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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주의자
박혜민 저
심연 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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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여는 글

1부 기억하고 사랑하는 일

창문, 너머에는 · 기억의 얼굴 ·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병 · 가다, 서다 · 그런 나라서 · 진물이 흐를 때 · 볕 아래 슬픔 · 울 수 있는 사람 · 사랑의 허용값 · 나라는 책 · 모든 것을 가진 자 · 서로의 증인 · 힘껏 다툰 후 · 나의 절대

2부 다시 찾는 자리

힘을 풀고, 천천히 · 멀리, 곧게 · 잃어야만 볼 수 있는 것들 · 외줄에 매달린 빨래처럼 · 맨발이 되어 · 달아나도 다시 · 분주한 고요 · 맑히는 시간 · 글자의 집 · 사이와 중점 · 지나야만 · 경계에서 · 이름을 부를 때 · 겹을 찢고

3부 어제와 내일 사이

변화의 속살 · 포착하는 마음 · 생의 교차점 · 손톱을 자르며 · 열 수 없다면 · 자라는 밤 · 여한 없도록, 후회 없도록 · 죽은 줄 알았는데 · 겉흙이 마르면 · 늦어서 좋은 것들 · 우리의 눈 맞춤 · 미지의 오늘 · 빈손의 역설 · 그믐의 마음

닫는 글

저자 소개 1

문장과 사람을 오래 바라보아 온 편집자이자 인터뷰어. 지나간 일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기억과 관계와 사물 앞에서 자주 멈춘다. 한때 이해했다고 생각한 것을 다시 들여다보고, 이미 끝난 일에서도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공부했다. 수년간 대학에서 출판기획을 강의했으며, 《가이드포스트》 객원기자로 활동해 왔다. 현재 작가이자 편집자로서 글을 쓰며 책을 만들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이안의 비밀 지도》, 《그리스 로마 신화 독해 100》을 비롯한 여러 어린이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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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125*190*20mm
ISBN13
9791199356009

책 속으로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귀에 들리지도 않지만, 때로는 보이고 잡히고 들리는 무엇보다 분명하고 또렷하게 전해지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그것은 표정이나 몸짓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글이나 노래에 실려 전해지기도 한다. 드물게는 그저 ‘느낌’으로 공기 중에 스며들기도 한다. 나는 수시로 그런 마음들을 느낀다. 내게 말 걸어 온 마음들로 인해 나는 웃고 울고,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pp.4~5 「여는 글」 중에서

사랑이란 걸 시작하기도 전에, 어쩌면 훨씬 전부터 ‘이별’을 알아 버린 나는 관계를 시작할 때면 이별부터 준비하는 버릇을 들인 것이었다. ‘영원한’ 관계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불신이 잠재해 있었던 탓인지도 모르겠다. 매 순간 이별을 준비하며 사랑하느라 행복한 순간들을 허송했던 미련한 모습도, 언젠가 다가올 이별이 두려워 먼저 엔딩을 선언하곤 했던 이기적인 모습도, 부정할 수 없는 내 모습이었다.
---p.27 「1부 기억하고 사랑하는 일 / 가다, 서다」 중에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허허벌판에 선 뒤, 더 말갛고 또렷한 얼굴로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었다. 나를 둘러싼 ‘무엇’을 떨쳐 버린 나는 도리어 가장 나답게 존재할 수 있었다. 그 광막한 벌판을 벗은 발로 서성이며 아무것도 아닌 나를 더욱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될까 봐 전전긍긍 붙들었던 그 ‘무엇’들이야말로 진정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 자신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그 무엇들이 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스스로 결정하는 순간, 그것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것이었다.
---p.104 「2부 다시 찾는 자리 / 맨발이 되어」 중에서

아득하리만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도착하는 응답이 있다. 어느새 잊은 듯이 희미한 기억을 가르며 침투하는 고요한 응답이다. 그런 것들이 있지 않은가. 늦어서 좋은 것들. 아니, 늦을수록 더욱 좋은 것들. 언제였는지도 모를 아득한 어느 날에 입술로 고백한 어떤 소망은 오랜 시간을 통과해 어렴풋이 형상을 드러내기도 한다. 오래도록 품고 무르익히며 숙성하는 시간을 관통해야만 닿을 수 있는 일들.
---p.194 「3부 어제와 내일 사이 / 늦어서 좋은 것들」 중에서

