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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을 기다리며
정순왕후의 기억
유동완 저
맑은샘 2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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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 말해지지 않은 흐름
기억
끝나지 않는 말
쪽이라는 거리
한양의 숨결
소리를 먼저 알다
첫 만남
종이를 보는 눈
정읍에서 온 사람 등등
2. 말이 만든 자리
서련이 지나간 자리
남겨진 이름
갖추어진 자리
정해진 이야기
갈라진 자리
기록의 빈자리
조용함의 다른 뜻
입에 오른 호칭 등등
3. 지워지는 이름, 이어지는 마음
상왕을 둘러싼 움직임
상왕의 곁을 지우는 사람들
재가가 내려오기 전에
이름이 죄가 될 때
이름이 궁을 떠나는 날
상왕이라는 이름이 거두어진 날
64인의 행렬 속으로 들어간 서련
궁을 떠나는 사람들
영도교, 돌아갈 수 없는 길 등등
4. 떠난 자리에서 시작된 삶
소문이 드리운 그림자
순흥에서 번져온 역모의 소문
알 수 없는 아버지의 행방
확인할 수 없는 진실
죽음이 되어 돌아온 소문
궁을 떠나, 내 삶의 자리를 정하다
사랑이라 부르지 못했던 마음
앞으로의 삶을 살아갈 자리
살아남기 위한 다짐 등등
5. 기억은 길을 따라 흐르고
평구도에 남은 의문
세 죽음을 잇는 하나의 길
기억으로 지키는 사람들
먼 곳에서 온 온기
그들도 결국 인간이었다
아무도 기록하지 않은 날
영월에서 건너온 증언
그리움은 늙지 않는다 등등

저자 소개 1

철학박사(한국외대)와 교육학박사(한양대) 학위를 받은 후 통섭적 지식을 쌓기 위해 이 책 저 책 뒤적거리거나 다양한 분야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아울러 그런 것들을 기반으로 한 저술에도 관심이 있다. 저서로는 「노랫말아 이야기 마중 가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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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150*215*20mm
ISBN13
9791193857472

책 속으로

처음 이곳에 왔을 때만 해도 야산 마루에 이르는 길쯤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세월은 누구도 비껴가지 않았다. 어느새 중간에서 몇 번이고 걸음을 멈추어 숨을 고르게 되었고, 나무줄기나 가지를 붙잡고 잠시 쉬어 가는 날도 많아졌다. 그러다가 다시 시간이 흐르자, 이제는 혼자 오르는 일조차 쉽지 않게 되었다. 시녀들이 양옆에서 내 팔을 받쳐 주어야만 언덕을 오를 수 있었다. 가끔은 내 걸음이 느린 것인지, 그녀들의 걸음이 느린 것인지 알 수 없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재촉하지 않았다. 그저 잠시 멈추어 서서 숨을 돌리고, 다시 천천히 야산을 올랐다. 마치 흘러가는 세월을 거스를 수 없음을 이미 오래전에 받아들인 사람들처럼.

그 세월 동안 다섯 왕이 나라를 다스렸다. 세조 전하, 예종 전하, 성종 전하, 연산군, 그리고 중종 전하. 그 긴 세월 동안을 지나며 궁궐의 주인은 여러 번 바뀌었고, 세상 또한 적지 않게 변하였다. 젊었던 이들은 늙었고, 늙었던 이들은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강과 산은 그대로였고, 그 품 안에 잠든 이들의 평온만은 변함이 없었다. -280p

출판사 리뷰

역사를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시간을 살아보는 소설

빠르게 읽을수록 놓치고, 천천히 읽을수록 선명해지는 역사소설이 있다. 『단종을 기다리며』는 단종의 비극을 따라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시간과 사유를 복원하는 작품이다. 말 한마디가 권력이 되고, 침묵 하나가 생사를 가르며, 표정과 시선마저 읽어야 했던 시대. 사람들은 드러난 사실보다 감춰진 뜻을 헤아리며 하루하루를 견뎌야 했다. 이 소설은 그 느린 호흡을 끝까지 따라가며 독자를 역사 한가운데로 이끈다. 읽는 동안 우리는 역사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 그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된다. 이것이 『단종을 기다리며』가 선사하는 가장 깊은 몰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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