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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셰익스피어와 작품의 시대 등장인물 본문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작품 해설 오늘날 생각해 볼 질문 10가지 셰익스피어 연보 번역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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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끝이 좋으면 다 좋아』는 이미 우리말로 소개된 바 있다. 2016년 한국셰익스피어학회 작품총서로 조숙희의 번역이 나왔고, 2026년 2월에는 지만지드라마판도 출간되었다. 그런데도 이 새 완역·주석판은 읽을 이유가 분명한 책이다. 원문을 옮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백 년 전 희곡과 오늘의 독자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데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각 페이지 아래에 달린 약 180개의 주석이다. 이 극에는 군사 용어를 빌린 음담, '말(馬)'과 '말(言)' 같은 동음이의 말장난, 성경과 신화의 인용이 촘촘히 박혀 있다. 우리말로 옮기는 순간 대부분 증발해 버리는 것들이다. 이 책은 본문을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읽히게 두고, 사라진 이중의 뜻은 같은 페이지의 주석에서 되살린다. 국왕이 귀족의 결혼을 좌우하던 후견 제도나, 여성이 대학에서 의학을 배울 수 없던 현실 같은 배경도 해당 장면에서 곧바로 풀어 준다. 그래서 버트람의 반발과 헬레나의 도전이 한층 생생하게 다가온다. 두 번째 특징은 우리말 높임법을 하나의 설계로 다루었다는 점이다. 영어의 you와 thou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인물 관계를, 이 번역은 하게체·하오체·해라체의 체계로 옮겼다. 헬레나는 결혼 전에는 백작부인을 "마님", 결혼 뒤에는 "어머님"이라 부른다. 허풍쟁이 파롤레스는 기가 꺾일수록 말끝이 공손해진다. 이런 변화가 인물의 처지와 성격을 말투만으로 드러낸다. 번역자 주에 그 원칙을 모두 공개해 두었으니, 독자는 번역의 선택을 따라가며 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읽고 난 뒤'를 준비해 두었다. "사랑, 신분, 그리고 명예에 관하여"라는 부제 아래, 해설은 이 작품이 왜 '문제극'으로 불리는지 짚는다. 이어지는 열 가지 질문은 능력주의, 성적 자기결정권, 소셜 미디어 속 자기 연출 같은 오늘의 문제로 극을 끌어온다. 원전의 무게를 덜지 않으면서 교실과 독서 모임에서 바로 펼쳐 볼 수 있는 판본이다. 셰익스피어의 가장 불편하고 그래서 가장 현대적인 희극을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 권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