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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수집 산책
개 산책시키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이오의 눈으로 본 사계의 풍경들
이이오 글그림
이일상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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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1부 초록에 압도되는 여름 산책
녹음방초승화시
나리꽃
못생겨도 맛있는 여름
더워도 포장
매미 소리의 비밀
장마
지렁이 댄스
여름밤 산책의 숨은 코스
숨은그림찾기
변화가 먼저 알려 준 소식
함께 산책하는 기분
여름의 맛이 다시 찾아 준 일상
늦여름의 하늘 색
여름 기록

2부 노랑, 빨강에 황홀해지는 가을 산책
지베르니
무장해제
가을비
좋아하는 가을 산책로
점심 산책
버섯
가을이 가장 무르익는 동네, 서촌
솔방울 산책
돌멩이
붕어빵
가을 기록

3부 다채로운 그레이 스케일을 음미하는 겨울 산책
갱시기
매우 반짝이는 산책
눈사람
해넘이
1월 1일
눈 색 수집
발자국
한파가 찾아온 날
초코 선데이
겨울비, 봄비
겨울 기록

4부 노랑, 분홍에 설레는 봄 산책
경칩
3월의 시간
산수유
붙잡고 싶은 봄
벚꽃 놀이
철쭉
새벽 네 시의 산책
아카시아
노이즈 캔슬링
다시 봄
봄 기록

나가는 글

저자 소개 1

글그림이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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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일상의 작은 장면과 계절의 마음을 따뜻한 그림으로 기록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빠르게 지나치는 하루 속에서 잠시 멈춰 바라볼 수 있는 장면들을 좋아한다. 산책길에서 마주친 계절의 빛과 냄새, 풍경을 수집하며 반려견 후추와 함께 걷고 그림을 그린다. 출판·음반부터 국내외 브랜드와의 협업까지 다방면에서 작가만의 감성이 녹아 있는 일러스트를 선보이며 폭넓게 활동 중이다. 저서로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기록하는 일상의 조각들》, 《일상을 담는 아이패드 드로잉》이 있고, 그림 작가로 참여한 도서로는 《매일 아침을 여는 1분의 기적》, 《겨울손님 서울》 등이 있다.

이이오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132*185*20mm
ISBN13
9791199429659

책 속으로

가로수 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가, 벤치에 앉아 후추에게 물을 주 고 나도 물방울이 맺힌 아이스커피를 빨대로 괜히 한 번 휘젓고 한 모금 마신다. 어제보다 더 짙어진 가로수의 신록을 바라보았다. 활짝 피는 봄꽃도 물론 아름답지만 무더운 여름날의 시원한 나무 그늘, 햇살에 반짝이는 잎사귀,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들의 소리가 새삼 평소와 다르게 느껴진다.
--- p.16

장화와 우산으로 완전무장을 하고 폭우 속으로 나서면 나는 다시 어린이로 돌아간다. 길 곳곳에 생긴 물웅덩이를 피해 가지 않고 굳이 첨벙 발을 담가 본다. 물이 튀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튀어 오른 물방울들이 부츠를 타고 흘러내리면 괜히 마음이 들뜬다.
하늘이 번쩍이며 터지듯 천둥 번개가 칠 때면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짜릿한 쾌감이 밀려온다. 마음속으로 세는 숫자와 우르르 울리는 천둥소리의 타이밍이 맞을 때의 작은 성취감이나 혹시 가로 수나 우산에 낙뢰가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 한 상상마저 놀이처럼 느껴진다.
--- p.34

어린 시절, 『월리를 찾아라!』 책을 종이가 해질 정도로 들여다보곤 했다. 칸쵸나 고래밥 같은 과자 상자 안쪽 뚜껑에 흑백으로 인쇄된 숨은그림찾기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어른이 된 지금, 산책길 공원 화단은 숨은그림찾기와 닮아 있다 는 생각을 한다. 여름 한낮의 풀잎 사이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매미 허물과 개미, 나비가 보이는데, 이건 숨은그림찾기 게임으로 말하자면 찾기 쉬운 1단계. 무당벌레나 달팽이를 발견하면 조금 더 어려운 레벨 2쯤 되는 셈이다.
--- p.43

숨은그림찾기가 재미있는 이유는 평범한 풍경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올여름에는 잠시 걸음을 늦추고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길 권한다.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우리 눈에 띄지 않은 채 함께 여름을 보내고 있으니까.
--- p.44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 유독 퇴근길을 기다린다. 낮을 뜨겁게 달구던 공기 사이로 스며드는 서늘한 바람도 좋지만, 무엇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하늘빛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녁 여섯 시 무렵, 서쪽 하늘은 코럴빛에서 아이보리, 노랑, 그리고 옅은 하늘색으로 이어지며 부드럽게 번져 간다. 구름은 은은한 핑크를 띠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온 하늘이 분홍빛으로 물들어 마치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 p.53

