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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제1부 - 오티움과 도시 오티움에서 구름의 나이를 묻다 강남별곡 그 집 계단 실러캔스 작고 어두운 이별 날개도 없이 날았다 복날 나는 슬픈 바람이 지나가는 걸 보았다 잔상殘像 1 잔상殘像 2 어느 초파리의 죽음 어미 아직 겨울나무 제2부 - 사계 봄을 건넨 당신에게 2월 산수유 꽃피다 벚꽃의 시간 목련꽃 진다 뻐꾸기가 붉은머리오목눈이에게 돌아온 새에게 나무의 통역사 여름 그늘의 방식 그을음 가을의 서 처서 겨울 동강 겨울 철새 겨울새 겨울 분수 눈길의 이중주 제3부 - 고향, 그리움 월세 놓습니다 빚쟁이 교동 제비 순무 김치 밀짚모자 어머니의 밤나무 외포항에서 이별 방정식 엄마, 마지막 이름표 엄마 똥 기록 제4부 - 거리에서 항복 선언문 피아노맨 오뚝 선 붉은 아마릴리스처럼 고래사냥 호명呼名 비누 목로주점 유리꽃 착하게 살기 포르투나를 기다리며 우문牛問 My Way 묘지의 오후 참게 섬에 갇히다 미루나무 등걸 앞에서 제5부 - 응시 스프링 피크 마음을 꺼내다 남한강에서 하루 1 하루 2 문독門讀 날개의 기억 빈 병 고양이 귤나무가 된 여자 벨 에포크 자작시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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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짧게 깎은 내가
고향집을 향해 걷고 있었다 나를 본 윗집 아주머니가 삼밭 김을 매던 어머니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 - 윤희 엄마! 저기 서울서 빚쟁이 오네 어머니 눈과 내 눈이 마주쳤다 그해 나는 졸업 여행을 가지 않았다 「빚쟁이」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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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움(otium),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비로소 열리는 시간
2024년 『우로보로스의 원』에 이은 두 번째 시집이다. 첫 시집은 한윤희 시인 본명으로 이번 시집은 한휴 필명으로 나왔다. 이 시집은 그 여백의 자리에서 시작된다. 시인은 구름에게 나이를 묻는다. 답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묻는 것이 삶을 응시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시집은 다섯 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시의 틈새에서 발견하는 정적(1부 오티움과 도시), 사계절이 몸을 통과하며 남기는 흔적(2부 사계), 고향과 그리움이 뒤섞인 풍경(3부 고향, 그리움), 거리에서 스쳐 지나는 타인들의 얼굴(4부 거리에서), 그리고 마침내 도달하는 응시의 자리(5부 응시)까지―다섯 걸음은 순서대로 읽어도, 어느 방에서 시작해도 좋다. 한휴의 시는 감정을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뻐꾸기의 탁란, 매미가 그리는 여름, 실러캔스의 오래된 지느러미 같은 구체적인 이미지와 몸의 감각으로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며, 결론 내리지 않고 열어둔다. 그래서 이 시집을 다 읽고 나면 무언가를 이해했다기보다, 무언가를 오래 들여다본 느낌이 남는다. 강화도에서 태어나, 서울에 뿌리내리고 사는 시인이, 그 도시 안에서 찾아낸 고요와 그리움, 그리고 삶을 견디는 여러 방식들. 『오티움에서 구름의 나이를 묻다』는 바쁜 일상을 벗어나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게 만드는,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따뜻한 시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