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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세상에서 가장 가깝지만 때로는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 딸 2장 어릴 때는 그렇게 다정하더니 왜 달라졌을까? 3장 왜 물어보는 말마다 짜증부터 낼까? 4장 왜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을까? 5장 왜 부모보다 친구의 말을 더 믿을까? 6장 엄마는 왜 딸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할까? 7장 딸은 왜 엄마의 말에 유독 예민할까? 8장 왜 엄마에게는 유독 심한 말을 할까? 9장 엄마와 딸은 왜 서로를 닮기 싫어하면서도 닮아갈까? 10장 딸은 왜 아빠와 점점 대화하지 않을까? 11장 아빠의 걱정은 왜 딸에게 간섭이 될까? 12장 딸은 아빠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13장 아빠와 딸도 다시 가까워질 수 있을까? 14장 착하던 딸이 갑자기 반항하기 시작했다 15장 왜 방문을 닫고 혼자 있으려고 할까? 16장 왜 휴대전화와 친구에게만 관심을 가질까? 17장 사춘기 딸과 싸우지 않고 대화할 수 있을까? 18장 다 키워놓았더니 부모를 귀찮아하는 걸까? 19장 왜 딸은 자신의 중요한 결정을 부모와 상의하지 않을까? 20장 왜 딸은 결혼과 연애 이야기를 불편해할까? 21장 결혼한 딸은 왜 친정과의 관계가 달라질까? 22장 왜 딸은 부모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할까? 23장 왜 딸은 지나간 일을 자꾸 꺼낼까? 24장 왜 다른 집 부모와 비교할까? 25장 왜 잘해줘도 고마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 26장 딸과의 대화에서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무엇일까? 27장 딸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 28장 딸과 갈등이 생겼을 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29장 멀어진 딸과 다시 가까워지는 방법 30장 딸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31장 부모도 딸에게 기대고 싶을 때가 있다 32장 좋은 부모가 되려다 완벽한 부모가 되려고 하지 마라 33장 딸은 결국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34장 딸을 이해하려고 했더니 비로소 내 마음도 보이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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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방문 앞에서 부모는 잠시 멈춘다. 노크를 해야 할까, 그냥 들어가도 될까. 어릴 때는 팔을 벌리면 달려와 안겼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묻지 않아도 들려주던 아이였다. 그런데 이제는 “응”, “몰라”, “그냥”이 대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부모는 무슨 일이 있는지 묻고 싶으면서도, 질문을 꺼내는 순간 방문이 닫히거나 표정이 굳을까 망설인다.
가까움은 이해를 보장하지 않는다. 서로를 오래 알고 있다는 믿음 때문에 상대의 마음을 이미 안다고 여기기 쉽고, 익숙함은 때때로 해석을 서두르게 한다. 부모는 지금의 딸에게 과거의 모습을 겹쳐 놓고, 자신이 걸어온 성장의 길을 딸도 똑같이 걷고 있으리라 상상할 수 있다. 딸을 이해하기 어려운 까닭은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랑만으로는 알 수 없는 마음의 시간이 서로 다르게 흐르기 때문이다. 부모의 사랑은 끼니를 챙기고, 늦은 귀가를 걱정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조언하는 행동으로 나타나곤 한다. 하지만 부모가 걱정해서 건넨 질문을 딸은 자신을 의심하는 말로 들을 수 있고, 도움이 되라고 한 충고를 자기 판단을 믿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선한 의도와 상대가 실제로 경험한 의미는 언제나 같지 않다. 딸이 짜증을 내거나 마음을 말하지 않을 때, 곧바로 사랑의 거부나 부모에 대한 무례로 단정하지 않아도 된다. 평범한 질문도 두 사람이 쌓아 온 관계의 맥락 속에서 들린다. 딸은 질문 뒤에 이어질 반응까지 예상할 수 있고,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평가받거나 고쳐질까 망설일 수 있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마음, 말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억, 부모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침묵에 함께 놓일 수도 있다. 마음을 열게 하는 요령을 찾기 전에, 딸이 자기 마음을 말해도 안전하다고 느낄 자리가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이해는 딸을 부모 뜻대로 바꾸는 일이 아니다. 딸의 대답이 부모가 바라는 모습과 다를 수 있음을 허용하고, 내가 아직 모르는 것이 있음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부모는 질문을 줄이고 조언 전에 허락을 구하며, 답을 재촉하지 않고 들을 수 있다. 잘못 짐작했을 때는 다시 묻고, 상처를 주었다면 변명보다 먼저 그 영향을 살필 수 있다. 작은 약속을 지키고 대화를 서두르지 않는 태도는 딸이 자기 속도로 다가올 여지를 만든다. 어릴 때의 다정함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관계의 모양을 바꾸고 있을지 모른다. 손을 잡고 함께 걷던 가까움이, 각자의 길을 잠시 걸은 뒤 다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가까움으로 옮겨가는 중일 수 있다. 부모가 할 일은 지나간 시절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곁에 있는 딸을 만나는 것이다. 딸을 놓아버리는 대신, 자기 삶을 살아가면서도 부모와의 관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믿을 만한 자리를 지키는 것. 그 자리는 통제가 아니라 신뢰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