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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과학과 대중, 그 현재적 관계
제1부에서는 김명진이 쓴 두 개의 글을 통해 이 책 전체를 꿰뚫는 이론적 배경을 제시한다. 첫번째 글 [과학기술에 얽힌 통념들, 혹은 과학기술의 신화화를 넘어서]는 1960년대 이후 나타난, 과학기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에 대해 짧게 소개하고 있으며, 이어 [대중의 과학이해 - 이론적 흐름과 실천적 함의]에서는 대중과 과학기술의 관계, 그 중에서도 특히 대중이 과학기술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관한 연구의 흐름을 리뷰하면서 이 둘간의 관계를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책 전체의 흐름과 관련해 제1부에서 특히 강조되고 있는 것은, 일반대중이 과학기술에 대해 무지하며 따라서 충분한 과학지식을 공급받아야 하는 대상이라는 식의 이른바 '결핍 모형(deficit model)'에 대한 비판이다. 제2부 과학기술 논쟁 제2부는 대중과 과학기술이 가장 극적으로 만나는 사례, 즉 과학기술을 둘러싼 대중적 논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명진의 글 [과학기술 논쟁 연구의 전개와 함의]에서는 1960년대 이후 서구 사회에서 과학기술 논쟁이 전개되어 나간 과정과 이에 대한 사회과학적 연구의 흐름을 개관하면서, 논쟁 연구의 여러 방법론과 정책적 함의를 짚어보고 이것이 한국사회에 던져 주는 시사점에 대해 고찰한다. 이어 과학기술 논쟁 연구자로 널리 알려진 도로시 넬킨(Dorothy Nelkin)이 쓴 글인 [과학 논쟁 - 미국 대중논쟁의 내부동학]에서는, 논쟁에서 어떤 세력들이 서로 부딪치고 어떤 쟁점들이 부각되며 어떤 전술이 구사되어 어떻게 종결을 맞게 되는지를 미국에서 일어났던 여러 논쟁들을 사례로 들어가며 서술하고 있다. 제3부 과학기술과 대중매체 제3부에서는 현대사회에서 대중과 과학기술 사이를 매개하는 중요한 수단인 대중매체의 역할에 대해 다룬다. 김명진이 쓴 [대중영화 속의 과학기술 이미지]는 일반인들이 즐겨 보는 영화 속에 나타나는 과학기술의 모습을 몇 가지 범주로 나눠 살펴보고 있다. 김명진은 그 이미지들이 단지 픽션일 뿐이라거나 순전히 상상력의 산물에 불과하다고 보지 않고, 대중과 과학기술의 관계에 대해 중요한 함의를 지니는 어떤 것으로 파악한다. 이런 입장은 뒤이은 번역글인 스펜서 웨어트(Spencer Weart)의 [미친 과학자로서의 물리학자]에서도 지속되는데, 웨어트는 멀리 16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과학자 이미지의 변천사를 되돌아보면서 그것이 어떻게 당대의 사건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대중의 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넬킨의 글을 번역한 [과학과 언론보도 - 과학 팔아먹기]는 신문·잡지 등에 실린 과학기사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과학 언론보도의 특성을 개관하는 한편으로, 그런 특성이 생겨난 역사적 배경을 되새겨 보는 글이다. 제4부 과학기술의 빛과 그림자 제4부에서는 이제까지의 논의와는 약간 궤를 달리하여, 대중이 과학기술을 구체적으로 경험하는 일상에 초점을 맞춰 그 속에서 과학기술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한 쟁점들을 주로 다룬다. 먼저 김명진이 쓴 세 편의 짧은 글들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여성, 보건의료, 노동과정에 미친 영향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면서 지나친 낙관적 견해에 일침을 놓는, 비교적 '평이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뒤를 이어 매완 호 등이 쓴 글을 번역한 [생명공학 거품]은 생명공학(특히 유전공학)에 대한 열광에 대해 근본적인 과학적 비판을 제기하는 글로서, 생명공학 연구에 내재한 사회적·환경적 위험에 대해 경계의 시선을 늦추지 말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제5부 인간을 위한 과학기술, 대안을 찾아서 제5부에서는, 지금까지 살펴본 대중과 과학기술의 관계에 대해 체계적 대안을 모색하는 김명진의 글 두 개를 싣고 있다. 우선 [생명공학과 대중 - 역사·이론·대안]에서는 대중이 생명에 대한 조작을 어떻게 바라보았는가를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그 의미를 반추해 보면서 생명공학을 둘러싸고 현재 진행중인 논쟁 역시 '결핍 모형'에 입각해 파악해서는 안되는 것임을 주장한다. 여기서 김명진은 대중과 과학기술의 현재적 관계에 대한 대안으로 '과학기술 민주화'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 입장은 두번째 글인 ['과학기술 민주화'의 개념정립을 위한 시론]에서 좀더 자세히 다루어진다. 이 글은 과학기술 민주화의 이론적·실천적 근거와 그 적용사례들에 대해 이미 어느 정도 연구성과들이 축적되었다는 점을 전제로 하여, 이 개념을 둘러싼 몇 가지 '오해'들에 대해 해명함으로써 기존의 논의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자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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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보도되는 과학의 이미지가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생기는 의문은, 왜 과학자들이저널리스트들에 대해 여전히 그토록 비판적인가 하는 문제이다. '눈에 띄는 과학자들'이 과학계의 동료들에 의해 종종 위협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학자와 저널리스트 사이에 지속되고 있는 긴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두 전문 직업간에 존재하는 몇 가지 근본적인 차이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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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3일부터 시행된 유전자조작 농산물(GMO) 표시제를 놓고 사회적으로 한바탕 논란이 재연된 바 있다. 유전자조작 농산물·식품의 안전성과 생태계 교란, 인류의 건강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 측과 안전성을 장담하는 측의 대립에서 빚어진 결과였다.
