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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견디다 보면
내 고향 칠성엔 견디다 보면 비나이다 가지 못한 길 베짱이 찬가 입춘에 지는 잎 순호커텐 아버지의 신문 2. 못 잊는 마음 못 잊는 마음 괜찮아, 괜찮아 그저 내 말 들어준다면 미치도록 보고싶다 베로니카의 탈출 연꽃과 진흙 오늘의 운세 코끼리 찾기 풍뎅이의 참회 혼밥의 시간 3. 일곱 빛깔 이야기 나는 기록활동가다 내 인생은 소설이여 영어로 말해요 덕수마을 홍이씨 아파트 이장 5자매 달콤한 노을 도심에 핀 연꽃 4. 도란도란 옥산 이야기 옥산에 살다 보니 옥산 사거리 풍경 옥산 장날 반찬을 나누는 사람들 풀뿌리 복지 옥산면복지회 강감찬 묘와 옥산 사람들 카페 마실방 금계마을 동림리 금성마을 수락리 모일의 황혼 신촌리 군줄마을 신촌리 새말 사람들 장동리 장수마을 호죽리 강촌마을 5. 현장 속으로 목련과 벽 추억의 문구사 어느 노병의 옛이야기 청주에서 이순신 찾기 74년 전 유월엔 담배와 장미 맨발걷기 명암타워의 명과 암 무심천 능수버들 봉명동 새벽 기도 송절동 우시장 육거리 모종 시장 중앙공원의 여름날 지금, 운천주공아파트 파크골프 열풍 수필집 발간에 붙여 이방주 | 사랑을 받아 적은 낮은 속삭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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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 비슷비슷한 행복을 맛보고, 나름나름의 굴곡진 불행을 겪으며 육십갑자 한 바퀴를 돌아 이 자리에 섰다. 돌이켜보니 내게 가장 큰 위안이 되어준 이는 다름 아닌 ‘그저 내 말을 들어주던 사람’이었다. 내 기쁨을 샘내지 않고, 내 슬픔을 섣불리 아는 척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들어준 이들.
현장을 찾거나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많은데 주로 질문하는 역할을 맡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됐다. 그 과정에서 말하는 이들의 표정을 보게 되는데 시작할 때와 마무리에 이를 때의 표정은 사뭇 다르다. 적절한 표현을 찾기 어렵지만, 무언가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낸 듯, 자신의 인생을 따스하게 쓰다듬는 듯한, 마치 먼 길을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이의 얼굴처럼 푸근하고 차분한 빛을 띤다. 이런 느낌이 강하게 들 때 나는 숙연해지면서 내 삶을 돌아보기도 했다. 그리고 내게도 지금, 내 말을 온전히 들어줄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글을 쓰는 행위가 그런 갈증을 채우는 과정이었나보다. ---작가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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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중의 첫 수필집 《그저 내 말 들어준다면》을 읽으면 수필이 지난 일을 회상하여 토로하는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작가의 기억에는 자기가 있고 가정이 있고, 마을이 있고 지역사회가 있다. 거기에 가족이 있고, 이웃이 있으며, 스승과 벗이 있고, 이미 떠난 사람들이 기억 속에 살아 있다. 그들과 몸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수필이다. 타자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도 새롭게 해석되고, 상처는 연민으로, 후회는 성찰로, 고독은 사랑으로 조금씩 승화된다. 자아와 세계의 관계 속에서 윤리적인 책임과 절제된 감정으로 실천하는 사랑이다. 김애중의 수필은 윤리적 사랑을 기록하는 언어라고 평가할 수 있다. - 이방주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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