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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사회를 닮는다
정신건강을 인구집단으로 읽는 새로운 시선
정선재
서울의학서적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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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 정신건강, 이제는 집단의 문제다.

1부 ‘나의 마음’에서 ‘우리의 마음’으로
1장 · 개인 중심 치료 패러다임의 성취와 한계
개인중심치료는 어디서 왔을까?
개인중심치료의 성과와 한계

2장 ·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 - 개인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
개인적 요인 - 유전, 기질, 트라우마
사회적 요인 - 구조가 만드는 불안과 고통

3장 · 마음을 지키는 힘 - 보호요인과 회복의 조건
회복탄력성, 마음의 근력
정신건강을 지키는 사회적 요인
개인과 사회가 함께 보호요인을 늘리자

4장 · 정신질환의 예방은 사회구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예방의 역설 - 모두를 조금씩 지키는 것이 모두를 가장 잘 지키는 방법
정신건강 예방에는 ‘단계’가 있다
보편적 예방(1차 예방)이 왜 중요할까? 104
예방 단계의 적용 - 자살 113
자살 유족의 정신건강 문제와 예방 전략
예방 단계의 적용 - 치매 127
나가며 - 정신건강 문제의 예방 단계 도입 134

2부 정신역학 - 숫자로 마음을 읽는 과학
1장 · 정신역학이란 무엇인가
관찰연구
실험연구
근거 피라미드 - 무엇을 더 믿어야 할까?
정신역학과 사회역학이 만나는 지점

2장 · 누가 아픈가 - 유병률, 발생률, 질병부담
유병률과 발생률 - 문제의 규모와 확산 속도
정신질환의 발생률 - 언제, 누구에서 새로 생기는가?
질병부담 - 정신질환이 개인과 사회에 남기는 상처
나라마다 다른 수치를 어떻게 볼 것인가?
공중보건과 사회를 위한 지표 개선 노력
숨겨진 현실 - 북한 주민의 정신질환 유병률

3장 · 정신질환의 사회적 낙인 - 통계로 드러나는 구조
인도
중국
일본
낙인을 지우고 회복으로 - 인구정신건강의 과제

4장 · 우리 사회의 흔한 문제 - 자살, 자해, 중독
노년층 자살 - 빈곤의 다른 얼굴
자해하는 청소년과 청년들 - “마음이 아파서 몸을 다치게 했어요”
중독 - 끊을 수 없는 것과의 싸움
자살, 자해, 중독을 넘어서는 길

3부 시간, 장소, 계층
1장 · 아동기 - 정신건강의 출발점

2장 · 학교와 청소년 - 마음이 흔들리는 시기
청소년 정신건강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
마음을 키우는 배움 - 학교 기반 사회정서학습(SEL)

3장 · 일하는 세대의 정신건강 - 번아웃과 소진의 정신역학

4장 · 장수사회의 위험 - 노년의 고립과 치매

5장 · 도시, 교외, 농촌 - 환경에 따른 정신건강 격차
도시생활과 정신건강
교외 생활의 특성 - 통근과 공동체
농촌생활의 특성 - 공동체와 낙인
지역별 의료 인프라와 사회적 지원 격차
사회적 자본과 공동체의 영향
도시와 농촌의 변화 추세
서로의 환경을 이해하는 마음

6장 · 여성, 성소수자, 난민 - 취약 집단의 정신건강
여성의 정신건강
직장 내 성별 다양성은 남성에게도 도움이 된다
전 세계적 도전 - 성소수자의 정신건강
낯선 땅에서의 상처와 회복 - 난민의 정신건강
소수자의 마음에 응답하는 사회

4부 시스템으로 마음을 지키다
1장 · 환경이 약이다 - 정신건강 친화도시와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

2장 · 정신건강 리터러시와 시민 참여

3장 · 공동체 회복탄력성 - 개인이 아닌 사회를 회복하다

에필로그 - 다음 세대를 위한 마음의 사회 설계도
저자 후기 - 마음을 읽기 위해, 사회를 함께 바라보다
찾아보기

저자 소개 1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부교수이며 예방의학 전문의이자 정신역학자이다. 정신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을 중심으로, 사회와 정책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현재 다양한 국가 연구를 수행하면서 빅데이터와 코호트 연구를 통해 정신질환과 자살을 예측하고 예방하기 위한 근거를 만들고 있다. 또한 연구 결과가 실제 국가 정신건강 및 자살 예방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120편이 넘는 국제학술논문을 발표했으며, 국내 최초의 정신역학 교과서 『정신 역학의 기초: 방법과 활용』을 집필하였다. 또한 『사회역학』(제2판), 『역학연구와 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부교수이며 예방의학 전문의이자 정신역학자이다. 정신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을 중심으로, 사회와 정책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현재 다양한 국가 연구를 수행하면서 빅데이터와 코호트 연구를 통해 정신질환과 자살을 예측하고 예방하기 위한 근거를 만들고 있다. 또한 연구 결과가 실제 국가 정신건강 및 자살 예방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120편이 넘는 국제학술논문을 발표했으며, 국내 최초의 정신역학 교과서 『정신 역학의 기초: 방법과 활용』을 집필하였다. 또한 『사회역학』(제2판), 『역학연구와 임상시험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우리말로 옮겼다. 국제레질리언스학회 젊은 연구자상, 한국역학회 젊은 역학자상, 한국여자의사회 한미 젊은 의학자 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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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125*225*18mm
ISBN13
9791124665039

