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불교의 길은 하나의 화살표가 아니다
1장. 한 종교, 여러 불교를 읽는 방법 1절. 하나의 이름이 가리는 여러 공동체 2절. 전승과 역사 기록 사이의 거리 3절. 언어와 장소가 바꾸는 증거의 모양 2장. 북인도의 붓다와 초기 수행 공동체 1절. 붓다의 시대를 둘러싼 확실성과 공백 2절. 고통과 해탈이라는 공동 질문 3절. 출가와 재가가 함께 이룬 승가 3장. 입에서 사본으로 이어진 여러 경전 1절. 암송으로 기억된 가르침의 조직 2절. 결집 이야기와 역사적 침묵 3절. 니까야와 아함이 남긴 겹침과 어긋남 4장. 부파와 대승, 인도에서 갈라진 해석의 길 1절. 교단의 갈림과 율장의 여러 계통 2절. 보살의 길과 대승경전의 복수 기원 3절. 공과 자비를 둘러싼 해석의 다양성 5장. 스리랑카에서 자리 잡은 팔리 전승 1절. 왕의 후원과 전래 연대기의 이야기 2절. 팔리 정전이 권위가 된 과정 3절. 승가의 계승과 재편 6장. 동남아시아에서 만난 바다와 왕국과 사원 1절. 무역항과 강 유역의 초기 불교 2절. 몬 지역에서 왕국 불교로 3절. 오늘의 국경으로 읽을 수 없는 전승 7장. 간다라와 중앙아시아, 번역 이전의 연결망 1절. 간다리어 사본과 사리의 흔적 2절. 복수의 길을 건넌 사람들 3절. 돈황 자료가 뒤집은 익숙한 이야기 8장. 한문 번역이 다시 만든 중국의 불교 1절. 한문으로 옮긴 낯선 세계 2절. 경전을 배열하는 교학의 기술 3절. 선과 정토가 함께 있는 수행 9장. 한반도에서 이어지고 다시 엮인 불교 1절. 삼국의 수용과 신라의 교학 2절. 고려의 선과 대장경 3절. 조선과 근대의 다시 짜인 승단 10장. 일본에서 분화한 수행과 공동체 1절. 백제 전래를 둘러싼 두 연대 2절. 나라와 헤이안의 사원·교학 3절. 가마쿠라의 정토·선·일련 11장. 티베트와 몽골의 경전·의례·계보 1절. 고원으로 들어온 두 차례 전승 2절. 강규르·텐규르와 전승 계보 3절. 밀교를 둘러싼 이해와 오해 12장. 세계의 불교, 다시 만나는 여러 길 1절. 식민지와 근대의 새로운 불교 언어 2절. 이주와 디지털 시대의 만남 3절. 공통점과 차이를 함께 읽는 기술 에필로그. 여러 길의 역사에서 공통의 질문을 발견하다 |
|
경전에는 수행자가 풀어야 할 문제가 담겨 있고, 비문에는 특정 장소와 행위를 기억하게 하려는 의도가 남아 있다. 사본은 내용을 전하면서도 그 내용을 옮긴 손과 재료의 흔적을 갖는다. 이 자료들을 한데 모으면 어느 하나만 읽을 때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빈틈까지 저절로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아는지뿐 아니라 어디서 판단을 멈춰야 하는지도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약속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특정 전통을 선택하라고 권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이른 형태가 언제나 종교적으로 더 훌륭하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어떤 가르침이 오래되었는지를 묻는 질문과, 오늘의 사람이 무엇에 의미를 두는지를 묻는 질문은 구분되어야 한다. 전자를 밝히기 위해 사료를 살필 수는 있지만, 그 결과만으로 후자의 답까지 강요할 수는 없다. 반대로 오랫동안 존중받았다는 사실이 특정 연대나 사건의 증명이 되지는 않는다. 전문용어는 차이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만큼 사용한다. 같은 뜻처럼 보이는 용어도 쓰인 시대와 공동체가 다르면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한 번 외운 정의를 모든 곳에 대입하기보다 그 말이 지금 무엇을 구분하는지 살펴본다. 표는 여러 대상을 같은 기준으로 대조할 때 사용한다. 표의 빈칸을 추측으로 채우거나, 행의 순서를 전통의 우열로 읽지 않는다. 불교의 여러 길을 살피는 일은 차이를 해소하여 하나로 만드는 작업이 아니다. 차이가 생긴 자리를 알아보고, 그 차이 속에서도 사람들이 이어받으려 했던 질문을 찾는 작업이다. 서로 다른 전통을 나란히 놓을 수 있어야 공통점도 막연한 구호가 아닌 구체적인 관계로 드러난다. 그 관계를 읽기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은 방대한 연대표가 아니라, 불교라는 하나의 이름 안에 무엇이 함께 들어 있는지 구분하는 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