 경계가 만들어지다 137 · 계절이 남긴 기억 140 · 성탄절, 그리고 추석과 설 명절 144 7 생활치료센터 안의 현실 · 응급차가 일상이 된 풍경 149 · 다양한 입소자들 153 가족과 함께 들어온 작은 일상들 155 / 경기도에서 이송된 입소자들 159 / 외국인 입소자, 언어와 소통의 벽 167 / 교정시설에서 온 입소자 174 / 돌아갈 곳이 없는 퇴소 179 / 하루 차이의 퇴소 185 · 규정과 현실 사이 188 새벽 1시의 화재 경보 190 / 담배를 피우러 나온 입소자 193 / 기상천외한 담배 반입 196 / 폐기물 통에서 나온 소주병 199 / 객실 밖으로 나온 사람들 202 / 열리지 말아야 했던 창문 204 · 격리 생활 속 작은 사건들 207 아이들이 뛰던 밤 209 / 생활치료센터로 온 택배들 211 / 상자에 담긴 마음들 214 / 배송이 많았던 입소자 217 / 잘못 전달된 과일 219 / 배달 앱으로 주문한 일상 222 / 펜스 너머의 가족들 225 · 현장이 만든 또 다른 역할 229 입소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다 231 / 누군가는 해야 할 일 234 / 멈춰야 했던 발걸음 236 / 시간이 남긴 흔적 240 8 생활치료센터에 함께했던 직원들 이야기 · 생활치료센터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245 끝없이 이어지던 응급차 행렬 245 / 유난히 오래 있었던 가족 247 /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입소자 249 / 잊히지 않는 사람들 250 · 가장 힘들었던 것은? 252 여름에는 방호복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252 / 폐기물, 방마다 정말 달랐습니다 255 / 폐기물통이 알려주던 신호 256 /코로나 걸릴까 봐 정말 걱정됐습니다 258 / · 생활치료센터 근무를 통해 얻은 것은? 260 다들 우리에게 물어봤다 260 · 기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262 가족 찾겠다고 복도를 돌아다닌 사람 262 / 펜스 하나 사이였는데 264 / 우리들의 반려동물 265 9 코로나19가 남긴 것들 · 코로나19 현장에서 드러난 소독업체의 중요성 270 · 감염병이 바꾼 소독의 개념 275 · 기록되지 않은 현장의 사람들 278 · 코로나19가 남긴 교훈 281 에필로그 다시 일상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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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고록은 그 시간을 다시 꺼내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거창한 영웅담을 남기려는 것이 아니다. 이름 없이 지나간 사람들, 기록의 중심에는 서지 않았지만 자신의 자리를 끝까지 지켜 낸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보냈던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하루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 p.18 사람들을 가장 불안하게 만든 것은 감염병 자체보다 '아직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 p.27 우리는 완성된 매뉴얼을 가지고 현장에 들어간 것이 아니었다. 그날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최신의 지침을 바탕으로 작업을 시작했고, 새로운 내용이 발표되면 다시 확인하고 또 수정해야 했다. 어제 적용했던 방법이 며칠 뒤 달라지는 일도 흔했다. --- p.37 코로나19 초기 현장에서 가장 부족했던 것은 결국 사람이었다. 보호구와 소독약, 장비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을 갖추고 감염 위험이 있는 현장으로 들어갈 사람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감염병 대응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었고, 현장을 지킬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 p.49 가장 힘들었던 것은 호흡이었다. KF94 호흡보호구 위로 후드를 덮고 고글까지 착용하면 얼굴 주변은 거의 밀폐된 상태가 되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금세 가빠졌고, 초미립자살포기를 메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면 거친 숨소리가 마스크 안에서 그대로 울렸다. 답답하다고 마스크를 잠시 내릴 수도 없었다. 그 불편함을 견디는 것 역시 작업의 일부였다. --- p.87 병원이 아닌 별도 시설에서 경증 환자를 의료진의 관리 아래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은 이후 해외에서도 주목한 감염병 대응 모델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 p.94 오전에는 격리기간을 마친 입소자들이 퇴소했고, 오후에는 새로운 입소자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우리 소독팀의 하루도 그 일정에 맞춰 시작되었다. 아침이면 가장 먼저 격리동 복도와 공용공간을 소독하고 감염성 의료폐기물을 수거·운반했다. 퇴소자들이 이동한 동선도 빠짐없이 소독했다. --- p.104 "좋아하는 반찬 좀 해왔는데 안 될까요?" "죄송합니다. 조리된 음식은 반입이 어렵습니다." "며칠째 제대로 못 먹었다는데… 이번만 안 될까요?" "죄송합니다. 저희도 마음은 이해하지만 규정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는 미안한 마음으로 규정을 설명하며 다시 가져가시도록 부탁해야 했다. 발걸음을 돌리는 가족들의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 한편이 무거워졌다. --- p.215 우리 역시 소독과 감염성 의료폐기물 처리라는 본래의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필요하면 보호복을 착용하고 격리동 안으로 들어가 현장을 먼저 확인했다.