책 속으로

시야를 개인에서 사회로 넓히면 새로운 해결책이 보인다. 개인의 마음속 어둠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주변을 둘러싼 사회의 그림자를 함께 살펴야 한다. 이 책은 이런 관점에서 씌었다. 정신건강을 개인 문제에서 사회 문제로 확장해 바라보면 무엇이 달라질까? 아픔을 미리 막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혼자 견디지 않아도 되는 따뜻한 공동체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관점의 변화를 이끌어낼 다양한 현상을 제시하고 짚어보려고 한다. 다만 개론서로서 여러 가지 제한이 있기에 대안을 더 깊게 다루지 못했다. 이 부분은 별도의 책으로 정리할 것이다.
모두가 마음의 어둠 없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막연한 꿈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시야를 바꾸면 길이 보인다. 모두 함께 방법을 찾는다면 변화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정신건강 문제를 계속 개인에게만 맡겨둘 것인지,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해결책을 찾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 p.9

사회 전체의 소득이 높아도 소득 격차가 크면 정신건강에 해롭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 간의 차이가 큰 사회일수록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더 흔하다는 사실은 연구를 통해 거듭 입증되었다. 여러 국가를 비교해보면 소득 격차와 정신질환 유병률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드러난다. 세계보건기구가 수행한 세계정신건강조사(World Mental Health Survey, 2006)에 따르면 미국은 상위 20% 부유층과 하위 20% 저소득층의 소득 격차가 유독 컸으며, 성인 인구의 1년 내 정신질환 유병률도 26.3%로 매우 높았다. 반면 소득 격차가 비교적 적은 일본은 정신질환 1년 유병률이 8~9%에 불과했다.
--- p.46

자살 예방의 기본은 모든 사람에게 자살 예방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다. 우울감이나 자살 생각을 느낄 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 친구의 위험 신호를 발견했을 때 어른에게 알리는 방법 등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 초중고에서 시행하는 사회정서학습(SEL), 대학의 생명존중교육, 모든 학생에게 제공되는 생애주기별 자살 예방 교육이 여기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2024년부터 학생 및 직장인 등 국민 1,600만 명을 대상으로 자살 예방 교육을 의무화했다. 또한 정신건강 문해력(mental health literacy)을 증진하기 위해 초중고 정규 교육 과정에 ‘마음건강’ 단원을 넣고 정신건강복지센터와 보건소에서 상담 서비스 정보를 제공한다. 이런 노력은 장기적으로 자살 위험을 낮추는 기반이 된다.
자살 예방 효과가 입증된 방법 중 하나는 치명적 수단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것이다. 2011년 맹독성 제초제인 패라쾃의 판매를 전면 금지하자 농촌 지역의 음독 자살률이 크게 감소했다. 도시에서는 한강 다리 난간을 높이고, 번개탄 판매 시 환기 등 안전 수칙을 안내하는 조치를 취했다. 국제적으로도 총기 규제가 엄격한 국가는 총기 자살률이 낮으며, 특정 처방약 다량 구입 제한, 지하철 스크린도어 설치 등 다양한 환경적 예방 조치를 시행한다.
자살을 보편적 개입으로 차단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사회적 전염성(social contagion)이 있다는 점이다. 미디어에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보편적 예방, 즉 전체 인구 대상 1차 예방의 한 축이다.
--- p.113

