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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만났던 한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나(주인공)는 두 번째 남자와의 만남에 다소 회의적이다. 그러던 나는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어떤 꼬마 아이(사실은 어린 시절의 자신이다)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 아이와 함께 맨홀에 빠지게 된다. 정신을 잃었다가 눈을 떠보니, 놀랍게도 어린 시절의 시공간에 들어와 있다. 시간을 거슬러올라 현재의 모습 그대로 대여섯 살의 내 모습과 어머니와 아버지, 동생들, 친구들, 동네 문방구 할아버지와 만나게 된 것이다. 나는 그들의 하루 일과를 따라가게 된다. 이를테면 어린 시절의 내가 문방구에서 쑥고미라는 곰인형을 들고 달아난다든가, 쑥고미와 교감하며 나를 괴롭히던 동네 친구들에게 맞선다든가, 엄마에게 늦잠을 자다가 꾸지람을 듣는다든가 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그러다가 대뜸 어린 시절의 아빠에게, 아빠라고 불렀다가 정신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한다. 그러던 중 2000년에 발행한 만원 권을 문방구 할아버지에게 주었다가 수상한 사람 취급을 받고 경찰과 마을주민들에게 쫓기다가 다시 맨홀에 빠지게 되어 현실 속의 나로 돌아온다. 현실에서는 두 번째로 만난 남자가 따뜻하게 나를 맞아준다. 그는 “당신을 계속 지켜주고 싶어요. 그래도 되나요?”라고 묻는다. 나는 그에게서 그 말을 들을 때 나를 괴롭히던 오랜 상처로부터 치유되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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