또한 올해 2월 중순경엔 인간게놈연구(HGP, Human Genome Project) 국제컨소시엄과 미국의 생명공학회사 셀레라 제노믹스가 2월 12일 인간게놈지도 완성을 발표한 사건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예상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밝혀진 인간 유전자수는 각각의 유전자 기능이 독립적인 게 아니라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어서 생명공학계를 당혹하게 만들기도 했으나, 생명공학의 핑크빛(?) 미래를 장담하는 측으로서는 엄청난 성과를 이룬 것으로, 이를 치장하는 데 여념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제도나 사건들이 대중매체를 크게 장식하고 사람들 사이에 열띤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과학기술의 사회적 통제'가 운위되고 있는가? 과학이 더 이상 사회로부터 분리된 독자영역에 존재하는 것일 수가 없고, 이미 일반대중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하면서 사회와 조화를 이루거나, 한편으로 갈등과 충돌을 야기하며 존재하는 실체이기 때문이다. 또 과학기술도 정치·경제적 힘의 논리에 침윤돼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 대중과 과학기술의 관계를 고찰한 이 책의 설자리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하겠다. 이 책은 현재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의 운영위원으로 있는 김명진이 자신의 글과 외국 저명학자의 글을 번역하여 엮은 것으로, 지난 20세기를 지나면서 발전을 거듭해 온 과학기술의 이면, 즉 일반대중은 과학기술에 무지몽매한, '결핍'된 객체로 치부되어온 현실에서 과학기술과 대중, 사회와의 올바른 관계설정을 모색해 본 책이다. 역사적으로 과학기술의 진보에 대한 믿음은 제1차 세계대전기에 대량살상무기의 등장으로 서서히 균열이 일어난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막을 내리게 했다고 볼 수 있는 원자탄은 그 파괴력과 폐해로 일반대중의 과학에 대한 우려와 관심을 증폭시키게 된다. 이는 한편으로 대중에게 친근한 영화나 만화 같은 대중매체에 반영된다. 1960년대 이후에는 과학기술 관련 쟁점들이 사회문제화되어 역사상 최초로 일반대중이 과학논쟁에 대규모로 개입하게 된다. 과학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중'을 어디에 위치시켜야 하는가의 문제로 발전한 이런 사실은 1980년대 들어 일반대중의 과학이해에 관한 학문적 연구가 태동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 책은 과학기술과 관련된 통념과 '신화'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글로 시작해, 대중과 과학기술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연관을 맺고 있는 지에 대해 역사적, 사회학적 분석을 시도하고, 과학기술 진보에 있어서 또 다른 주체로서의 대중을 설정하고자 대중참여의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논의를 전개하고 과학기술 민주화의 실현을 추구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먼저 서구에서 형성된 대중과 과학기술의 관계설정과 관련된 학문적 성과들을 살펴보고 과학기술과 관련된 논쟁의 사회과학적 연구[과학(기술)사회학]를 개관(槪觀)하면서 과학기술 논쟁연구로 유명한 도로시 넬킨(Dorothy Nelkin)이 쓴 미국에서 벌어진 대중논쟁에 관한 글을 옮겨 묶었으며,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과 대중매체가 어떠한 모습으로 양립하고 있는 지에 대한 김명진의 글과 미국물리학협회 물리학사센터 소장인 스펜서 웨어트(Spencer Weart)의 「미친 과학자로서의 물리학자」를 실어 과학자의 부정적 이미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흥미롭게 살펴보는 한편, 과학과 언론의 공생관계(?)를 날카롭게 파헤친 번역글을 묶었다. 또 과학기술의 허울을 벗기는 작업의 일환으로, 일반대중이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사실 속에서 과학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실상을 고찰해 보고, 생명공학에 열광하는 현실에 과학적 비판을 제기한 매완 호(Mae-Wan Ho)의 글을 실어 생명공학의 위험성과 허구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등, 과학기술의 명암을 파헤치고 있다. 끝으로 과학기술과 대중의 관계설정에 있어서 궁극으로 삼아야 할 '과학기술 민주화'의 개념정립을 시도하면서 책을 맺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