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I 안전 유산
유산 서문Legacy prologue 안전의 다양한 정의들Assorted definitions of safety 보다 새로운 안전 정의Newer definitions of safety 안전 만트라The safety mantra 하인리히 도그마The Heinrich dogma 안전-II와 비전 100(비시오 켄툼)의 논리 The logic of Safety-II and visio centum 안전하게 관리하기Managing safely 유산 에필로그Legacy epilogue II 복잡성의 난제 복잡성 서문Complexity prologue 복잡성의 현대적 사용The modern use of complexity 모놀리식 설명에 대한 선호The preference for monolithic explanations 안전의 세 시대The three ages of safety 복잡성의 잠재적 근원Potential sources of complexity 복잡성 역설The complexity paradox 복잡성 에필로그Complexity epilogue III 사고조사의 무용성 무용성 서문Futility prologue 안전과 학습Safety and learning 원인들의 문제점The problems with causes 다르게 조사하기Investigating differently 여러 원인에 대한 가설들The hypothesis of different causes 모형론과 방법들Models and methods IV 시스템 역량 관리 관리 서문Management prologue 첫 번째 유형의 지식: 현재 위치는 어디인가? First type of knowledge: what is the position? 약한 신호, jnd 및 변화 맹시 Weak signals, jnd, and change blindness 두 번째 유형의 지식: 목표는 무엇인가? Second type of knowledge: what is the goal? 세 번째 유형의 지식: 수단은 무엇인가? Third type of knowledge: what are the means? 테스트-실행-테스트-종료(TOTE)Test operate test exit(TOTE) 변화 만들기: PDSAMaking changes: PDSA 변화 관리로서의 실행 연구(단계의 나선) Action research as change management(the spiral of steps) 필요 다양성의 법칙The law of requisite variety: LoRV 베이컨 사이클?The Bacon cycle? 네 가지 시스템적 역량The four systemic potentials 미래에 대한 생각들Thoughts about the future 역량 평가Assessing the potentials 관리 결언Management epilogue V 종결부: 점 연결하기 종결부 서문Coda prologue 안전-III는 어떠한가?How about Safety-III? 표준의 매력The allure of standards 과학적 관리Scientific management 왜 안전(safety)이 아니고 안전하게(safely)인가? Why safely rather than safety? 탄력성과 실패Resilience and failure 수식어로서의 안전Safety as a modifier 대안적 접근법들Alternative approaches 안전하게 관리하기는 무엇에 기반해야 하는가? What should managing safely be based on? 필요 상상력Requisite imagination 사건과 비사건Events and non-events 종결부 에필로그Coda epilogue 감사의 말Acknowledgments 종합 에필로그General epilogue 참고 문헌 |
문상일의 다른 상품
|
저자 홀나겔 박사를 처음 만난 것은 1995년 요코하마에서 열린 어느 학회에서였다. 우동으로 점심을 하면서 그는 내가 새로 설계한 원전에서의 인적 수행도 분석 모델을 검토해 주었다. 그 후 우리는 자주 마주치게 되었고, 나중에는 아예 다음 해엔 어느 학회에 참가할지 의논해서 함께 가게까지 되었다. 열서너 살이나 손위인 그와 그렇게 잘 통한 이유는 우리의 배경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둘 다 당시에는 어느 나라에나 희소했던 인지공학에 몸담고 있었으며, 둘 다 그 분야에서는 또 드물게도 전산 개발자로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해엔 내가 그가 있는 스웨덴의 대학에서 3주를 머물기도 했고, 그가 카이스트에서 2주를 머물기도 했기에 서로의 가족도 다 알고 지내고 있다. 그러나 만남이 많았던 진짜 이유는 내가 그를 늘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 중 하나로서 존경했기 때문이다. 그는 몰랐어도 나에게 그는 멘토였다.
그런데 어느 조촐한 저녁 식사에서 그가 자기 멘토라고 말하는 사람 여럿을 보았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학자들이었다. 그는 학문의 길은 무소의 뿔같이 앞서서 개척하면서도 결국 주변의 모두를 이끌어 가는 엄청난 친화력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저 학문과 인생의 좋은 선배였던 그가 내 학문과 일의 줄기를 그렇게 바꾸어 놓을 줄은 알지 못했다. 결과만 이야기하면, 그 때문에 나는 교수직에서 은퇴한 지 꽤 지난 지금 아직도 일을 하고 있다. 1980년대와 90년대 안전과학 분야에서는 정상사고 개념, 제임스 리즌의 휴먼 에러와 안전문화 이론, 라스무센의 인지시스템 분석론 등 시스템 공학적인 관점이 축적되며 숙성되고 있었다. 혁명의 화산은 2003~2006년 기간에 분화했다. 홀나겔 박사는 데이비드 우즈 등 당시 최고의 시스템안전학자들과 함께 안전탄력성(레질리언스) 공학을 창시하였고, 그 철학적 토대로서 기존 관념과 관행을 완전히 뒤집은 안전-II라는 패러다임적 변화를 선언하였다. 이 변화는 토마스 쿤이 말한 진정한 과학 패러다임 전환의 가장 최근 사례일 것이다. 오늘날 이 전환의 경계와 새로운 언어를 모르면서 ISO나 국제 안전기관의 문서를 읽거나 학술 연구 논문을 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90년대에 이미 그는 시스템 안전 분야의 가장 유명한 개척자였다. 안전을 조금이라도 담당해 본 독자들이라면 방지벽 개념이 빠진 안전 시스템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방지벽 이론의 주창자가 바로 홀나겔이다. 