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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프롤로그. 남자답게 살라는 말이 더 이상 답이 되지 않을 때
2장 남성성은 정말 사라진 것일까? 3장 현대 남성은 왜 자신을 잃어버린 것처럼 느낄까? 4장 강한 남자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5장 사랑과 관계 속에서 달라지는 남성성 6장 사회는 오늘날 남성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7장 잃어버린 남성성을 되찾아야 할까, 새롭게 정의해야 할까? 8장 오늘날 남자로 살아간다는 것 9장 에필로그. 나는 어떤 남자로 살아가고 싶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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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된 뒤에야 자신이 두려움을 말하는 법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한 남자가 있다. 아이가 태어난 날 그는 기쁘면서도 겁이 났지만, 가족을 걱정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 불안을 입 밖에 내지 못했다. 대신 육아용품을 주문하고 보험을 확인하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움직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말했다. “당신은 아무렇지 않아 보여. 내가 혼자 감당하는 것 같아.”
그는 가족을 지키려 했지만, 자신이 지키고 싶은 마음을 가족이 알아볼 수 있는 방식으로 보여 주지는 못했다. 강하다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것, 책임진다는 것은 걱정을 혼자 짊어지는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에게 필요했던 것은 더 굳은 결심이 아니라 두려움을 인정하고 함께 나눌 말을 찾는 일이었다. ‘남자답게 살아라’는 말이 한때 답처럼 들렸다면, 이제는 오히려 무엇을 해야 하는지 흐리게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남성성이 사라졌다는 말을 곧바로 사실로 받아들이거나 낡은 불평으로 밀어내지 않는다. 정말 사라진 것은 남성의 힘과 능력일까, 남자가 맡아야 한다고 믿었던 역할일까, 아니면 남성성을 한 가지 방식으로 정의하던 익숙한 기준일까. 과거의 남성을 더 강하고 분명한 존재로 미화하지도, 오늘날 남성의 어려움을 무시하지도 않으면서 남성성이 시대와 문화, 관계 속에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달라지는지 살핀다. 현대 남성이 자신을 잃어버린 듯 느끼는 까닭은 개인의 자신감 부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오래된 기대는 남아 있지만 일자리와 가족의 조건은 달라졌고, 관계에서는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의 선택을 존중하라는 요구도 커졌다. 익숙한 명령과 새로운 기준이 한 사람에게 동시에 주어질 때, 과거의 역할을 따르면 관계에서 고립되고 그 역할에서 벗어나면 자신을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지 막막해질 수 있다. 저자는 강함을 남을 이기거나 지배하는 능력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자신의 몫을 맡되 타인의 몫까지 빼앗지 않는 책임감, 감정이 치솟아도 행동을 선택하는 자기통제, 자신과 타인의 존엄을 함께 지키려는 태도를 성숙한 강인함의 한 모습으로 제안한다. 다정함은 약함이 아니며, 책임을 진다는 이유로 상대의 결정을 대신할 수도 없다. 사랑과 우정, 가족 관계에서 강함은 때로 앞으로 나서는 용기이고, 때로 상대의 말을 듣고 한 걸음 물러나는 분별력이다. 이 책이 권하는 것은 과거의 남자다움을 통째로 되찾는 일이 아니다. 책임과 용기처럼 이어갈 가치를 살피되 감정을 숨기고, 경제력으로만 자신을 증명하고, 타인을 통제하는 기준은 내려놓을 수 있는지 묻는다. 남성의 삶을 하나의 모습으로 재단하지 않고, 남성의 존엄과 여성의 존엄을 대립시키지 않으며, 각자가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책임지는 길을 탐색한다. 사라진 것은 남성성 자체가 아니라 ‘남자는 반드시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하나의 정답일지도 모른다. 오늘날 남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리에 생긴 질문을 외면하지 않고, 강인함과 다정함을 함께 지닌 삶을 매일의 선택으로 만들어 가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