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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파도
제3회 진해해군문학상 수상작
최해욱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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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_ 5
prologue _ 13
노병의 마지막 여름
1. 잊힐 뻔한 이야기 _ 27
시간을 읽는 두 사람┃ 멈춰진 시계바늘을 찾아서┃ 눈동자 속의 설원(雪原)
2. 자유의 수호자들 _ 69
지평리의 악몽┃ 별을 떼어낸 어깨┃ 무너진 것들 사이┃ 진해의 약속
3. 오퍼레이션 거북선 _ 125
눈 내리는 밤의 그림자들┃ 식탁 위에 두고 온 꿈┃ 끊어진 길 위에서
350년의 침묵
4. 귀환 _ 173
눈 위의 붉은 꽃┃ 고립된 섬┃ 불꽃으로 쓴 작별┃ 상처 입은 귀환
그림자로 남은 영광
5. 진실의 조각들 _ 227
먼지 속의 증언┃ 기억이 머무는 도시┃ 75년 만의 답장
epilogue _ 251
마지막 파도
추천사 _ 264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140*210*20mm
ISBN13
9788963126449

책 속으로

배가 부두에 접안하자, 질서와 예법의 세계였던 바다와 작별할 시간이 왔다. 몽클라르는 군복 매무새를 가다듬고 현문 앞에 섰다. 당직 사관이 날카로운 호각 소리와 함께 ‘차렷’ 구령을 외쳤다. 해군의 전통에 따라 몽클라르는 배의 후미에 게양된 프랑스 국기를 향해 먼저 거수경례를 올렸다. 그것은 배를 떠나기 전, 조국의 영토인 함정에 표하는 마지막 경의였다. 이어 현문 당직자에게 짧게 답례한 그는, 흔들리는 발판을 딛고 한국의 땅으로 내려섰다. 등 뒤에서는 여전히 절도 있는 호각 소리가 울리고 있었고 그의 뒤를 보좌관인 베르몽 중위가 따르고 있었다
--- p.95

손원일이 조용히 말했다.
“우리 해군에는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 배도, 함포도, 훈련 교리도 모두 미군이 쓰던 것들입니다.”
손원일의 시선이 창밖의 수병들을 향했다.
“저들은 용감합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연원(淵源)을 모릅니다. 제독이 없는 군대이기 때문입니다.”
“이순신 제독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분이 우리 해군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상징이 되어야 할 제독의 유물들이 지금 전선 곳곳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피난길에 사라졌을 수도, 이미 북한군 손에 넘어갔을지도 모릅니다.”
몽클라르는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 p.110

“자, 건배. 우리와 몽클라르, 그리고 살아서 돌아갈 놈들을 위하여.”
철제 컵 다섯 개가 금속 소리를 내며 부딪혔다. 모두 단숨에 잔을 비우고 탁 내려놓았다.
“Tiens, voilà du boudin, voilà du boudin, voilà du boudin … ” (자, 여기 순대가 있네, 순대가 있어, 순대가 있어 … )
프랑스 외인부대의 행진곡, ‘르 부당’. 느릿하고 장중한 리듬이 와인 향과 섞여 식탁 위를 흘렀다. 모렐과 베르나르도 낮은 목소리로 가사를 따라 불렀다. 투박한 가사였지만 합창 태도는 엄숙했다. 전설적인 지휘관과 함께 전장을 누비던 자들의 긍지가 그들의 꼿꼿한 허리에 서려 있었다. 식당 안의 다른 병사들이 힐끔거렸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노래를 마친 후에야 자리에 앉았다.
--- p.145

“자네를 보면 예전에 한 전장에서 만난 청년이 떠오른다네.”
박문하가 자리를 떠나려 할 때, 몽클라르의 목소리가 등 뒤로 떨어졌다.
“앨런 시거. 하버드를 졸업한 부유한 집안 출신이었지.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 시인은 파리의 카페와 골목을 사랑한다고 했네. 거창한 이데올로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사랑하는 일상을 지키기 위해 그곳에 왔다고 했었지.”
몽클라르의 시선은 박문하의 눈속으로 들어갔다.
“며칠 전 진해 시장통을 걸으며 그가 생각났어.
짧은 정적이 두 사람 사이를 메웠다.
“그 시인은 … 어떻게 됐습니까?”
“그날 저녁 죽었네. 1916년 7월 4일, 자신의 조국 독립기념일에.”
몽클라르는 더 이상 신념이나 인류애 같은 거창한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살아남게, 문하.”
--- p.160

출판사 리뷰

소설 『마지막 파도』 집필 과정에서 탄생한 논문, 국방부 학술지 게재
— 지평리 전투 프랑스 대대의 전투력 원천 분석, 《군사》지 140호 수록


제3회 진해해군문학상 수상작 『마지막 파도』의 작가 최해욱이 소설 집필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쓴 학술 논문이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발행하는 학술지 《군사》에 게재됐다.

