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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쉽고 빠른 세상에, '불편한 만들기'를 권하며 1장 분류되지 않는 것들의 공간, 릴리쿰 잉여, 혹은 이름 붙일 수 없는 것들 공동의 작업실 지저분한 미메시스, 그리고 나 자신이 되는 법 2장 만들기라는 언어 재료와 도구들이 하는 말 3장 반대말을 찾아서 수상한 전문가 흔들리는 것들이 가르쳐 준 진짜 힘 사물이 되어 경험을 남기는 일 발견에 이름 붙이기 4장 오답이 없는 세계 5장 연결의 기술들 묶기 / 감기 / 꽂기 / 끼우기 / 밀어넣기 / 꿰기 / 맞꿰기 / 꿰매기 / 짜기 / 맞춰넣기 / 맞물리기 6장 연결하는 재료와 도구 맺음말 인식의 자동화 끊어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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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여정 속에서 만들기의 반대말이라는 기묘한 포탈을 발견했다. 이 포탈은 더 빠르고 멋진 완성으로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완성의 반대편으로, 효율성의 뒤편으로, 그리고 사물의 가장 깊숙한 안쪽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곳에서는 망친 것이 실패가 아니고, 느린 것이 뒤처짐이 아니다.
--- p.12 촘촘한 체를 빠져나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바닥에 떨어진 것들이 있다. 사회는 그것을 '잉여'라 부른다. 잉여는 불안정하고, 쓸모를 증명하지 못해 외면받거나, 어서 빨리 확실한 노선을 정하라고 강요받는다. 우리는 바로 그 지점에 주목했다. 우리가 몰두하는, 그리고 지키고 싶은 '어린이의 순수한 만들기'는 그 어떤 분류 체계에도 들어맞지 않는 잉여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생산적인 산업도, 고상한 예술도, 체계적인 교육도 아니다. 그저 만드는 행위 그 자체일 뿐이다. --- p.16 아는 만큼 세상은 넓어진다고 하는데, 어째서인지 우리의 앎은 우리의 시야를 점점 종이의 구석으로 내모는 경향이 있다. 종이의 모서리만을 이용해 연결하는 방식이 틀렸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옳은 답이라고 말할 생각도 없다. 정답, 오답.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수많은 방법이 요리조리, 세상을 뛰어다니고 있고, 우리는 '만들기'란 여정을 통해 사방을 헤매어야만 그들을 만날 수 있다. --- p.53 만들기는 언어다. 입을 통해 나오는 소리만이 말은 아니다. 우리는 손으로, 재료로, 만들어진 결과물로 끊임없이 말한다. 이 언어는 우리가 국어 시간에 배운 것과는 다르다. 주어와 서술어가 딱 들어맞을 필요도, 규칙성을 가질 필요도 없다. 그저 만드는 행위 그 자체로 충분히 말하고 있다. 우리는 작업실에서 이 유창한 원어민들(어린이)을 목격한다. --- p.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