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크 입센(1828~1906)은 노르웨이 남부의 항구도시 시엔에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여덟 살 되던 해 아버지가 파산하면서 유복하던 집안이 하루아침에 무너졌고, 어제까지 인사하던 이웃들이 등을 돌렸다. 파산과 몰락한 명예, 그리고 그것을 견디는 가족이라는 주제는 이후 반세기 동안 그의 작품에 되풀이해 나타난다. 《욘 가브리엘 보르크만》은 그 주제가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난 작품이다.
열다섯에 약제사 견습생이 되어 정규 교육을 마친 그는 밤마다 글을 썼고, 극장 전속 작가를 거쳐 극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서른여섯에 조국을 떠나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27년을 보냈으며, 그동안 《인형의 집》《유령》《헤다 가블러》로 유럽에서 가장 논쟁적인 극작가가 되었다.
1891년 예순셋에 귀국한 뒤 쓴 네 편의 희곡은 사회 비판에서 자기 심판으로 무게를 옮긴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가장 가까운 사람의 삶을 대가로 치른 인물들이 뒤늦게 청구서를 받아 드는 이야기들이다. 이 책은 그중 세 번째로, 예순여덟의 입센이 "마지막 시를 지을 시간을 얻기도 전에 기왓장이 떨어질지 모른다"며 서둘러 완성해 1896년에 내놓았다. 4년 뒤 그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다시는 펜을 들지 못했다. 보르크만의 심장을 움켜쥔 쇠의 손은 작가 자신에게도 멀리 있지 않았다.
노희찬(盧?撰)
노희찬은 노진경, 해준, 해운, 반야도라는 필명으로 글을 쓴다. 그는 글을 쓰는 일이 자신만의 서재를 짓는 일이며, 한 사람의 삶이 글이 될 때 사회의 지식자본이 쌓인다고 믿는다. 오늘을 사는 이들이 삶에서 길어 올린 지혜를 글로 남기는 것, 그것이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 을 물려주는 방법이라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30여 년 동안 기업을 상대로 영업 현장을 누볐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스킬을 강의 해 왔다. 오랜 강의 내용은 책으로 엮어 냈다. 지금은 경기도 광주 수레실길에 서재와 삶의 터를 마련하고 시와 산문을 쓰며 전자책 출판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챗GPT와 Claude 같 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창작의 동반자로 삼아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을 펴내 왔다. 소설로는 『네오서울 2150』, 『화성 오디세이』, 『사이버 판사』, 『감정거래』, 『보이지 않는 경영자』, 청년들에게 전하는 『길을 찾다』 등이 있다. 실용서로는 『레드와인 두 배로 즐기 기』, 『근육맛집』 등이 있다. 『AI 시대 글쓰기 혁명』, 『AI를 활용해 PDF 전자책 작가 되기』 같은 책으로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번역가로서는 세계 고전을 오늘의 독자에게 다시 잇는 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헨리크 입센의 희곡, 『타잔』 시리즈, 베일리의 소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끝이 좋으면 다 좋아』 완역·주석판은 그 여정에서 새로 연 셰익스피어 번역의 첫걸음이다. 사백 년 전의 운문과 말장난을 오늘의 우리말로 옮기고, 인물 사이의 관계를 높임법으로 섬 세하게 살렸다. 약 180개의 주석과 해설, 토론 질문을 더해 고전을 교실과 독서 모임으로 불 러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사람과 관계를 읽어 온 그의 시선은 이 작품에 담긴 신분과 명예, 사랑과 거래의 이야기를 새롭게 비춘다. 지금은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들도 같은 방식으로 옮기는 셰익스피어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