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역할은 아니었지만, 생활치료센터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현장의 필요에 따라 서로의 빈자리를 메우는 일도 어느새 우리가 함께 맡아야 할 역할의 하나가 되어 있었다. --- p.236 컨테이너로 돌아와 잠깐 쉬고 있으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가까워도 괜찮은 건가?" "혹시 나도 감염되는 건 아닐까?" 그런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 직원이 있었고, 얇은 보호복을 계속 입고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다들 조심했고 작은 일에도 예민했습니다. --- p.259 재난은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눈에 잘 드러나는 사람도 있었고, 이름 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킨 사람도 있었다. 서로 다른 역할이 하나로 이어졌기에 우리는 그 어려운 시간을 함께 버틸 수 있었다. --- p.269 소독업은 단순히 요청을 받아 약제를 살포하는 서비스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감염관리 지식과 현장 대응 능력을 갖추고, 의료·행정·시설관리 부문과 협력할 수 있는 공중보건의 현장 인력으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 p.274 공식 기록은 제도와 정책, 운영 결과를 남긴다. 하지만 그 기록만으로는 현장의 온기를 모두 담아낼 수 없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켰는지, 서로를 어떻게 도우며 하루를 버텨 냈는지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기억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 --- p.2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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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사람들의 시간을 기록하다
『코로나19 현장, 나는 그곳에 있었다』는 코로나19를 기억하기 위한 책이면서, 그 시간을 함께 지켜낸 평범한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한 따뜻한 기록이다.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서로의 거리를 두었으며, 확진자가 다녀간 곳에는 ‘소독’이라는 낯설지 않은 단어가 따라붙었다. 우리가 기억하는 코로나19의 기록에는 정책과 통계, 의료진과 방역 당국의 이야기가 주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그 거대한 재난의 한가운데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디에 남아 있을까? 저자는 그 질문에서 이 책을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부터 소독업체를 운영해 온 저자는 누구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감염병 현장을 마주했다. 확진자가 다녀간 건물로 들어갔고, 보호복을 입고 학교와 관공서, 병원과 공동주택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생활치료센터에 파견되어 소독과 감염성 의료폐기물 관리, 객실 정비를 맡으며 코로나19 환자들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했다. 특별한 영웅이 되기 위해 그곳에 간 것은 아니었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야 했기에 현장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이 책의 가장 큰 힘은 오히려 ‘특별하지 않음’에 있다. 저자는 자신을 영웅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두려웠던 순간은 두려웠다고 말하고, 힘들었던 날은 힘들었다고 말한다. 보호복 안에서 땀을 흘리고, 감염을 걱정하며 가족을 떠올리고, 부족한 장비와 예기치 못한 상황 앞에서 당황했던 순간도 솔직하게 기록한다. 그런데 바로 그 담담함 때문에 이야기는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생활치료센터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가족과 함께 입소한 사람들, 다른 지역에서 이송되어 온 사람들, 언어의 벽 앞에 선 외국인 입소자, 교정시설에서 온 사람들, 돌아갈 곳을 찾지 못했던 사람들까지.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웃음이 나고, 때로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연들이 이어진다. 거대한 감염병 재난 속에서도 사람들은 밥을 먹고, 물건을 주문하고, 가족을 걱정하고, 때로는 웃었다. 저자는 바로 그 ‘사람들의 일상’을 놓치지 않는다.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독자는 생활치료센터의 긴 복도를 함께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에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있다. 저자는 자신과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기억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보낸다. 이름조차 기록되지 않았던 사람들이 사실은 그 시대를 지탱했던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운다. 코로나19는 이제 조금씩 기억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사라질 뻔한 시간을 붙잡아 둔 기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