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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보완이 아니다. 논문에 빠진 것을 메우려고 쓰는 책이라고 처음에는 생각했다. 그런데 그러기에는 빠진 것이 너무 많았고, 빠진 것마다 또 다른 빠진 것을 불러와서 끝이 없었다. 빠진 것을 다 적기로 하면 책은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시점부터는, 이 책 또한 무언가를 적지 않기로 결심하면서 적게 됐다. 그렇지 않으면 적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이 책에서 적지 않은 것은, 적지 못한 것이 아니라 적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것 또한 책의 일부다. 어쩌면 그것이 책의 가장 큰 부분일 것이다. 적힌 것은 그저 적힌 것이고, 적지 않은 것이 그것을 둘러싸고 있다. 둘러싼 것을 읽지 않기로 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고, 그것을 함께 읽으려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책은 같다.
--- p.17 파티가 끝나면 언제나 먹다 남은 음식과 여분의 어지러움이 생긴다. 주최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모습을 보며 다들 자리를 즐기다 갔을 거라 믿는 것뿐이다. 테이블을 닦고 분리수거를 하며 참 귀찮은 일이다 중얼거리면서도 혹시 부족한 것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는 것이 그동안 내가 겪은 진심에 가깝다. 언젠가 그런 구구절절함을 다룬 책을 만들고 싶단 생각을 했다. 과잉되고 넘친 이야기, 너무 시덥잖아 이런 것도 책이냐 할 수 있는 종이 뭉치. (중략)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도 자신의 이야기를 서스럼없이 전해 주었으면 좋겠다. 숫자나 트로피로 치환할 수 없는 자신만의 경험을 쓰고 읽고 나누는 순간이 모두의 삶에 대체할 수 없는 의미를 더해줄 거라 믿는다. 이 책을 읽은 누군가가 ‘이런 것쯤은 나도 하겠는데’, 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경험을 맘껏 적어 올려준다면 사실 가장 기쁜 일일 것이라 생각하면서. --- p.1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