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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역자 서문 ? 삼천 년 전의 분노를, 오늘의 한국어로 시대적 배경 해설 ? 청동기의 황혼, 그리고 그것을 기억한 사람들 등장인물 작품 해설 용어 해설 본문 제1권.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의 반목 제2권. 군대의 시험, 그리고 함선 목록 제3권. 메넬라오스와 파리스의 결투 제4권. 깨어진 휴전, 그리고 첫 번째 전투 제5권. 디오메데스의 무훈 제6권. 글라우코스와 디오메데스, 헥토르와 안드로마케 제7권. 헥토르와 아이아스의 일대일 대결 제8권. 두 번째 전투, 그리고 아카이아군의 곤경 제9권. 아킬레우스에게 보낸 사절 제10권. 디오메데스와 오디세우스의 밤 원정 제11권. 세 번째 전투, 그리고 아가멤논의 활약 제12권. 아카이아 방벽의 싸움 제13권. 네 번째 전투의 계속 ? 포세이돈이 아카이아를 돕다 제14권. 헤라가 아프로디테의 띠로 제우스를 속이다 제15권. 함선에서 벌어진 다섯 번째 전투 제16권. 여섯 번째 전투, 파트로클로스의 활약과 죽음 제17권. 파트로클로스의 주검을 두고 벌어진 일곱 번째 전투 제18권. 아킬레우스의 비통, 그리고 새 무구 제19권.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의 화해 제20권. 신들의 전투, 그리고 아킬레우스의 활약 제21권. 스카만드로스 강에서 벌어진 싸움 제22권. 헥토르의 죽음 제23권. 파트로클로스를 기리는 장례 경기 제24권. 헥토르의 주검을 되찾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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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사람들 편에 선 노래
《일리아스》를 처음 펼치는 사람은 대개 영웅들의 무용담과 트로이아 함락 장면을 기대한다. 이 책은 둘 다 배신한다. 목마는 나오지 않고 성도 무너지지 않는다. 십 년 전쟁 중 이 작품이 다루는 것은 오십 일 남짓이며, 그 대부분은 한 사람이 화가 나서 막사에 앉아 있는 시간이다. 대신 다른 것들이 있다. 남편이 이미 죽은 줄 모르고 목욕물을 데우는 아내가 있고, 주인의 죽음을 알고 묘비처럼 굳어 눈물을 흘리는 말들이 있다. 최고신은 인간을 두고 땅 위를 기는 것 가운데 가장 가련한 종족이라 탄식한다. 이 작품의 놀라운 점은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아카이아 병사가 잘린 머리를 던지며 유족을 조롱하는 장면을 시인은 그대로 적는다. 반대로 시신을 모욕하던 트로이아 젊은이가 죽을 때는 이 작품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유를 붙여준다. 인물의 됨됨이와 그 죽음의 무게를 따로 계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긴 쪽이 아니라 진 쪽의 장례로 끝난다. 이 번역본은 《일리아스》가 낭송되던 것이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시행을 나누지 않고 산문으로 옮겼고, 소리 내어 읽었을 때의 호흡을 우선했다. 알렉산더 포프의 1715년 영역본을 저본으로 삼되 로마식 신명은 그리스식으로 되돌리고, 원전에서 벗어난 대목마다 각주로 밝혔다. 이 판본의 진짜 값은 620개의 각주에 있다. 같은 비유가 다른 인물에게 되풀이될 때, 앞 권의 한마디가 열 권 뒤에 회수될 때, 시인이 판단을 아끼고 침묵하는 자리마다 표시를 남겼다. 제6권에서 인간을 나뭇잎에 견주던 비유가 제21권 아폴론의 입에서 뜻이 정반대가 된다는 것, 이런 연결을 혼자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632쪽은 만만치 않다. 다만 제1권의 분노가 제24권에서 두 원수가 마주 앉아 함께 우는 장면으로 바뀌는 그 과정 전체가 이 작품의 논증이므로, 끝까지 읽을 이유가 있다. 삼천 년 전의 이 노래가 끝내 편들었던 것은 승리가 아니라 죽는 사람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