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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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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디카시(신현숙, 황양복), 포토 에세이(한성주), 권두 에세이(정예지), 테마 에세이(공광규), 시(유영재 외), 수필(양혜자 외), 이민 수기(황현숙), 동화(이마리), 소설(테레사 리)과 모국어와 현지어로 함께 창작하는 ‘이중언어 시’(문보영, 김지낭, 수진) 등을 실었다. 제4회 시드니문학상 당선작(시, 소설, 수필)도 실었다. ‘호주 한인작가의 문학세계 - 이마리 청소년동화작가’(이승하) 등도 보탰다. [작가의 말] 권두 에세이 / 정예지 서로 다른 항로에서 바다를 마주한 도시 시드니는 수많은 여정이 모여드는 곳입니다. 다양한 언어와 기억을 지닌 사람들이 이곳에 도착하고, 각기 다른 시간에서 출발한 삶들이 거리의 풍경 속에 스며듭니다. 한국을 멀리 떠나와 살아가면서도 쉽게 놓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모국어입니다. 바다를 건너온 말들은 출발한 자리의 온도를 오래 간직합니다. 이민의 일상 속에서 우연히 들려온 한국어 한마디가 마음을 흔들고, 잊고 지냈던 노래의 한 구절이 고향 풍경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언어는 때때로 단순한 소통의 도구를 넘어 기억이 머무는 자리가 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는 효율과 속도를 요구합니다. 그러나 문학은 다른 방향을 향하며 가장 느린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합니다. 쉽게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장면 앞에 머물고, 사라질 뻔한 기억의 흔적을 들여다봅니다.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마음을 비추고, 무심히 지나온 순간들을 돌아보게 합니다. 그 느린 움직임 속에서 우리는 자신과 타인을 새롭게 발견합니다. 『문학과 시드니』 작품들 역시 여러 시간의 층위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떤 수필은 떠나온 곳의 추억을 더듬고, 어떤 시는 낯선 땅에서의 감각을 표현합니다. 오래된 상처를 담아낸 목소리도 있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얻은 변화를 응시한 글도 있습니다. 고국의 잔상과 현재의 삶이 마주하는 자리에서 글쓰기는 그 사이를 오가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냅니다.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간혹 상실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거리가 반드시 공백으로 남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시선이 생겨나고,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던 세계가 그 자리를 채웁니다. 타국에서 문학을 읽고 쓴다는 것은 서로 다른 시간 위에 동시에 서 있는 일과도 같습니다. 때로는 방향을 잃어 흔들리기도 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앞에 멈춰 서기도 합니다. 그럴 때 문학은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사라지지 않는 질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건넵니다. 이번 『문학과 시드니』 제6호를 맞이하며 제1호부터 함께해 온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이번 호는 작년에 비해 투고 원고의 수가 더욱 늘었으며, 다양한 형식의 산문 부문을 모집하면서 지평이 더 넓어졌습니다. 더불어 시드니문학상 공모 부문에 소설이 새롭게 포함되면서 문학과 시드니를 향한 관심 또한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문학과 시드니』가 시드니에서 대표적인 문학적 장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번 호에 실린 작품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길어 올린 사유의 결을 품고 있습니다. 지나온 시간의 궤적이 문장 곳곳에 스며 있습니다. 이 책에 담긴 목소리들이 독자의 내면에 작은 울림으로 닿기를 바랍니다. 각기 다른 항로에서 출발한 문장들이 『문학과 시드니』에서 만나 누군가의 마음속에 머물고, 잔잔한 물결처럼 멀리 번져가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