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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살아 있는 것을 사다리로 보지 않는 눈
1장. 진화가 일어나는 자리 1절. 개체의 변화와 집단의 변화 2절. 유전자 빈도로 읽는 세대의 기록 3절. 느린 변화와 빠른 변화의 시간 2장. 차이를 만드는 유전의 재료 1절. 돌연변이는 필요를 알아보지 않는다 2절. 재조합이 만드는 새로운 조합 3절. 유전자형과 표현형 사이의 거리 3장. 자손에게 이어지는 특징 1절. 유전자는 어떻게 다음 세대에 남는가 2절. 우성과 열성에 관한 오래된 오해 3절. 생존과 번식 사이의 실제 적합도 4장. 자연선택의 조건 1절. 갈라파고스 부리에서 읽는 가뭄 2절. 사막의 생쥐와 달라지는 유리함 3절. 적응의 비용과 선택의 다른 방향 5장. 우연이 남기는 흔적 1절. 표본의 흔들림과 유전적 부동 2절. 병목과 창시자 효과의 역설 3절. 실험실의 긴 시간과 역사적 우연 6장. 이동하는 유전자 1절. 이주가 집단 사이에 만드는 연결 2절. 섞임과 분화가 겨루는 경계 3절. 세균이 서로 건네는 유전정보 7장. 하나의 계통이 둘이 될 때 1절. 종을 정의하는 여러 개의 잣대 2절. 고립과 생식 장벽의 축적 3절. 교잡과 경계가 불분명한 종 8장. 돌에 남은 생명의 시간 1절. 암석의 나이와 화석의 상대적 순서 2절. 물가의 물고기와 걸어 다닌 고래 3절. 화석이 말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9장. 닮음에서 공통조상으로 1절. 상동성과 수렴진화의 차이 2절. DNA로 추정하는 가지의 순서 3절. 유전자 계통수와 종 계통수의 틈 10장. 지구의 큰 변화와 생명의 갈래 1절. 생명의 기원과 진화의 서로 다른 질문 2절. 공생으로 만들어진 세포의 새 구조 3절. 대멸종 뒤에 남은 진화의 기회 11장. 인간도 생명의 한 가지 1절. 현생 유인원과 공유한 과거 2절. 오래된 DNA가 밝힌 만남 3절. 인간의 변이를 서열로 바꾸지 않는 법 12장. 진화라는 설명을 제대로 읽는 법 1절. 변화의 관찰과 원인의 입증 2절. 그럴듯한 적응 이야기의 함정 3절. 과학적 설명의 경계와 윤리 에필로그.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되는 생명의 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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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라는 비유를 버린다고 해서 변화의 방향이 아무 의미도 없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환경에서는 몸집이 큰 개체가 더 많은 자손을 남기고, 다른 환경에서는 작은 몸집이 유리할 수 있다. 어떤 계통에서는 복잡한 구조가 생겨나지만, 다른 계통에서는 기능이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일이 적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변화의 방향은 미리 정해진 목표가 아니라 유전되는 차이, 환경의 조건, 개체들이 남긴 자손, 우연한 사건이 함께 만든 결과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변화라는 말을 아주 넓게 쓴다. 운동한 뒤 근육이 커졌다고 할 때도 변화이고, 가뭄으로 나무가 잎을 떨어뜨렸다고 할 때도 변화이다. 그러나 생물학의 진화는 대개 이런 개인의 변화를 그대로 뜻하지 않는다. 세대가 바뀌면서 집단 안에서 유전되는 특징과 유전자 변이의 비율이 달라지는 현상이 핵심이다. 한 마리의 새가 먹이를 잘 찾는 기술을 익혔다고 해서 곧바로 그 새의 자손이 같은 기술을 유전받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작은 유전적 차이가 여러 세대 동안 다른 비율로 남는다면 집단은 눈에 잘 띄지 않게 달라질 수 있다. 진화의 증거를 읽는 일에는 세 가지 서로 다른 질문이 들어 있다. 실제로 무엇이 관찰되었는가. 그 변화가 일어난 원인은 무엇인가. 여러 관찰을 연결하면 과거의 어떤 사건을 추론할 수 있는가. 화석에서 손가락뼈와 비슷한 구조를 발견했다는 사실은 관찰이다. 그 구조가 특정 기능을 했다는 설명은 검증이 필요한 해석이다. 다른 화석 및 살아 있는 생물의 유전정보와 함께 비교하여 공통조상을 추론하는 것은 더 넓은 논증이다. 이 셋을 구분하면 과학적 확신과 아직 남은 의문을 함께 받아들일 수 있다. 사람 이야기를 할 때에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간 역시 다른 생물과 함께 공통조상의 역사에 속하지만, 인간 집단에 관한 사회적 이름과 생물학적 계통은 같은 범주가 아니다. 사회가 만든 인종 구분을 생물학적 우열로 읽거나, 한 집단의 현재 모습을 진화의 단계로 평가하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부정확하고 윤리적으로도 위험하다. 자연에서 어떤 특징이 나타났다는 사실은 그 특징이 옳거나 그른지, 누가 더 존중받아야 하는지를 결정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