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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품 소개 입센과 작품의 시대 등장인물 본문 ? 제1막 _ 스토크만 박사의 거실 ? 제2막 _ 같은 거실, 이튿날 아침 ? 제3막 _ 《민중의 전령》 편집실 ? 제4막 _ 호르스테르 선장의 집, 시민 대회 ? 제5막 _ 스토크만 박사의 서재 작품 해설 오늘날의 《민중의 적》 생각해 볼 질문 10가지 헨리크 입센 연보 번역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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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그가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를 응원할 수 없다 《민중의 적》은 우리가 기대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진실을 발견한 사람과 그것을 덮으려는 권력. 이 익숙한 구도는 3막에서 무너진다. 스토크만 박사를 배신하는 것은 시장인 형만이 아니다. 그를 "민중의 벗"이라 부르던 진보 신문이, 뒤를 받치겠다던 소상인 조직이 차례로 떠난다. 입센이 진짜로 겨눈 대상은 보수 관료가 아니라, 자기 이익을 이상의 언어로 포장하는 쪽이었다.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4막이다. 발언을 제지당한 스토크만은 즉흥 연설로 폭주하며 인간을 잡종견과 순종견에 빗댄다. "다수에게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의는 없습니다." 그는 옳다. 그리고 바로 그 입으로 20세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우리가 아는 언어를 쓴다. 입센은 관객에게 편안한 자리를 주지 않는다. 그를 지지하려면 그의 오만까지 삼켜야 하고, 그를 거부하면 오염된 물을 마시는 쪽에 서게 된다. 이 작품이 놀랍도록 현대적인 지점은 다른 데 있다. 5막에서 유리장이도, 집주인도, 학교장도, 선주도 같은 말을 반복한다. "달리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무도 스토크만을 미워하지 않는다. 각자는 남의 눈치를 볼 뿐이다. 여론은 실체 없이도 작동하고, 각자가 상상한 '남들의 생각'이 실제 여론이 된다. 입센은 사회심리학이 이 현상에 이름을 붙이기 훨씬 전에 그것을 무대에 올렸다.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정작 조용한 곳에 있다. 마지막 막에서 그는 아내와 자식의 유산 전부가 걸린 제안을 거절한다. 침묵하기만 하면 되는데도 커다랗게 '노' 세 개를 써 보낸다. 4막이 그의 최악이라면 이 장면은 그의 최선이다. 두 장면을 함께 보아야 이 인물이 온전해진다. 마지막 대사는 오랫동안 영웅적 선언으로 인용되어 왔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그 말을 듣는 사람은 가족뿐이고, 아내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승리가 아니라 사랑이 남는다. 이 작품이 140년 동안 무대에서 내려온 적이 없는 이유는, 답을 주지 않고 질문만 남기기 때문일 것이다. 다수가 틀렸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다수가 틀렸다고 확신하는 사람은,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확신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