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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산책 * 13
위기성 * 15 소꿉친구 * 18 사람들은 * 20 식구 * 22 안녕? 그리고 다시 받는다 * 25 금주 다짐 * 27 빚 * 28 무제 * 29 분실 * 31 생활 * 33 존재 * 37 계산 * 41 퇴근길 * 42 인식 * 43 기억 속 * 46 서랍 속 * 48 길 속 * 50 비보호 * 51 기억력 * 53 돌아가자 * 56 다시 * 58 힘 * 60 나는 이길까 * 62 나무는 나무의 마음으로 * 66 심호흡 * 67 현우 * 68 신호가 바뀌면 * 71 십 분 글쓰기 * 73 장문 * 75 우리는 맹점을 사랑한다 * 78 정동진 * 80 빛을 열고 * 88 눈 감고 세는 열 번 동안 * 90 양말 한 짝 * 99 다 맞아 * 101 물들어 영원 되기 * 103 꾸준, * 105 비 오면 눈을 풀고 * 107 새 * 109 쓰고 싶어서 * 111 계절은 문득 * 114 물결 * 116 경전 * 118 침묵 * 120 알사탕 * 122 눈 감은 고양이 * 124 우리 꿈의 품앗이 * 126 목요일 * 127 발상과 관찰 * 132 애정 * 135 다하는 마음 * 137 타성 * 139 부재중 * 141 울산 * 143 출근 * 147 인터뷰 * 150 눈 오누나 * 154 봄볕 * 156 마지막 편지 * 1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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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위기지요? 그래도 나는 즐겁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나의 혀끝에서 태어나는 이야기를 믿습니다. 누군가는 사랑이라 했고, 누군가는 낭만이라 했던. 그래서 마냥 좋기만 한 표정으로 글을 쓰던 때. 당신을 만나 나는 겁도 없이 외로움을 주물러댔지만, 그 일이 내게 아침이 될 때까지 깊어지는 뒷모습을 세워줬지만, 괜찮습니다. 그때가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도 영원히 소년이었을 것입니다. 소년이 죽고, 나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아득한 지금이 좋아요.
---「위기성」 중에서 되돌아감은 회복이 아니다. 결연한 전진이다. 방향을 정하는 것과 무관하게 흘러가는 물리적인 시간성 위에서 방향보다 중요한 것은 의지였다. 욕망이었다. 잘 될 수 있다는 욕망. 그것은 내 악몽도 감추어주었다. 발밑에 깔린 주춧돌을 빼내자 하늘과 함께 무너지는 나라는 지옥도에서 나를 구출시켰다. 나는 조금씩 맑아지고 있었다. ---「분실」 중에서 열심히 산다는 것은 몸을 잊어버리는 일이다. 잊어버린 몸이 우는 것을 보고도 잃어버리자고 마음먹는 것이다. 흰 바닥 위를 걷는다. 검은 발자국의 간격이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 속력을 내는 일엔 사랑이 필요하다고 믿었던 시절을 떠올린다. ---「존재」 중에서 실은 모두가 다 똑같은 말이다. 사랑이나 슬픔이나 생활이나 마음이나, 모두 한 사람의 얼굴에서 피는 꽃이다. 그러게, 너를 만나서 잠깐이고 내 얼굴에 비추는 봄빛이 조금 길어졌을 뿐. 나는 하나도 나를 잃지 않았다. 그것이 너의 덕분이라면, 나는 도리어 너로 인해 글이란 것에 더욱 가까워진 인간이 된 것 아닐까. ---「십 분 글쓰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