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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본문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1 만자 (종이책 기준 약 20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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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이렇게 해서였다. 렛티와 나는 창가에 나란히 앉아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우리 교구 목사님의 가족을 위해 만드는 상복 작업이었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집으로 보내야 했다. 렛티가 말했다. "제인 언니, 해가 이제는 그만 빛나는 것 같아. 모든 게 너무 칙칙해 보이지 않아?" 나는 신경 쓰지 않고 바느질을 계속했다. 아직 한 시간쯤은 더 밝을 거였다. 렛티는 이마를 짚더니 아픈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나는 렛티더러 잠깐 정원에 다녀오라고 권했다. 하루 종일 바느질만 해와서 렛티도 피곤했겠지만, 사실 나도 피곤했고 눈이 몹시 시렸다. 렛티는 꽃밭을 따라 걸으며 장미를 몇 송이 꺾어 창문을 통해 내게 건네주었다. 당시가 7월 중순쯤이었을 것이다. 그러고는 우리가 드레스 마무리에 쓸 장식을 사러 읍내까지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나는 렛티가 집에 머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가게 다 닫았을 텐데"라며 만류했으나, 렛티는 내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그냥 길을 따라 나가 버렸다. 렛티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나는 막 창문을 닫고 촛불을 붙이던 참이었다. 렛티가 말했다. "술 장식은 못 구했어, 언니." 그리고는 모자를 찬장 위에 내려놓더니 다시 바느질을 집어 들었다. 렛티가 다섯 분쯤 바느질을 하다가 손을 무릎에 내려놓았을 때, 얼굴에 아주 이상하고 절망적인 표정이 떠올라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왜 그래, 렛티? 무슨 일 있었어?" 나는 무슨 일인지는 잘 몰라도 불길한 예감에 물었다. 렛티는 한동안 말없이 침울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급히 말했다. "그냥 지금 말하는 게 낫겠어, 언니... 나, 앞이 안 보이게 될 거야." 내 바느질이 바닥에 떨어졌고, 나도 모르게 놀라 소리를 질렀다. "너무 걱정하지 마, 제인 언니.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렛티가 덧붙이듯 말했다. "그건 네 기분 탓일 거야, 렛티. 내일 아침에 너 데리고 내시 박사님께 다시 가 볼 거야. 대체 뭘 근거로 그런 생각을 한 거야?" 나는 이것도 렛티 특유의 신경성 기벽이라고 생각했다. 렛티는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꽤 애지중지 키우셨고, 그래서 종종 제멋대로인 데가 있었다. "아무 소용 없어, 제인 언니. 내가 이미 내시 박사님에게 직접 갔었어. 박사님이 분명히 말씀하셨어. 나 앞 못 보게 된다고. 벌써 두 번이나 갔었거든. 무슨 일이 닥칠지 알고 있었어. 아, 제인, 이제 우린 어떻게 해, 정말 어떻게 하면 좋아..." 지금껏 꾹 참던 렛티가 이 대목에서 무너져서, 얼굴을 식탁에 묻고 큰 소리로 흐느꼈다. "다 괜찮을 거야. 우선, 난 내시 박사님 말이 맞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리고 널 데리고 런던에 있는 이름난 의사한테 갈 거야. 그 의사 진단을 듣기 전까지 나는 네가 평생 앞이 안 보일 거라 믿지 않을 거야." 그 말을 듣고 렛티는 조금은 힘을 얻은 것 같았다. "런던까지, 언니? 근데 돈은 어디서 나?" 렛티가 물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어떻게든 방법이 있을 거야." 당장은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았지만, 뭔가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단단한 믿음이 내 안에 있었다. 렛티가 다시 바느질을 들려고 하기에 나는 말렸다. "오늘은 더 바느질하지 마, 렛티. 옛 피아노 치고 노래나 부르고, 바깥바람도 쐬어. 네가 너무 집 안에만 있었어. 얼굴도 전보다 많이 창백해졌으니까. 오늘은 착하게 일찍 자라. 나 혼자 할 수 있어." "근데 아직 마쳐야 할 게 많잖아, 제인 언니." "이제 네 손은 안 대도 돼, 렛티. 그러니까 내 말 듣고 잘 자라, 그리고 뽀뽀해 줘." <추천평> "평범한 여성들의 노동과 가난, 질병과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자매 사이의 헌신과 당시 발전하던 의학이 가져온 새로운 희망을 함께 담아낸다. '언니, 세상이 보이지 않아'는 세상의 빛을 잃어가는 동생과 그 곁을 지키는 언니를 통해,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도 서로를 사랑하고 돌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따뜻한 빅토리아 시대의 이야기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