직장인의 정신건강은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 사무직은 비교적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지만, 경쟁적인 기업문화, 성과주의, 수많은 회의, 조직구조 변화, 끊임없는 야근으로 인한 번아웃 위험이 크다. 실제로 사무직 10명 중 7명이 지난 1년간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업무량도 많지만 지시만 있고 자율성이 낮은 문화, 상시 평가와 순위 매김, 정보 과부하, 퇴근 후나 주말에 연락하는 문화, 상사와의 긴장, 경쟁, 자기 일을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번아웃이 생긴다.
교사나 공무원은 직장이 안정적이라 이런 위험이 낮을까? 이들 역시 상당한 정신적 문제를 겪는다. 최근 교사들의 자살 사례가 사회적으로 주목받는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가 연평균 20명 이상이다. 교사들은 수업, 생활 지도, 행정 및 공문 처리 등 삼중 부담을 지며, 학부모와 행정기관 사이에서 상충되는 요구를 조율해야 하는 대면 업무를 담당한다. 메신저나 전화로 항상 대기해야 하는 압박, 결정권한 대비 높은 책임의 부담 또한 적지 않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는 수업 부담 외에도 과도한 민원과 고립감에 시달린다. 2023년 정부는 교사들을 위한 무료 상담 치료 지원 등 긴급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교사 외에도 경찰, 소방관 등 특수직 공무원은 트라우마 사건을 목격하는 일이 잦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위험이 높다. 민원이나 피해자 사이의 감정노동으로 인해 우울 위험이 높고, 수면장애나 음주 등 물질 사용에 취약하다. 일반 행정직 공무원도 조직 경직성이나 민원 스트레스로 정신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일이 많아, 인사 혁신처는 ‘공무원 마음건강센터’를 설치해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 p.266

녹색 환경의 정신건강 효과는 우울이나 불안뿐 아니라 두뇌 발달과 인지기능에서도 드러났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초등학생 2,500여명을 대상으로 1년간 인지능력 변화를 학교 녹지 수준과 비교했다. 학교 안팎에 녹지가 많은 어린이는 작업기억 등 인지능력이 또래보다 더 향상되고 부주의한 경향은 더 낮았다. 학교 주변의 녹지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단기기억이 약 5% 개선되고, 복잡한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고차원적 작업기억은 6% 향상되었으며 부주의함은 유의하게 감소했다. 추적기간 전체로 볼 때, 어린이들의 작업기억 능력은 평균 23% 향상되었다(Dadvand, 2015). 결코 작은 효과가 아니다.
흥미로운 점은 녹지 효과 중 교통 오염물질 감소가 인지 발달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나무와 풀이 많은 학교는 공기가 깨끗해 흡입하는 매연 입자가 적고, 그것이 두뇌 발달을 도왔다고 볼 수 있다. 푸른 풍경 자체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나 뛰어 놀 공간이 주는 정서적 효과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학생의 정신건강을 위해 녹지 공간을 더 확보하고, 도시 계획자가 학교 주변에 더 많은 숲과 정원을 조성해야 할 과학적 근거라 할 수 있다.
--- p.329

우리는 이런 상황을 타개한 경험이 있다. 교통사고를 보자. 과거에는 사고가 너무 빈번해서 다치는 사람도 많았다. 그때는 사고가 날 때마다 “운전자가 부주의했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더 넓은 시야로 문제를 보게 되었다.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하고 신호 체계를 정비하고 음주 운전을 단속하고 자동차의 안전 기능을 높이는 등 시스템을 향상해 가며, 모두 함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사람들의 운전 습관도 더 안전하게 바뀌었으며, 교통 사고와 사망자 수도 줄었다.
정신건강도 비슷하다. 개인 치료에 의존하기보다 사회 전체가 마음건강을 지키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우울증, 불안, 중독으로 고통받는 사람마다 치료자를 붙이는 것으로는 거센 파도를 막기 어렵다. 공동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 위험요인을 줄이고, 마음의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환경을 만들어 개인이 아플 확률 자체를 줄여야 한다.
사회 속에서 정신건강을 살피는 것이 중요한 또다른 이유는 정신건강이 단순히 “정신질환이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 p.362

출판사 리뷰

왜 마음이 아픈 사람은 계속 점점 늘어날까?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있으면 명상을 하거나, 심리치료를 받거나, 약을 처방받는다. 물론 고통받는 개인은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제공받아야 하며, 실제로 이런 정신의학적 · 심리학적 접근은 수많은 사람의 삶을 구한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있다. 의학과 치료가 눈부시게 발전하는 시대에 왜 마음이 아픈 사람은 계속 점점 늘어날까?

마음의 병 뒤에는 환경과 사회가 있다.

공동체의 정신건강 상태는 단순히 개개인의 문제를 합산한 것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공동체에는 그 집단만의 특성과 역동성이 존재하며, 이런 사회적 환경이 구성원의 정신건강을 좌우한다. 예컨대 청소년의 우울과 불안이 늘어난다면, 단순히 개인의 성향이나 유전적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교육 제도의 압박, 사회경제적 불안, 또래 문화의 영향을 살펴야 하는 것이다.

정신역학은 살 만한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이다

정신역학은 정신건강을 사회 전체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우울증, 불안장애, 조현병, 양극성장애 같은 정신질환을 개인의 병으로 보는 데서 한발짝 나아가, 사회 전체의 질병 패턴과 원인을 파악하려고 한다. 그것은 언제나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는 의학의 오래된 지혜를 실현하는 길이자, 보다 인간적이고 살 만한 세상을 만들려는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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