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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 제국, 망명하는 주체
01 정동, 스피노자 02 자기배려, 푸코 03 벌거벗음, 아감벤 04 문답, 소크라테스 05 그림자, 융 06 사건, 바디우 07 탈주, 들뢰즈 08 에로스, 플라톤 09 습관, 아리스토텔레스 10 환상, 라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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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화된 자아 너머에서 다시 ‘나’를 묻다
AI는 인간에게 답만 주지 않는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사고, 어디로 가고, 누구를 만나며, 어떤 문장을 보낼지까지 추천한다. 우리는 여전히 선택한다고 믿지만 선택지는 이미 정교하게 배열되어 있다. 바로 이 편리함 속에서 인간이 은밀히 내려놓고 있는 ‘주체’의 문제를 파고든다. 주체는 자기계발서가 말하는 완성된 자아도, 성격 검사로 설명되는 정체성도 아니다. 오히려 잘 정리된 설명에 금이 가는 순간, 선택을 후회하면서도 이유를 알 수 없고, 모든 것이 제대로 굴러가는데 삶이 남의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에 불쑥 나타난다. AI가 다듬어 준 메시지보다 어설픈 한 문장이 더 진실할 때, 수면 점수와 투자 리포트와 추천 알고리즘이 모든 것을 설명해도 공허함이 남을 때 주체는 다시 출몰한다. 이 책은 스피노자, 라캉, 푸코 같은 철학자를 강단에서 끌어내려 배달 앱, SNS 알림, 데이팅 앱, 생산성 도구와 수면 점수 속에 놓는다. AI 시대의 문제는 인간이 자율성을 빼앗기는 데만 있지 않다. 어쩌면 인간 스스로 판단과 욕망, 책임의 부담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는 데 있다. 더 나은 자아를 만드는 법이 아니라, 최적화되지 않고 설명되지 않는 잔여 속에서 주체가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묻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