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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무구(無垢)한 인간의 티끌세상 견문
1960년대의 병, 젊은이의 음위(陰'): '병신과 머저리' 되찾은 세계, 인간 긍정의 눈: '별을 보여드립니다' 세계의 진상(眞相), 폭력과 물욕으로 얼룩진 추악한 곳: '침몰선' 문화 관제(管制), 고문과 같은 진술 강요: '소문의 벽' 세상을 강점(强占)한 자들을 향한 항변: '황홀한 실종' 제2부 신(神)과 영(靈)의 세계 편력 이승에서 찾은 피안의 낙원: '이어도' 원시 거인의 마모(磨耗)와 자연과의 통합: '흐르지 않는 강' 반항으로서의 자살: '벌레 이야기' 장례, 승천하는 혼(魂)의 환송연: ''축제'' 내 안에서 찾은 구세(救世)의 아기장수: ''신화를 삼킨 섬'' 제3부 예술인의 삶과 죽음 한 곡예사의 아름다운 죽음 실연(實演): '줄광대' 현대인을 향한 불범존귀(不犯尊貴)의 계(戒): '과녁' 죽음으로 거부한 주문된 삶 살기: '매잡이' 참사람 모욕하는 진세(塵世)의 속인들: '불 머금은 항아리' 남도인(南道人) 한의 예술적 승화: ''서편제'' 죽음으로 완성한 참예술: '시간의 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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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과 머저리'는 이후에 발표된 이청준 소설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란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 이청준의 소설은 관념적인 면이 강해서 흔히 지적 재미를 주는 소설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래서 스토리텔링형 소설에 익숙한 독자는 그의 작품을 읽기가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 있는데 '병신과 머저리'가 그런 경우다. 그리고 그의 소설은 갈등의 해결점이 작가에 의해 제시, 완결되지 않고 독자의 몫으로 남겨진 채 끝나는 이른바 ‘열린 소설’의 성격을 자주 보여주는데 이 작품이 바로 그렇다.---p.9
'침몰선'은 주인공 소년이 성년에 이르면서 그가 세계를, 현상을 보는 눈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이는 바로 작가가 이 세계의 진상(眞相)을 어떠한 것으로 보고 있는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또한 이 소설은 주인공 소년이 현실에서 심적 상처를 받고 환멸을 경험하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통해 독자에게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p.45 중편 '소문의 벽'은 이청준이 1971년 ≪문학과 지성≫ 6월호에 발표한 소설이다. 소설가와 잡지 편집자가 등장해 소설가와 편집자의 관계를 심도 깊게 이야기하고 있는 이 소설은 이청준의 자전적인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이청준은 1965년 문단에 나와 이 작품 발표 당시에는 등단 7년째에 접어든 소설가였다. 또 그는 단편 '퇴원'이 ≪사상계≫의 신인문학상 작품 공모에 당선된 것을 인연으로 그해에 그 회사에 입사, 편집사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그는 1979년까지 여원, 아세아, 지성 등에서 편집자로 일을 한 적이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소설가와 편집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속한 사회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이청준의 견해가 담긴 글이라 할 수 있다.---p.61 '이어도'는 한 편의 낙원소설이자 무속의 세계를 보여주는 독특한 작품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천 기자는 인간의 삶의 구경적 의미를 발견하는 순간 바다에 뛰어들어 죽고 있는데, 이청준은 이를 통해 그의 세계관을 피력하고 있다. 곧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서 슬픔과 기쁨, 고통과 쾌락, 미움과 사랑이 공존하는 세계에 살아가는 동물로, 그와 같은 세계가 바로 이어도요 낙원이라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소설은 소설의 가장 근본적인 성격인 인간 탐구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p.115 ''축제''는 이청준 소설 중에서도 특별히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이청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데다 동명의 영화 시나리오를 위해 쓴 작품이기 때문이다. …… ''축제''는 이청준의 작품으로서는 드물게 시대소설적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 작품에는 소설에서의 진실과 사실, 자전적 소설의 시점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이는 이청준의 소설문학에 관한 그의 견해로 볼 수 있다.---p.151. 이청준은 특수한 기능을 가진 사람이나 장인(匠人)'예인(藝人), 곧 대중예술가라 할 만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여러 편 발표했다. 남도 소리와 함께 구름처럼 떠도는 가인(歌人) 이야기인 ''서편제'', 손등에 매 한 마리를 얹고 산을 타고 넘나드는 사람 이야기인 '매잡이', 사장(射場)의 궁사(弓士) 이야기인 '과녁' 같은 작품이 그 예다. ---p.1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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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이청준 소설의 세계와 문학관!
이청준은 한국 현대소설 전사(全史)에서 최고의 작가다. 우선 소설의 문예미학적 우수성에서 그렇다. 그는 소금장수 이야기 단계에 있던 우리 소설을 일약 현대문학으로 끌어올린 작가다. 이광수의 '무정' 이래 우리 현대소설은 이상의 '날개'와 같은 예외가 있기는 했지만 반세기 가까이 설화조의 스토리텔링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우리 소설이 1960년대 중반 이청준의 등장으로 단번에 인간 탐구, 삶의 해석의 고급한 서사물로 올라선 것이다. 올해는 이청준이 타계한 지 3년째 되는 해다. 지금까지 그의 소설에 대한 언급은 적잖이 있어왔지만 대부분 시사적(時事的)인 평론에 그쳤을 뿐 강단비평적 연구는 많지 않았다. 이 책은 그의 소설문학 연구서로서 이청준 문학 연구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이청준의 중·단편소설 16편의 작품별 분석과 비평론 망라! 이 책은 이청준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16편의 중·단편소설을 그 내용과 주제의식에 따라 총 3부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다. 1부에서는 '병신과 머저리', '소문의 벽', '황홀한 실종' 등을 통해 본 티끌세상의 인간 탐구, 2부에서는 '이어도', ''축제'', '신화를 삼킨 섬' 등에서의 신과 영의 세계, 3부에서는 '줄광대', ''서편제'', '매잡이' 등에 나타난 예술인의 삶과 죽음을 다룬다. 각 작품의 해설과 평론을 통해 이청준 소설 세계를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의 문학 감상에서 즐거움을 더하게 될 것이다. 편집자 서평 이청준은 시류에 흔들림 없이 인간 탐구, 진실 탐색, 세계 분석에 일관했던 작가다. 이데올로기의 충돌과 정치적 요동으로 격변하던 시대에 작가로서의 올곧은 신념을 잃지 않고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갔다는 것은 경탄한 일이다. 더구나 그의 작품은 분명한 주제의식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뛰어난 미적 우수성을 보여주고 있다. '선학동 나그네', '서편제', '불 머금은 항아리' 등에서 보이는 그의 세계관과 '소문의 벽', '침몰선' 등에서 나타나는 그의 시대정신은 작가란 어떠해야 하는가, 소설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가장 근본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청준의 문학세계를 이해하는 일은 문학을 공부하는 이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과정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