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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와 디지털 문화 시대의 한류
풀하우스, 강남스타일, 그리고 그 이후 반양장
홍석경
한울아카데미 201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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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세계 속의 한류
제1장 전 세계적 미디어정경의 변화
제2장 동아시아의 문화정체성 문제
제3장 동아시아의 컨버전스 문화

제2부 한류 속의 세계
제4장 세계 속 한류 소통의 하부구조
제5장 문화실천으로서의 한류
제6장 한국 드라마와 동아시아의 현대
제7장 아이돌, 젠더, 디지털 스코포필리어
제8장 케이팝의 가능성과 한계

저자 소개

저자 : 홍석경
1963년생이다. 서울대학교 불문학과 졸업 후 동 대학교 신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프랑스 그르노블대학교에서 언론정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해 방송위원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다 2000년부터는 보르도 3대학 언론정보학과 부교수로 재직했고, 2013년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 부임했다. 방송, 영상문화와 현대 사회 현실구성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방송형식(리얼리티 프로그램과 드라마)과 재현에 대해 폭넓게 연구했으며, 2007년부터 정기적으로 세계 속의 한류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왔다. 현재 이 책이 제기하는 새로운 한류 연구의 화두들 이외에, 디지털 문화가 가져온 영상표현력의 확장과 용이성에 기댄 영상방법론을 문화연구 패러다임 속에서 발전시키려는 연구를 기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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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7월 12일
판형
반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153*224*30mm
ISBN13
9788946047228

책 속으로

한국 드라마의 프랑스 팬들의 경우, 미국 시리즈, 일본 드라마, 한국 드라마 사이에 미묘한 위계의 문제가 존재한다. 단적으로 말하면, 미국 시리즈는 형식적으로 우월할지 몰라도 재미가 덜하고, 일본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와 같은 종류이고 더 잘 만들어졌지만 한국 드라마보다 매력과 재미가 덜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태도는 “형식미? 그래서?”라는 식이고, 일본 대중문화 애호가라는 전력과 일본 드라마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알게 되었기에 일본 드라마에 대한 향수와 기본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반복해서 보게 되고 다음 회를 기다리며 보게 되는 중독적 드라마는, 매력적 배우들과 이해하기 힘든 모던 및 전통이 한데 엉켜 있는 한국 드라마라고 토로한다.--- p.41

2011년 6월 SM의 소속 가수들을 대거 동원하는 콘서트가 파리에 있는 중대형 공연장 제니스에서 열렸다. 이 콘서트는 표가 온라인 판매 시 15분 만에 동나 팬들이 플래시몹으로 호소하여 두 번째 공연 날짜를 얻어냈고, 이 사실은 방송 취재를 통해 한국의 미디어에 널리 보도된 바 있다. 한국 미디어의 요란한 보도 속에서 SM 아이돌들의 파리 공연은 한류2.0을 알리는 팡파르 정도로 인식되었다. 당시의 보도 내용을 보면, 한국 미디어의 현상이해가 표피적이고 이벤트성 보도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앞에서 설명했듯이 훨씬 오래전부터 형성된 문화적 변동에 의한 것이고, 이 변동의 화려한 조명을 현재 한국산 콘텐츠들이 받고 있을 뿐임을 숙지할 필요성이 드러났다. 단지 한류 현상이라고 부를 수 없는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문화의 지역화 또는 지역 문화정체성 문제를 학술적 화두로 만드는 작업의 필요성이 드러난 것이다.--- p.183

