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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오래된 문장 ― 반계리 은행나무 남이섬 너는 나의 기후 문턱 둥근 저녁 장칼국수 빨래하는 날 먼저 와 앉아 있다 달 무명 한 조각 문고리 고양이 눈 호야 철물점 서로의 조건 돌계단의 기도 물잠자리 선짓국 제2부 봄을 우려내다 천지, 고인 숨결 달빛의 자리 계절보다 늦게 겨울을 쓴다 낙숫물 치악산 아래 겨울의 기척 노란 숨결 틈새 말이 돋는 자리 금계국 있는 그대로 접힌 자리에서 부리 돌아오는 길 제3부 푸른 별 생일 밤나무골 베르테르의 회상 ― 늦게 도착하는 마음 베르테르의 회상 ― 같은 지점 문턱의 계절 빛을 견디는 일 접힌 문장 빛바랜 필름 대충 통증 열대야 수평의 숨 초승의 언어 호흡의 자리 이슬 속의 빛 제4부 이제 시작이야 일요일, 시간의 바깥에서 수요일의 음표 줄타기 돌아가는 섬 해파리의 춤 불맛 볶음면 바람 속의 나 기다림의 맥박 황금빛 함정을 짜는 자 수액 한 줌의 바다 끈 포장 수거되지 않는 하루 오래된 오후 서로의 계절을 지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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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 둔 꿈을
파도가 다시 깨운다 수평선 너머 노을이 번지고 어제와 오늘의 경계에서 바다는 조용히 숨을 고른다 가두어 둔 마음을 모래 위에 내려놓는 순간 밀려왔다 돌아가는 물결이 발등을 적신다 아직 남아 있는 계절 하나 바다처럼 천천히 흘러온다 바람은 낯선 이야기를 싣고 와 멈추었던 발걸음을 일으켜 세운다 비릿한 바다 내음이 오래 곁에 머물고 물결 지난 자리에 길 하나가 열린다 그 길을 따라 처음처럼 너의 계절이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