가을 산책에서 솔방울을 발견하는 일은 즐겁다. 발밑에 떨어진 솔방울을 발견하면 괜히 걸음을 늦추고 들여다보게 된다.
작은 공처럼 둥근 모양에 촘촘하게 겹쳐진 결을 보고 있으면 작은 조각품 같다. 어떤 솔방울은 동그랗고 오동통하다. 길쭉하게 뻗은 솔방울이 비 온 뒤 오그라들면 강아지 똥 같아 우습기도 하다. 또 어떤 것은 손톱만 한 것도 있는데 작고 귀엽다. 이 작은 갈색 솔방울들이 데굴데굴 구르는 모습을 보면, 다람쥐가 구슬 주머니를 쏟고 갔나 싶은 생각이 든다.
--- p.84

크리스마스 시즌을 사랑하는 우리 가족에게는 이 시기에 꼭 하는 연례행사가 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우리는 회현역 근처, 강아지 동반이 가능한 호텔을 예약한다. 연말마다 같은 곳을 찾다 보니 이젠 자연스러운 약속처럼 굳어졌다.
체크인을 마치고 잠시 추운 몸을 녹인 뒤, 우리의 크리스마스 수집이 시작된다. 여행이나 새로운 장소를 무척 좋아하는 후추가 유난히 바빠지는 시간. 산타를 연상시키는 빨간 패딩을 입히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꼬리를 흔들며 우리를 재촉한다.
--- p.101

눈이 온 날, 겨울의 색을 수집하는 건 나의 작은 취미다. 같은 자리에서도 색이 미세하지만 분명하게 이동하는 모습을 가만히 관찰한다. 어떤 사람들은 겨울을 무채색의 계절이라 말하지만, 눈이 쌓인 풍경은 하루의 시간을 차곡차곡 컬러풀하게 담고 있다.
그늘진 곳에 쌓인 눈은 울트라마린 블루 물감을 물에 아주 많이 희석한 듯한 차갑고 옅은 푸른빛을 띠고, 사람들이 꾹꾹 눌러놓은 깊은 발자국 속에는 인디고블루에 세피아 물감을 한 방울 섞은 색이 고여 있다. 해가 중천에 뜨면 옅은 상아색이 눈 위로 번지고,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금세 연보라로 물들다가, 해가 완전히 지기 직전에는 아주 묽은 코럴 핑크빛이 찰나처럼 스쳐 지나간다.
--- pp.117-118

오늘은 호숫가를 조금 오래 걸었다. 얼음이 단단히 언 호수 위에는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는데, 그 위에 발자국들이 여기저기 찍혀 있었다.
“누굴까?”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자세히 살펴보니 전부 동물 발자국이었다. 호수 가장자리에는 작은 새 발자국이 총총 이어져 있었다. 가볍게 콕콕 찍힌 자국들. 세 개로 갈라진 발자국이 흰 바탕 에 선명하게 찍혀 있어 귀여웠다. 그 옆에는 훨씬 큰 고양이 발자국이 있었다. 동그랗고 폭신한 모양이 일정하게 이어지다가, 갑자기 중간에 넓게 눌린 자국이 하나 있었다. 고양이가 거기 앉았다가 일어난 것 같았다.
--- p.121

벤치에 눕자 소란스러운 사람들도, 짙게 우거진 수풀도,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높은 아파트 단지도 순식간에 밖으로 밀려났다. 두 눈 가득 오직 넓고 푸른 하늘만 담겼다.
울트라마린 블루의 하늘 위로 회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구름이 번지고, 구름 사이로 별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그 사이를 비행기 한 대가 천천히 가로질러 날아간다. 날개 끝에 매달린 작은 불빛이 깜빡이며, 밤하늘 위를 스쳐 지나갔다.
-- pp.167-168

출판사 리뷰

평범한 일상도 다르게 보이게 하는 마법, 산책
계절과 일상의 소소하지만 반짝이는 순간들

우리 주변의 흔한 풍경도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으로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이오가 사계절을 걸으며 보고 느낀 것들을 그림과 글로 담아 낸 그림에세이 『계절 수집 산책』이 이일상에서 출간된다. 텀블벅에서 2607%라는 폭발적인 달성률을 기록하며 사랑받은 달력 시리즈 ‘개 산책시키는 사람’을 선보인 바 있고, 작가 스스로를 ‘개 산책시키는 사람’으로 칭할 만큼 일러스트레이터 이이오에게 ‘산책’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테마다. “행동반경이 좁지만 그 안에서 부지런히 오고 간다”는 작가는, 그렇게 거닐며 수집한 계절의 모습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탄생시킨다.