진심 어린 포옹. 독일말의 중후한 울림. 청초한 백합 한 송이. 엄마의 주름. 맥박이 전해지는 손목. 사랑하는 이의 까슬한 턱수염.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한 알의 씨앗. 달콤한 바닐라 향.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가을 하늘. 상념에 잠긴 이의 골똘한 옆얼굴. 단정한 인사. 상기된 두 뺨. 나만 아는 비밀 아닌 비밀. 언젠가는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겨질 오늘.
---p.214 「닫는 글」 중에서

출판사 리뷰

지났기에, 지나왔기에
“의미는 언제나 일정 시간이 흐른 후에야 깨닫게 된다.”

인생의 다음 페이지를 쉬이 넘기지 못하는 시기가 있다. 어떤 마음은 한 시절에 발이 묶인 채 도무지 다음을 내다볼 수 없기도 한 것이다.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도무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일들 앞에 인간은 오래 머문다. 그 마음이 미련이든 애틋함이든, 그 감정이 시리든 뭉클하든, 오래 머물게 되는 인생의 어느 장면이 누구에게나 있다. 저자는 그 장면들을 애써 외면하지 않고 골똘히 바라본다. 그는 오래 마음에 남아 있던 기억과 사람, 사랑과 상실,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다시 불러내고, 그 속에서 의미를 더듬는다. 시린 서울의 천변에서 바라본 건물 창가들의 불빛, 규정 짓지 못한 관계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하염없이 걸었던 올레길, 힘껏 다투고도 결국 애틋함으로 돌아가는 사랑, 천문대에 올라 셔터를 누르고 숨죽이며 기다리던 그믐밤까지. 그 장면 앞에 다시 멈춰 서서, 그때는 보지 못했던 것을 바라본다. 지났기에, 지나왔기에 정면으로 응시하게 된 과거들. 이미 지나간 시간을 새로운 눈으로 읽어 가며, 생의 흔적 속에서 희미하게 깜빡이던 의미를 발견하고 마주한다.

‘사이’에서 문장과 사람을 읽는 시간
“닿을 수 없음 속에서 여기와 저기, 그 사이 어딘가를 서성이며 무수한 의미를 길어 왔다.”

거듭 삶을 읽어 온 저자는 20여 년간 숱한 문장을 만져 온 편집자이자,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온 인터뷰어다. 하나로 고정된 일에 머무르지 않고 경계에서 길을 찾아온 그가 다시 읽은 삶의 장면들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저자는 삶을 쉽게 설명하거나 하나의 답으로 매듭짓지 않는다. 대신 오래 바라보고, 기억하고, 문장으로 더듬어 본다. 사랑했으나 닿지 못한 마음, 잃은 뒤에야 알게 된 사실, 지난 뒤에야 보게 된 것, 오늘을 살아 내며 새롭게 발견한 감각까지. 저자는 말한다. 삶의 의미가 언제나 사건과 동시에 찾아오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아주 늦게 우리에게 도착한다는 사실을. 저자가 오랜 시간 쓰다듬어 온 문장과 사람을 만나며 쌓아 온 기억은 한 권의 책 안에서 다시 놓이고 이어진다. 타인의 말과 글을 다듬던 사람이 통과해 온 기억과 사랑, 상실과 후회. 그 조용한 궤적을 따라가는 동안 자신의 기억 속에도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장면과 마음이 남아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추천평

매 순간 의미를 찾아야 살아 낼 수 있었던 나의 정체에 꼭 맞는 이름을 드디어 찾았다. 의미주의자! 지나온 시간 속에서 이토록 섬세하게 의미를 캐낼 수 있다니 놀랍고도 희망적이다. 성취와 인정 너머 자신만의 의미를 찾는 이들에게 깊이 가닿을 책! - 강미정 (KCL마음케어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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