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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비가 그친 다음에도 움직이는 물
1장. 비가 땅속으로 들어가는 길 1절. 빗물의 서로 다른 행선지 2절. 젖은 흙과 충전되는 대수층의 차이 3절. 같은 강우량, 다른 침투 4절. 함양량이라는 조심스러운 추정 2장. 물을 품는 지층의 구조 1절. 공극은 저장하고 연결된 틈은 전달한다 2절. 자유면대수층과 피압대수층 3절. 균열 암반과 석회암의 빠른 길 4절. 단면 하나로는 보이지 않는 이질성 3장. 지하수 흐름을 정하는 수두 1절. 땅의 경사와 지하수면의 경사 2절. 압력이 보이지 않는 경사를 만든다 3절. 다르시 법칙이 알려 주는 것 4절. 계산된 흐름과 실제 경로 사이 4장. 물속에 겹쳐 있는 시간 1절. 천천히 간다는 말의 정확한 뜻 2절. 균열과 우회로가 만드는 속도의 예외 3절. 지하수 나이와 추적자의 단서 4절. 한 번의 폭우와 수십 년의 변화 5장. 샘과 하천으로 되돌아오는 물 1절. 샘이 나타나는 지질의 경계 2절. 비가 없어도 하천이 흐르는 이유 3절. 하천이 물을 얻는 때와 잃는 때 4절. 지하수에 기대 사는 습지와 생물 6장. 물의 성분이 기록한 지하 여행 1절. 암석과 만난 물의 화학 2절. 수온·전기전도도·산도의 다른 의미 3절. 산소가 적은 물에서 생기는 변화 4절. 맑은 물과 안전한 물 사이의 거리 7장. 관정 하나가 흐름을 바꿀 때 1절. 우물이 보는 지하수의 일부 2절. 양수로 생기는 수위 저하 3절. 대평원 대수층이 남긴 장기 기록 4절. 취수의 비용이 하천에 나타나는 시간 8장. 토지 이용이 지하에 남기는 흔적 1절. 도시의 포장과 물의 경로 변화 2절. 농업용수와 되돌아가는 물 3절. 인공함양의 가능성과 품질 조건 4절. 개발 전후 물수지 비교의 주의점 9장. 오염물질이 뒤늦게 도착하는 방식 1절. 지표의 배출이 관정까지 이르는 길 2절. 이류·분산·흡착이 만드는 오염 확산 3절. 질산염·유기용제·비소의 다른 경로 4절. 한 번의 검사와 정화 판단의 한계 10장. 해안과 가뭄의 경계에서 1절. 담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자리 2절. 화산섬 제주를 읽을 때의 조건 3절. 낮아지는 수위와 지반 침하 4절. 기후 변동 앞에서 다른 시간 규모 11장. 관측자료로 보이지 않는 물 읽기 1절. 관측정 위치보다 먼저 볼 정보 2절. 한국의 공개 수위·수질 자료 찾기 3절. 강우와 수위 변화를 같은 시계열에서 4절. 점자료를 지도와 해석으로 옮길 때 12장. 지하수를 지키는 판단의 순서 1절. 퍼 올릴 수 있는 양과 남겨야 할 물 2절. 수량·수질·생태를 함께 고려하는 관리 3절. 예측모형의 정교함과 불확실성 4절. 공개자료로 시작하는 안전한 시민 관측 에필로그. 보이지 않는 흐름에 시간을 돌려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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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는 비가 많이 오는 지역에만 중요한 물이 아니다. 사람은 관정에서 물을 끌어올려 마시고, 밭에 대고, 물 부족을 견딘다. 보이는 하천의 물도 여러 곳에서 지하수가 내보낸 물로 유지된다. 유네스코가 2022년 세계 물 개발 보고서의 제목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기’로 정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지하수는 지구의 액체 상태 담수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그 규모가 크다는 사실만으로 아무 데서나 마음껏 꺼내 쓸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관측의 어려움은 이 장면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다는 데 있다. 한 관정에서 수위가 올라갔다고 해서 주변 모든 땅에 물이 넉넉해진 것은 아니다. 수위가 내려갔다고 해서 곧바로 영구 고갈이 시작되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수위의 기준면, 관정의 깊이, 비가 내린 시기, 인근의 양수, 지층의 연결 여부를 알아야 한다. 수질도 마찬가지다. 맑거나 차갑다는 인상은 마실 수 있는지의 판정 기준이 아니다. 물의 성분을 분석하고 해당 용도의 기준과 비교해야 한다. 이 책을 읽기 위해 지질 조사 장비나 위험한 현장 실험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염이 의심되는 우물에 접근하거나, 동굴·하천 바닥·굴착지에서 물을 시험할 이유도 없다. 국가와 연구기관이 공개한 관측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중요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같은 곳의 수위는 같은 계절에 어떻게 달라졌는가. 비가 온 날과 수위가 움직인 날에는 얼마나 간격이 있는가. 염소이온이 늘었다면 해안의 영향인지, 다른 원인이 가능한지. 이런 질문은 단번에 답을 주지 않지만 잘못된 확신을 줄인다. 땅속 물의 방향을 알려면 먼저 무엇이 실제로 땅에 들어가는지 알아야 한다. 비가 많이 온 해에 지하수가 얼마나 늘었는가라는 질문은 겉보기보다 어렵다. 빗물 가운데 대수층에 도착한 물만 세어야 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물의 행방과 보이지 않는 물의 행방이 갈라지는 첫 경계로 들어가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