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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1948, 농지 개혁과 단독 정부 수립 반대 정월 대보름굿 회치골의 봉기 생명을 안은 물줄기 타오르지 않는 봉화 강변의 횃불 쌈 소용돌이치는 섬진강 남한 단독 선거 반대 섬진강 사람들 입산 고문과 테러 야산대 결성 삼계 서북청년단 습격 아버지의 마지막 얼굴 섬진강 들꽃 죽음의 진실 여순 반란 잔당과 2·26 사건 연루자 거룩한 분노의 진실, 그리고 사랑 백련산 생활 보도연맹의 덫 회문산 통곡 버림받은 영혼 좌·우로 죽어가는 양민들 회문산으로 몰려가는 사람들 회문산 망월 회문산 새해 아비규환 회문산을 굽이도는 섬진강 연인 망월봉에 달은 뜨지 않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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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면 월평리 월굴 마을 이종진 집 싸리문은 아침부터 청년들이 바쁜 발걸음으로 북적댔다.
청년들은 며칠 전부터 사발통문을 돌리며 회치골에서 정월 대보름 굿판을 연다는 소문을 내고 다녔지만, 참여 주민이 몇이나 될까 걱정이었다. --- p.19 “지서장님, 이념은 누구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허십니까? 어떠한 이념도 인간에게 피해를 줄 수 없고, 이념에 의한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헙니다. 지서장님과 인연이 오늘 끝날지, 아니면 내일 끝날지 모르지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람은 누구나 존귀하다는 것을 저는 늘 생각허고 살았습니다. 지서장님은 청렴하고 면민의 편에 서서 일을 허신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인지 신평에는 불량배 같은 청년단원들도 없고, 지주들도 대부분이 가난한 서민들을 보살피고 있다고 생각헙니다. 부디 그런 맘 변치 말고, 신평에 계시는 동안 많은 공덕을 쌓고 가시길 바랍니다.” --- p.96 한기탁도 허리춤에 차고 있던 권총을 빼들고 야산대원들을 노려봤다. 서로가 총구를 상대방을 향해 겨누고 노려본다. 장명균 하복부에서 피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청년단원 가슴에서도 피가 멈출 줄 모르고 있었다. 칼을 든 장명균이 사무실 안으로 뛰어들면서 청년단원의 총을 붙잡고 다른 손으로 청년단원의 가슴을 찌르자, 청년단원이 장명균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뒤따라 들어온 송병연과 정준모가 청년단원을 제압하고 재빠르게 총을 빼앗았다. --- p.174 국민보도연맹은 일제 강점기 때 사상 탄압에 앞장섰던 ‘시국대응전선 사상보국연맹’ 체제를 그대로 모방한 것으로 좌익 세력에 전향의 기회를 주겠다는 것보다는 국민 통제 기구였다. 국민보도연맹은 6월 5일 서울시 공관에서 ‘국민보도연맹 결성 총회’를 개최하고 박우천 회장을 공포하였으나, 조직 운영상 합의권과 결정권을 갖지 못하고 오히려 지역의 우익 인사가 보도부장 직책을 갖고 지도하는 체제가 되었다. --- p.264 회문산 주변을 모두 소각한 토벌대는 엽운산을 고립시키기 위해 구림면 연산리 산간 지역 마을을 불사르고, 복흥면 주변 마을까지 불태우기 시작했다. 복흥면을 장악한 군인들은 섬진강이 보이는 정읍 산내면 종성 마을로 들어가 가옥을 모두 불태우면서 14세 미만과 노약자는 집으로 돌려보내고, 청장년 양민 60여 명을 학살했다. 또한 일부 청장년은 군인들의 짐을 나르게 한 후 노역이 끝나자 모두 사살했다. --- p.327 무스탕기는 쉴새없이 휘발유 불과 기관단총을 퍼붓다가 하루를 마치는 석양이 질 무렵에서야 공격을 멈추고 돌아갔다. “기삼아! 살아야 한다. 살아야 어머니를 만날 수 있을 거 아니냐, 으~흑흑흑.” 기삼이는 아직 숨을 끊지 못하고 온몸이 불로 그을린 채 죽어가는 몸부림으로 어렵게 말문을 잇고 있었다. “소대장님! 죄송혀요. 저......, 죽거든 이곳 망월봉에 꼭 묻어 주세요. 어머니가 일하시던 섬진강 댐 공사장과 어머니가 밤길에도 날 찾아오기 쉽게 만월교가 보이는 길에 절 묻어 주세요. 소대장님.......” 거짓말처럼 유언을 마친 황기삼은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 p.3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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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과 6.25전쟁의 역사 속에 잊혀져간
전북 임실의 2.26사건을 최초로 소설화!! 이 소설은 시골의 아낙네인 어머니가 ‘이 육(?)’ 사건이 터지면 모두가 살 수 없는 세상이 온다고 절망적인 고통의 기억을 어린 시절 저자에게 전해주면서 시작되었다. ‘이 육(?)’ 사건은 임실지역 주민들에게 극비로 취급된 사건으로 날짜와 연도마저 불분명했다. 2010년 12월 겨울, 저자는 억눌린 열정을 삭이기 위해 어머니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이 육(?)’ 사건의 전말을 찾아 녹음기와 메모장을 배낭에 집어넣고 주민들의 증언을 녹취하며 강변을 따라 마을과 산과 들로 헤매고 다녔다. 섬진강이 시작되는 작은 산골지역 임실군 양민들은 소작논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북쪽에서 실시하는 토지개혁을 동경한다. 일제시대 독립운동가와 유학자들이 중심이 된 2.26사건 주모자들은 우익단체 및 지주들과 맞서고 남한 단독정부가 수립되면 토지개혁이 수포로 돌아갈 것을 우려하여 제헌국회 선거를 반대한다. 만월이 뜨는 정월대보름은 민중들의 가슴속에 품고 있는 소망을 타오르는 망우리에 기원하는 것이 우리 민족의 풍속이다.양민들은 달을 그을리는 망우리 불에게 풍년을 기원하고 농지개혁이 소작인을 위해 제정되기를 소망하며 남쪽과 북쪽이 통일되어 평화의 세상이 지속되길 염원한다.2.26사건으로 쫒기는 신세가 된 양민들은 산으로 들어가 야산대를 결성하고 붙잡힌 사람들은 감옥에서 맞아 죽거나, 더러는 전주교도소에서 형기를 마치고 돌아와 농사를 짓고 살지만 우익단체 사람들의 감시와 협박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낸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좌로 밀리고 우로 밀리며 섬진강과 회문산에서 죽어간 양민들의 넋을 무엇으로 달래야 하는가? 2.26사건 이후 제헌국회 선거 및 정부수립 그리고 야산대와 여순반란군과의 만남. 제2대 국회의원 선거와 6.25전쟁 그리고 인공시절 및 낙동강 상륙작전과 회문산으로 쫒겨간 전북도당의 임실유격대 생활. 갈등이 없고 평화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2.26사건을 일으키고 산으로 들어갔지만, 이제는 세상을 버리기 위해 산을 내려가야 했던 임실유격대의 삶과 죽음을 저자는 소설 속에서 그려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