비록 상업적 용도는 아닐지라도 자기소유가 아닌 문화물에 유통을 목적으로 자의적으로 자막을 다는 팬섭 활동은 인터넷에서 소통되는 문화콘텐츠에 저작권과 지적소유권을 적용하려는 각국의 법과 상충된다. 따라서 팬섭 활동은 객관적이고 공식적인 잣대로는 불법 업로드 및 다운로드와 더불어 ‘어둡고 부당한’ 행위로 간주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팬섭은 문화물의 불법 통제를 막는 자연적 장벽인 언어를 해결해주어 불법적 소통의 대량화를 가능케 한 ‘악행’이지만, 그 자체로는 해당 언어권 애호자로 이루어진 커뮤니티를 향한 엄청난 재능기부인 셈이다. 팬섭의 주체들은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의 엘리트로서 기술적, 문화적, 법적 장애를 헤치고 화면의 질과 자막 작업의 신속성을 높임으로써 오직 자신의 즐거움과 자막사용자(즉, 초국적 드라마 시청자) 커뮤니티의 이해를 위해서만 일한다.--- p.194

‘도라마 월드’의 멤버인 32세 남성 한드 팬 D는 만화와 만화영화의 팬이었다가 점차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드라마를 보다가 많은 작품이 프랑스어 자막을 가질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여 스스로 팬섭팀을 만들었다고 밝힌다. 이러한 팬섭팀의 열정은 단순 시청자들의 팬 커뮤니티 귀속감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빙할 때 인물들의 목소리를 서로 다른 성우가 담당하듯이 팬서빙도 여러 명의 팬서버가 인물들을 분담하여 번역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경성 스캔들〉의 강지환 역은 강지환의 팬이 자막을 다는 식이다. 이 작업 과정에서 강지환의 팬은 그에 대한 절대적 애정과 경외감을 가지고 그의 대사를 번역하고, 이 과정을 지켜보는 팬 커뮤니티의 멤버들은 그 드라마를 시청하고 싶은 열정에 전염된다.--- p.257

프랑스의 여성 팬이 열광하는 한국의 아이돌과 미남 스타들은 잘 만들어진 근육을 과시하고 패셔너블하며 로맨틱한 이미지를 잃지 않고 춤추고 노래할 줄 아는, 과거 할리우드 스타에 버금가는 성적 매력을 지닌 존재들이다. 게다가 할리우드 스타들처럼 멀고도 ‘잘난’ 존재들이 아니라, 주간 연속극에서 먹고 자는 것을 볼 수 있고 텔레비전 오락프로그램에서 실수하고 웃음거리도 되며, 일상생활의 일거수일투족이 노출되어 있는, 스타와 미디어 셀러브러티의 중간쯤 되는 친근한 존재들이다. 텔레비전에 출연해서 친근하게 무너져주기도 하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상냥하게 팬들에게 웃어주는 한국의 연예인들은, 영화나 음반이 성공하여 스타덤에 오르면 대중에게서 멀어지고 도도해지는 할리우드와 서유럽 스타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새로운 대중문화의 스타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얼굴짱을 지나 몸짱으로 발전한 연예계의 섹스어필 분위기와 각종 팬서비스들은 한류 스타들을 새로운 섹스 심벌로 만들고 있다. 이것은 심지어 비-레인이 나온 최근의 〈닌자 어쌔신〉에서까지 아시아 남성을 한 번도 섹스어필한 존재로 대접해주지 않은 할리우드의 백인우월주의에 역행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현상이다.--- p.316

한국에서는 싸이의 예정되지 않은 전 세계적 성공을 바라보면서 국가이미지 향상에 기여했다고 정부가 문화훈장까지 수여했는데, 싸이의 진정한 공헌은 아마도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케이팝의 지나치게 말끔하고 소독된 듯한 이미지를 ‘개선’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기존의 케이팝 아이돌들과 상극적인 이미지를 지닌 가수 싸이, 공권력과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정치적으로 올바르지도 않고 잘생기거나 깎은 듯한 춤을 추는 것도 아닌 그와 ?강남스타일?의 자의식적인 키치성이 특별한 홍보 없이 전 세계에 통했다는 것은 사실 매우 유의미한 사건이다. 자신의 성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능숙한 영어로 세계의 매체에 대응한 싸이는, 갑작스러운 성공에 묻혀서 준비된 대답을 반복하는 자유롭지 못한 케이팝 아이돌들과 너무도 다른 이미지를 유통시켰다

--- p.342

출판사 리뷰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퍼져나간 한류에 대한
거시적이고 통찰력 있는 ‘문화사회학적’ 접근!


