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약력과 서문
젊은 날! 한의 군의관으로 양구 21사단과 국군체육부대에서 복무하였고, 3 년 3 개월을 마치고 만기 전역하였다.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같은 대학원에서 원전의사학 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나까지 4대째 내려오는 한의학 집안에서 자라면서, 어릴 때부터 맥을 보시고 진단하며 약을 처방하시던 할아버님과 아버님을 보았다. 1대 구진회, 2 대 구자헌, 3 대 구본용으로 이어 온 그 손길을 보며 학부 시절부터 진맥 공부와 진맥하는 일을 좋아하였고, 불문진단 (不問診斷)에 열심이었다. 지금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경희정담한의원이라는 작은 클리 닉에서 전통 진맥과 현대 맥진기, 그리고 선후천 체질의 종결자인 오운육기를 겸하여 30 년 남짓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기계 진맥기를 쓰는 이유는 옛 의가들이 증상을 따를 것인가, 맥을 따를 것인가의 선택 문제로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감각만으로 환자를 보면 헷갈리는 순간이 온다. 맥을 쫓을지, 증상을 쫓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도록 현대 맥진기가 그 문제를 풀어 준다. 나는 주 로 전통 진맥 후 불문진단으로 쭉 설명하고, 나머지는 기계 진맥을 통해 다시 덧붙여 설명 한다. 마지막으로 오운육기를 기반으로 한 선후천 체질을 가지고 왜 이런 문제가 왔는지 설 명하면서 진단을 마무리한다.
선후천 체질을 연구해 보니, 타고날 때부터 부족한 오장육부가 나이 들어 가면서 관리되 지 않아 결국 큰 병이 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을 기준으로 한약 처방과 침 치료를 연구 하여 임상에 적용해 보니 오래되지 않은 질환은 금방 해결되었고, 오래된 질병들도 빠른 효 과를 보았다. 병을 다스리려면 근본적인 품부(稟賦)가 부족한 장부, 곧 핸디캡이 있는 장부 를 잘 해결해 주어야 한다. 이 깨달음을 『사암오행침의 비밀원리 해설』, 『맥진기판독의 비 밀원리해설』(1~5 편), 『맥박수진단의 비밀원리 해설』(1~5 편), 『춘하추동 계절의학』, 『구 인모의 귀경본초 약물처방학』(1~3 편), 『색침』, 『장부상통법과 사관의 비밀원리 해설』, 『오 운육기 체질의학 비밀원리 해설』 시리즈 등으로 정리해 왔다.
진료실에 아이가 들어오면 나는 먼저 맥을 짚는다. 어른보다 빠르고 가벼운 아이의 맥은 쉽게 흔들리지만, 그 흔들림 속에 그 아이가 무엇을 타고났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좌우 맥이 다르고, 맥이 빠르면서도 힘이 없고, 미끄러우면서도 가늘다. 내가 아이들의 검진결과 통보서에 "우측은 양허로 인한 허양부월(虛陽浮越), 좌측은 음허로 인한 허열상승(虛熱上 昇)"이라고 적어 보낸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한 아이의 몸 안에 모자란 물과 꺼져가는 불 씨가 함께 들어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뼈대인 음허와 양허의 대조 구조는 그렇게 진료실에 서 아이들의 맥을 통해 저절로 세워졌다.
- 6 -우리 아이 병, 뿌리는 선천에 있다
2018년 마음터의 청소년들을 진료한 것을 시작으로, 나는 2019년부터 월계보건소와 연계해 상계3·4동 구립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건강관리를 맡았고, 2022 년부터는 노원 구 보건소, 보건지소, 노원구한의사회, 그리고 지역 아동센터와 연계한 아동한의약 건강관 리사업에 해마다 참여해 왔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키와 몸무게를 같은 시간에 재고, 키 백분위를 따져 성장이 더딘 아이를 고르고, 맥을 짚어 체질을 가리고, 한약을 두 제씩 지 어 먹이며 그해 가을에 다시 키를 쟀다. 해마다 만나는 아이들은 바뀌었지만 아이들의 몸이 말해주는 이야기는 놀랍도록 한결같았다. 잘 자라지 못하는 아이의 대부분은 뿌리, 곧 선천 의 신정(腎精)과 신음(腎陰)이 부족하였고, 그 위에 차가운 음식과 가공식품과 밤늦은 화면 이 겹쳐 비위의 불씨마저 꺾여 있었다. 이 책의 성장 관련 서술은 그 아이들에게 빚진 것이 다.
이 책을 쓰면서 내가 붙든 질문은 단 하나였다. "왜 이 아이는 이 병에 걸렸는가?" 같은 바 이러스에 노출되어도 어떤 아이는 가볍게 지나가고 어떤 아이는 경기를 한다. 같은 미세먼 지를 마셔도 어떤 아이는 멀쩡하고 어떤 아이는 코피를 쏟는다. 그 차이를 설명하는 것은 결국 그 아이가 무엇을 타고났는가, 즉 선천이다. 선천을 읽으면 병의 방향이 보이고, 방향 이 보이면 치료뿐 아니라 예방이 가능해진다. 아이가 크게 아프기 전에 부족한 곳을 먼저 채워주는 것, 그것이 소아 한의학의 진정한 힘이라고 나는 믿는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정직하다. 몸이 좋아지면 얼굴빛부터 달라지고, 잠을 잘 자고, 밥을 잘 먹고, 무엇보다 잘 웃는다. 진료실에서 그 변화를 보는 기쁨이 이 긴 집필을 끝까지 밀고 온 힘이었다.
어릴 때 한의학 공부를 하면서 늘 한의학 서적의 책 표지 뒷면에 적었던 "愛韓醫願平生"이 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한의학을 사랑하며 평생 하겠노라는 다짐이다. 한의학을 하면서 내 목숨 다하는 날까지 한 명의 환자라도 정확히 진단하고, 그 사람의 근본 문제를 맥과 선후 천 체질로 파악하여 자석요법, 스프링 색깔 자극요법, 침, 도침, 약침, 매선, 한약, 추나, 그 리고 이침 등으로 치료해 나가는 것이 나의 사명이다. 이제 그 사명의 맨 앞자리에 아이들 을 세운다. 해마다 진료실 문을 두드려 준 노원의 아이들과 보호자들, 그리고 사업을 함께 꾸려 온 보건소와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끝으로, 언제나 나에게 버팀목이 되어 준 어머니와 네 아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덧붙여 말하고 싶은 것은, 언제나 묵묵히 지켜봐 주시고 아직도 나를 위해 사랑으로 보듬
어 주시는 김사요자 여사님, 나의 어머님! 그리고 미국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자기들의 삶을 살고 있는 네 아이들(민정, 민지, 도길, 민아)에게 이 책의 출판을 기 념하여 마음을 전하고 싶다.
특히 5 대째다. 의학의 내용은 다르지만 늦게 입문하여 뉴욕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치과의사가 되어 좋은 의사 선생님이 되려 하는 장녀 민정, VCU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뉴
- 7 -우리 아이 병, 뿌리는 선천에 있다
욕에서 예술 타투이스트(tattooist)로 활동하는 둘째 딸 민지, 컬럼비아대학을 졸업한 후 헤지펀드 애널리스트(analyst)로 활동하는 셋째 아들 도길, 버지니아주립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의 JUSTWORKS라는 회사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는 넷째 민아, 모두 나의 자랑 이다. I'm proud of you! 내 새끼들~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
2026년 8월 7일 구루맥정당에서 한의학박사 구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