작가는 꾸준히 산책을 하며 주변의 풍경들이 시간에 따라 계절의 옷을 입고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지켜본다. 산책을 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함께하다보면 계절을 담뿍 즐기는 것의 즐거움을 새삼 느끼게 된다. 계절의 색깔뿐 아니라 감촉, 냄새, 공기의 변화, 제철 음식의 맛 등 오감을 자극하는 글이 곁들여져 글을 읽으며 그림을 함께 보는 것만으로도 사계의 감각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세심한 시선으로 설경의 색감이나 하늘의 색을 묘사하는 글은 풍경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는 어떻게 아름다움을 관찰하는지 엿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책의 각 부는 계절로 구성되어 있다. 초록의 여름, 노랑·빨강의 가을, 무채색의 겨울, 분홍·노랑의 봄. 풍경 그리는 작가의 기민한 관찰력으로 수집한 계절들을 담뿍 느낄 수 있다. 책은 작가가 걸으며 ‘계절 수집’을 시작한 여름부터 시작된다. 이 여름, 작가에게 아주 특별한 일이 생기는데, 바로 임신이다.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여름, 임신 초기인 가을, 몸이 무거워져 고생했던 겨울을 지나 봄에 출산하고 아이와 함께 산책하게 되는 모습까지…… 그 과정을 쭉 지켜볼 수 있다.

이 덕분에 계절을 함께 보낸다는 감각과 더불어 작가와 1년을 함께 지나오며 같이 성장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책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다시 봄’에서는 1년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흔들며 고민하고, 또 그러면서도 다음 봄을 향해 한 발자국 내딛는 작가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책을 읽으며 계절과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다 보면 그저 시간이 지나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고 나아갈 힘이 생긴다는 따뜻한 위안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더해 계절이 끝날 때마다 각 계절을 보내며 한 짧은 단상과 소소한 에피소드를 엮은 코너 ‘계절 기록’에서는 계절 속 아기자기한 일상을 엿볼 수 있어 공감과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일상의 해상도와 재미를 올리는 가장 쉬운 방법

작가는 거창하거나 대단한 노력을 할 필요 없이, 그저 주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작지만 단단한 행복을 쉽게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 마음먹고 멋진 산책길을 가지 않더라도, 마트 가는 길이나 늘 오고가던 길을 한 블록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산책길이 될 수 있다고 귀띔한다. 매일 지나던 곳에 어느새 돋아난 새싹에서 기다리던 봄을 느끼고, 눈 쌓인 곳에 찍힌 동물들의 발자국을 보며 귀여운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절로 웃음이 나고 일상이 조금 가뿐해진다.

읽다보면 습도와 감촉까지 떠올릴 만큼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는 물론, 작가만의 특별한 산책법과 산책로까지 담고 있어 산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반길 만한 이야기가 가득이다. 또한 책 속에 자주 등장하는 작가의 반려견 ‘후추’의 귀여운 모습도 볼 수 있다. 반려견이 있는 이들이라면 공감을, 없는 이들이라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대리만족도 느낄 것이다.

산책, 특히 동네 산책의 가장 좋은 점은 내 일상에 얼마나 사랑스러운 점들이 많은지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반복되는 하루, 늘 내 곁을 지키는 동네를 산책하다 보면 똑같아 보이는 주변도 계절의 옷을 입고 조금씩 변하고 있으며, 또 문득문득 빛나는 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작가는 주변을 더 사랑하게 되는 산책법으로 ‘나만의 나무’를 만들라고 조언한다. 늘 지나다니는 산책길에 좋아하는 나무를 점찍어 두고, 매일 들여다보며 잎이 떨어지고 꽃이 피는 과정을 지켜보면 더 즐거워질 거라며.

소장가치 1000%
눈으로 만끽하는 아름다운 계절의 모습들!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코 사계절의 모습을 다채롭고 풍성하게 그려낸 일러스트다. 우리가 생각하는 봄여름가을겨울의 모습은 물론 공원 벤치에 누워서 본 풍경, 계절의 황홀한 색깔을 담아낸 그림 등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흡족해지는 사계절 일러스트 5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책 속 일러스트 중 겨울 그림으로 너무 더울 때 서늘함을 느끼고, 너무 추울 때는 여름 그림 속 뜨거운 생명력으로 마음을 데울 수 있다. 긴 겨울에 지칠 때는 봄 그림을 보며 위안을 얻는 것도 물론 이 책의 좋은 사용법이다.

작가가 런칭한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중에는 5258%이라는 어마어마한 달성률을 보인 것도 있다. 작가의 그림이 그저 보기 좋은 그림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간직하고 싶은 그림이라는 방증이다. 『계절 수집 산책』은 소장가치 있는 사계절 일러스트를 손에 잡히는 한 권에 책으로 간직할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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