인간신뢰도 쪽을 아는 사람들은 인지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1세대 인간신뢰도 모델을 비판하며 제시되어, 현재까지도 최고의 모델로 인정받는 CREAM 모델에 대해 들었을 것이다. 그 역시 홀나겔의 창안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쌓아 올린 권위를 스스로 버리면서도 이 혁명에 매진했다. 같이 제주도를 여행하던 어느 날 아침 식사 때 나는 그의 전작을 인용했고 그는 “xx년도 이전에 내가 쓴 것은 틀린 것이다”하고 말해서 놀랐었다. 그런데 그날 오전에 제주의 유명 분재 농원을 같이 보러 갔는데, 그 입구에 놀랍게도 “분재는 뿌리를 잘라주지 않으면 죽고, 사람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빨리 늙는다”라고 써 있었다. 그것을 그에게 번역해주며 당신은 그래서 언제나 젊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그는 명예나 체면에 연연함이 없이 오직 학문적 진실 자체에 집중하는 절제를 가지고 있다. 그가 논쟁에서 양보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만해서가 아니라 충실해서인 것이다. 그의 천재성은 아마 그런 충직한 마음 안에 담겨 꽃을 피우는 것 같다. 이 책은 그러한 진실 탐구의 마음을 그대로 내보이는 책이다. 그러면서 안전을 둘러싼 우리들의 관념의 뿌리도 드러내 보인다. 옛 패러다임을 파괴한 선구자답게 이 책에서 저자는 ‘왜’, ‘왜’를 거듭한다. ‘왜 사고를 막아 안전을 이루겠다는 것이 어리석은 일인가?’, ‘왜 사고조사는 할수록 어려워지는가?’, ‘왜 매뉴얼로 안전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한가?’, ‘왜 우리는 시스템을 미리 조정하는 데 무능한가?’ 하고 묻는다. 계속해서 ‘왜’를 묻고 스스로 친절하게 대답하고 있는 저자 앞에서 “‘왜’는 됐고, ‘어떻게’를 빨리 내놓으라”고 다그치는 것은 무례할 뿐 아니라 무지한 일이다. 하나의 ‘왜’는 수없이 많은 ‘어떻게’를 만들 권리를 우리에게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새 관점으로 해야 할 일을 종합하여 그는 이 책에서 ‘안전을 관리하려’ 하지 말고 ‘안전하게’ 관리하라고 한다. 무엇을 안전하게 관리할 것인가? 생산을 중심으로 한 평소 시스템의 전체 활동이 그 목적어이다. 공장 전체의 활동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과 ‘공장의 안전’을 관리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공장의 안전’이라는 것이 보이지 않는 허상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의 필생의 사자후인 ‘안전-II(Safety-II)’의 핵심인 ‘성공을 늘리는 노력’을 진지하게 해야 한다는 말의 수사적 변형이다. 실패를 줄이려는 노력과 성공을 늘리려는 노력은 다른 것을 보고 다른 것을 추구한다. 구멍만을 찾으며 보이는 대로 틀어막으려는 일을 할 것인가, 애초에 흐름을 건강한 범위에 두려고 노력할 것인가는 관심을 두는 시점도 방법도 다르다. 그래서 안전-I과 안전-II는 각자의 일을 다른 곳에서 하지, 싸우지는 않는다. 문제는 우리가 어느 것을 중심으로 하느냐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자는 사람의 일탈을 주목하고 절차와 수칙을 강화하려 한다. 후자는 사람이 평소에 하는 일의 방식이 지혜로운 적응의 결과를 포함한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끊임없이 조직적 행동으로 승화시키려 한다. 당연히 평소의 일에 대한 개선이 자료가 많고 일이 쉽고 비용이 싸고 효과가 크다. 내용을 모르면서 짐작을 빨리 하는 사람들은 전통적 안전 방식인 안전-I을 먼저 하고 그것이 어려운 수준에 가서 고급 옵션인 안전-II를 적용하는 순서를 떠올리기 쉽다. 누군가 이 책을 읽고 정말 이해했다면 그 반대 순서가 당연해 보일 것이다. 조각을 하더라도 먼저 본체의 큰 모양을 잡고, 부분을 만들고, 그리고 표면을 처리하는 것이 당연한 순서이다. 안전-II는 시스템 활동(생산)의 본체를 다루므로 나중에 하려고 미루어 둘 일이 아니다. 따라서 ‘안전하게 관리하라’는 촉구는 우리가 더 이상 새로운 지침이나 도구가 배달되기를 기다릴 수 없는 소명이다. 그것은 관점을 바꾸어 모든 것을 다시 검토하고 다르게 실행하라는 것이다. 패러다임 전환은 그 진실의 꼬투리라도 보이면 최우선의 급선무가 된다. 방향이 틀린 길로 더 달릴수록 더 틀어지고 더 늦어지기 때문이다. 사고 분석을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는가? 위험 평가를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는가? 생산팀의 안전을 그런 식으로 감독하는 것이 맞는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책에서 스스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를 이해했다면 실행의 방법은 각자의 생각대로이다. 독자에게 좋은 소식은 이 책은 그의 전작들을 모두 읽지 않았어도 거의 문제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 덜 좋은 소식은 지적인 탐구를 사치로 생각하거나 골치 아파하는 독자에겐 쉽지 않은 고갯길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좋은 소식은 그 길을 충실하게 갈수록 독자는 이 한 권만으로도 높은 산에 올라 안전 과학의 전모와 오류의 뿌리, 그리고 이미 열리고 있는 새로운 안전의 길을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독자는 매 페이지를 넘기면서 스스로 현명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 중요한 책의 번역이 역자의 게으름으로 늦어진 것에 대해 오랜 벗이자 스승이었던 홀나겔 박사와 안전의 새 물결을 갈망하는 독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2026. 10 윤완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