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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목차 본문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0.2 만자 (종이책 기준 약 6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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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홉 살이었다. 튼튼한 두 다리와 고집 센 성격, 그리고 6펜스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어머니의 잼을 훔쳤던 건지, 아니면 어린 여동생을 울릴 때까지 괴롭혔던 건지. 무엇이었든 분명 나쁜 짓이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내 한쪽 다리를 탁자에 묶고 회초리로 나를 때리셨다. 벌을 다 받고 난 뒤, 나는 분한 마음에 아버지에게 소리쳤다. "저 나갈 거예요, 다시는 안 돌아올 거예요!" "나가거라!"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너는 날이 갈수록 말썽만 부리는구나. 네가 없어지면 우리도 속이 편하겠다." "잘 있어요!" 내가 말했다. "잘 가거라!" 아버지도 대답하셨다. 나는 누군가가 나를 붙잡으러 올 거라고 완전히 믿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버지는 하인들에게 손짓을 했고, 문이 활짝 열렸다. 나는 밖으로 나가면서도 좀 바보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골목 끝에 다다라서야 혹시 누가 뒤쫓아오는지 뒤돌아봤는데, 아무도 없었다. 잠시 마음이 흔들려 다시 돌아가고 싶었지만, 자존심에 그러지 못했다. '좋아! 이제 세상을 볼 거야. 내가 안 돌아오는 걸 알게 되면 집에서는 다들 울겠지. 아마 지금 나한테 화난 만큼 자기 자신한테도 화낼 거야. 그래, 벌 받아야지. 나한테 벌 주지 말았어야지. 게다가, 마음껏 자유니까 얼마나 좋은가! 난 저기 산 너머, 해가 지는 곳에 뭐가 있는지 오래전부터 궁금했어. 해가 어떻게 지는지 꼭 한번 보고 싶었어.' *** 마을 끝에 유모의 오두막이 있었다. 나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내 젖동생 파니가 앉아 있었다. 어린 동생의 요람 옆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는 작은 몸이었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바느질을 내팽개치고 내 목을 껴안으러 달려왔다. "나랑 같이 갈래?" 내가 물었다. "그럼!" 파니가 대답했다. "그런데 어디로? 숲으로?" "그것보다 더 멀리, 파니." "버드나무 있는 연못까지?" "그것보다도 훨씬 더 멀리! 나는 여행을 떠날 거야." "혼자서?" "네가 가면 혼자가 아니지." "그런데," 파니가 말했다, "내가 같이 가려면 어디로 가는지 말해줘야지." "세상의 끝으로. 내 생각엔 저기, 해가 지는 산 너머가 세상의 끝인 거 같아." <추천평> "이 소설은 불과 1천 단어가 되지 않는 짧은 이야기 안에 어린아이의 고집과 호기심, 우정과 연민을 담아낸 빅토리아 시대의 아동 단편이다. 거창한 모험을 꿈꾸며 집을 나선 소년이 정작 집에서 멀리 가지도 못한 채 중요한 것을 발견한다는 유머러스한 구성이 인상적이다. 세상의 끝을 찾아 떠난 여행은 뜻밖에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발견하는 여행이 된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