논문 「한국전쟁 참전 프랑스 대대의 전투력 분석」은 한국전쟁 당시 프랑스 유엔 대대(BF/ONU)가 쌍터널과 지평리 등 주요 전투에서 보여준 전투력의 배경을 프랑스 외인부대의 전통과 부대 편성, 지휘체계의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다.

논문은 1951년 2월 쌍터널 전투 당시 포위된 외인부대 출신 하사가 남긴 “이제 카메론을 할 수밖에 없다”는 증언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말하는 ‘카메론’은 1863년 멕시코 카메론 전투에서 비롯된 프랑스 외인부대를 상징하는 전통이다. 최 작가는 이 전통이 한국전쟁 당시 프랑스 대대 전체의 전투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폈다. 외인부대 복무 경험을 가진 연구자가 카메론 전통을 학술적으로 분석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논문은 최해욱 작가가 『마지막 파도』를 집필하면서 조사한 자료에서 출발했다. 『마지막 파도』는 한국전쟁 당시 프랑스 대대를 지휘하기 위해 중장에서 스스로 강등한 몽클라르 중령과 대한민국 해군 창설자 손원일 제독을 중심으로, 이순신 제독의 유물을 둘러싼 비밀 작전과 지평리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역사적 인물을 바탕으로 전쟁 당시 프랑스군이 경험한 전장을 소설적으로 재구성했으며, 한국문학 최초로 유엔군의 시점에서 한국전쟁을 서술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자료 조사를 위해 최작가는 프랑스 국방부 역사기록소(SHD)의 관련 기록과 몽클라르 장군이 집필한 『전투 교리문답』 원본을 직접 확인했으며, 몽클라르 장군의 아들 롤랑 몽클라르와의 구술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 가운데 프랑스 대대의 전투력과 외인부대 전통에 관한 내용을 별도의 연구로 발전시켜 이번 논문을 완성했다.

롤랑 몽클라르는 이 소설의 추천사에서 “아버지가 소설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문학을 사랑하신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게 되셨다면 매우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소설은 프랑스어 번역을 마치고 올 하반기 프랑스 현지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6년 한불수교 140주년과 맞물려 양국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최해욱 작가는 해군 OCS 92기 출신으로 UDT/SEAL 중대장을 거쳐 제1연평해전에 참전했으며, 전역 후 프랑스 외인부대에서 5년간 복무했다. 이후 툴루즈 3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파리에서 작가와 군사사 연구자로 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최 작가는 “소설 자료를 찾다 보니 연구로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몽클라르 장군이 외인부대의 지휘관이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됐다”며 “이 글들을 통해 선배들의 희생을 마음속에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5년 파리 앵발리드에서 전해진 낡은 일기장,
1950년 겨울, 혹독한 전장 속 비밀 작전 ‘거북선’이 깨어난다!


한국전쟁 기념식이 열린 2025년 6월의 파리. 한 백발의 프랑스 노병이 루브르 박물관 연구원에게 75년간 봉인된 일기장 한 권을 건넨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지휘관 몽클라르 장군이 남긴 이 수첩은 1950년 이래 단 한 번도 세상에 드러난 적 없는 비밀, ‘거북선 작전’을 세상에 꺼낸다. 일기장을 건네받은 예비역 해군장교 최영욱은 한국에서 입양된 역사학 교수 클로에와 함께 낡은 일기장이 가리키는 흔적을 쫓아 파리에서 서울, 대전 그리고 진해로 이어지는 거대한 추적을 시작한다.

시간은 75년을 거슬러 올라가 1950년 혹독한 겨울. 중공군의 기습적인 개입으로 전선이 무참히 무너지며 서울은 다시 적의 손에 넘어갈 위기에 처한다. 연이은 후퇴 속에서 한반도 전체가 공포와 절망에 휩싸인 그때, 중장에서 중령으로 자진으로 강등하고 프랑스 대대를 이끌던 몽클라르는 대한민국 해군의 아버지가 된 손원일 제독과 은밀히 마주한다. 손 제독이 건넨 부탁은 단 하나, 전쟁의 한복판에 방치된 ‘이순신 장군의 유물 23점’을 무사히 수습해달라는 것.

공식 명령도, 군의 기록도 남길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 오직 인류의 문명과 정신을 수호하겠다는 신념 하나로 목숨을 걸었던 프랑스 대대와 한국 해군의 숨 막히는 비밀 작전이 마침내 베일을 벗는다. 성웅(聖雄) 이순신, 프랑스의 영웅 몽클라르, 그리고 해군의 창설자 손원일. 서로 다른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냈던 세 군인의 영혼이 하나의 거대한 바다가 되어 독자들의 심장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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