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프카디오 헌(Lafcadio Hearn, 1850?1904)
그리스 이오니아 제도의 레프카다섬에서 아일랜드계 영국인 아버지와 그리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패트릭 라프카디오 헌(Patrick Lafcadio Hearn)이며, 이중 문화적 배경은 그의 평생 주제인 '타자(他者)'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밑바탕이 되었다. 청소년기에 한쪽 눈을 실명하는 사고를 겪어 평생 외모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야 했다.
신문 기자로 경력을 시작한 헌은 미국 신시내티와 뉴올리언스에서 사회의 이면을 취재하며 날카로운 필력을 인정받았다. 1890년, 그는 일본 고베의 영어 신문사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했고, 이 방문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다. 일본 문화에 깊이 매료되어 일본 국적을 취득하고 고이즈미 야쿠모(小泉八雲)라는 일본 이름을 받았으며, 세토 대학과 와세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쳤다. 일본인 아내 세츠코(節子)와의 결혼을 통해 일본 가정의 내부를 체험한 것은 그의 저작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저작 대부분은 일본의 민담, 종교, 풍습을 서양 독자에게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Glimpses of Unfamiliar Japan(낯선 일본의 일瞥)』을 시작으로, 『Kokoro(고코로)』, 1896), 『Gleanings in Buddha-Fields(1897)』, 『In Ghostly Japan(1899)』, 『Shadowings(1900)』 등을 발표하며 일본의 내면적 삶을 서정적이고 신비로운 문체로 그려냈다. 특히 1904년에 출간된 『Kwaidan(괴담)』은 일본의 괴이한 이야기들을 수록한 작품으로, 오늘날까지도 일본 괴담 문학의 세계적 고전으로 꼽힌다.
짧은 생애 동안 동양과 서양, 삶과 죽음, 가시적 세계와 영적 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들을 남겼다. 사후에 출간된 『Japan: An Attempt at Interpretation(일본이라는 수수께끼, 1904)』은 그의 유작이자 일본 문화에 대한 가장 체계적인 해석서로, 신토, 불교, 조상숭배, 가족 제사 등 일본 문화의 핵심을 서양 고전학의 지식과 결합하여 분석한 걸작이다. 헌은 단순한 동양학자나 여행 작가를 넘어,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진정한 이해와 소통의 가능성을 모색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