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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 선종구의 여자만汝自灣 소식
선종구
책이있는마을 2016.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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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 첫눈
시인, 그대/첫눈/장선포/홍매/구제역/넙데기 어멈/서울 1/이마트 주차장에서/흥남부두/저 소나무/눈 내리는 날/벌목에 올라/다산초당/설날/요즈음/어느 날 밤/360만 년을 걸어/그럴 일은 없다네/부지깽이/여자만汝自灣/폐사지에서/입춘제/미곡美谷화실/새해인사/겨울비/귀가/겨울왕국/겨울바다/안면도/깃발/겨울/귀가-우리들의 밤을 기억하며/눈/삼동三冬이면/연말연시/나이 마흔에 우린/짜장면을 기다리며/그해 겨울 1/어떤 문상/그해 겨울 2
2부 - 쟁기
징검다리/쟁기/부용산芙蓉山/산 매화/초춘初春/그 냄새/억새꽃 단상/계단을 오르며/도청 앞 금남로/삼거리 주막집/해남에서/꽃바람/화려강산/산중밭을 지나다/쌈짓골/춘란/스카이라운지/연어/미루나무 위의 새떼/실상사/봄봄/황사/꽃샘추위/매화고지/스무 해의 봄/바람의 서쪽/향기 나는 무지개/노상의 장례/소/시를 쓰는 이유/제비/봄비/철없는 꽃/호랑이 길들이기
3부 - 멍머구리 소리
사랑만으로/멍머구리 소리/가로등/장엄한 오후여/4월/벚꽃 놀이/딸기하우스/청명 한식/달밤/어떤 주사/반성/은행나무/새는 비/겨울바다-팽목항의 아이들/길/오, 수선/종자 가리기/그네/베란다 공사/화개 가는 길/민들레/낙화유수/어쩌지 못하는 밤/친구여/오전 모내기를 끝내고/소나기/생일 선물/두둑을 내면서/배추/강아지풀/여름 등산/어떤 나무/논갈이/어버이날/도둑놈 못자리/모내기 1/모내기 2/달뱅이 논/뜬모/판소리 염불/고수高手/주막을 나서며 1/주막을 나서며 2/비 그치고/농정약사農政略史
4부 - 보리밭 편지
염부/보리밭 편지/논두렁 대화/마정리 밭/손시手詩/낙관/늙은 예수/위성도시/태풍/백일홍/풍경/광한루/폭염/붉은 티켓/고구마/그대 시인이여/이름/1974년 여름/밤의 경전/갈대밭/해 질 무렵/검독수리/꽃보다 이모님들께/가을 공원/별/옥수수 밭/뿌리 없는 곡식/가을비/허수아비/나팔꽃/복숭아/석류나무/불면/쌀농사 10년에/신씨 어르신/본 적이 있다/사슴/너구리 한 마리/우기雨期/촛불집회/갈대꽃처럼/오래된 길/느티나무/콤바인/배추밭에서/구절초
5부 - 상강
쟁동 앞바다/상강霜降/그날 오후/지하철 안에서/비 그친 가을 햇볕/빈 들에 서서/이 시대의 청소법/시/귀뚜라미/샹그리라/목련/참 많겠네/코스모스/코스모스 3/낚시터에서/가을 바다/가을/새벽잠 깨어/족욕기/햇살 앞으로/개/원조 꼬막식당/탱자꽃 피면/햅쌀 한 줌/가로수/감꽃/농사시편/농사시편 2/가을 역에서/터미널 앞 보광병원/청정淸淨/추수날의 메모/청벌레 한 마리/새벽비/추수가 끝나고/노동의 추억/사는 꼴/감나무/한의원에 가서 눕다/보성행 군내버스/추운 날/시라시그물
?맺음

저자 소개 1

1967년 전남 벌교에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났다. 2016년 시집 『여자만 소식』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22년 《창작21》 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여자만 소식』 『뿌리를 위하여』가 있다. 현재 고향 마을에서 30년 가까이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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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3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135*190*20mm
ISBN13
9788956392462

책 속으로

보리밭 편지

오랜만에 보리논을 둘러보았습니다
꿈적도 않던 보리 두둑에 싹들이 올라오고
멀리서 보니 자못 푸른빛을 띠는 것이었습니다
그 작고 여린 잎이 어떻게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지 신기하게만 생각했는데
두둑에 앉아 가만히 보니, 그들은
맨땅을 뚫고 솟구치는 것이 아니라,
흙덩이 사이사이 작은 틈새를 따라
땅 위로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새순을 최대한 말아 다치지 않게
밀어 올리고 있었던 겁니다
우리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틈이
그들의 산도産道였고 자궁인 셈이지요
뿌리들 또한 그렇게 반대편으로
길을 내고 있겠지요
수천 수만 개의 씨앗들이 그렇게 움직이니
땅이 들썩이고, 부풀어 오르고
비로소 청보리밭이 됩니다. 그 길을 따라
물이 흐르고, 바람이 들어
보리 냄새 풍기는 봄이 되는 것이지요
하, 겨울 보리밭에서 알았습니다
우리가 왜 아이들 앞에선 속수무책이 되는지,
억장이 무너지는지 알았습니다
봄이 되면 꽃이 피고,
시멘트 바닥에서 뒹구는 우리가
왜 아직까지 살아 있는지를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참 오랜 시간을 여자만(汝自灣) 소식에 빠져서 지냈습니다. 어느 날 숲속에서 날아오는 한 장의 엽서처럼, 혹은 연서처럼 오는 편지들을 열어보는 맛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게 삼삼했지요.

들판의 바람과 비와 햇볕 이야기, 살아서 숨 쉬는 갯벌의 이야기, 발치에서 빛나는 이름 모를 들꽃 이야기, 농사를 짓는 때마다의 풍경, 읍내 막걸리 집 이야기…….

그렇게 매일 소식을 받아보다가 어느 가을날 찾아간 여자만은 푸른빛과 황금빛과 검은색이 어우러진 들판이요, 바다였습니다. 갯벌 앞에 마주 앉은 시인은 살 없이 뼈만 굵은 농사꾼이었습니다. 막걸리에, 갯벌에서 나온 세발낙지와 꼬막을 놓고 하릴없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쟁기질을 하다가 말고 내 식구들 사는 집을 돌아보며 썼지요. 한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피를 뽑다가 썼지요. 가을 추수를 하고 텅 빈 들판을 바라보다가 생각이 나면 형한테 한 바닥씩 보냈지요.”

그렇게 고맙게 받아보았던 소식들은 이제 한 권의 시집으로 묶여서 세상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빌딩들의 그늘에서 나처럼, 번쩍이는 네온사인 틈에서 나처럼, 꿈을 잃어가는 나처럼, 혹시 슬픈 누군가가 있다면…… 여자만 소식은 고향의 소식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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