마지막 회만 남았다. …… 어제 저녁에 더 이상 힘이 딸려서 계속 볼 수가 없었어. 눈물이 쏟아지고 통곡으로 흐느꼈다니깐. 누가 보면 가관이었을 듯. 설상가상으로 달고 있던 마스카라가 녹아내려 눈이 따끔거려 혼났어. 다음번엔 꼭 예상해서 미리 화장을 지울 거야. 그래서 오늘 사무실에서 [내 이름은 김삼순]을 보기 시작했지. 이대로 자살하지 않으려면 말야.
-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본 어느 30대 프랑스 여성 팬의 댓글

2011년 여름,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가진 파리 공연의 대성공은 국내에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금까지는 동아시아나 동남아시아 같은, 말하자면 한류가 ‘통할 법한’ 문화적, 경제적 관련성을 지닌 지역에서의 한류에 익숙해 있었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왔던 사람들에게, 문화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한국보다 월등히 앞서 있다고 여겨온 서구 선진국들에서의 열광은 놀라운 것이기도 했다. 여기에 2012년 연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를 강타한 이후 국내 미디어는 이 소위 ‘한류2.0’ 현상에 대해 수많은 분석과 해설을 쏟아냈다.
그러나 그러한 분석들은 대개는 매우 단선적인 것으로, 국가(민족)주의적이거나 경제적·효용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데 그치고 있었고 보다 거시적이고 깊이 있는 문화사회학적인 접근은 결여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들이 열광하기에 그저 신기해하거나 흐뭇해하고 있을 뿐, 드러난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은 이 물결의 정체에 대해 우리는 지금도 그리 많은 것을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과연 얼마나 새로운 물결인가? 또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이 책 《세계화와 디지털 문화 시대의 한류》는 바로 우리가 결여하고 있던, 한류에 대한 거시적이고도 심층적인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화’와 ‘디지털 문화’의 총아 한류!

한류를 말하면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두 가지 키워드가 바로 ‘세계화’와 ‘디지털 문화’이다. 이 책은 이미 1990년대에 ‘고삐가 풀린’ 세계화에 의한 인간정경 및 미디어정경의 변화를, 즉 ‘유동성’의 증가와 함께 그간 종속적인 주체로만 여겨져 왔던 구성원이나 문화가 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어떻게 증대되어왔는지를 주목한다. 더불어, 한국의 경우 선도적인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과 함께 만개한 ‘디지털 문화’가 어떻게 한류의 형성과 그 특질에 기여했는지를 촘촘하게 고찰하고 있다. 한 예로 서유럽에서 오늘날과 같은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광범위한 팬덤은 사실상 한국 드라마 동영상들의 ‘불법적인’ 유통과 이에 대한 익명의 디지털 문화엘리트들의 팬섭(fansub, 자막달기)이라는 ‘헌신’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며, 이는 한류가 어떻게 세계화 및 디지털 문화의 총아이자 ‘첫 수혜자’가 되었는지를, 또 한류에 대한 접근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면적인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소룡, 망가, 그리고 싸이? 한류의 동아시아적 배경

우리가 이 책에서 배우게 되는 중요한 관점 중 하나는 한류를 언제나 동아시아 문화의 세계화라는 더 거대한 흐름 가운데서, 그리고 오랫동안 이루어져 온 ‘동아시아 정체성’ 논의의 한가운데서 조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서구의 오리엔탈리즘 관점과 ‘옐로페이스’에 대한 기피가 뿌리 깊은 것이기는 하지만 ‘이소룡’이나 ‘망가’와 같은 문화적 충격을 통해, 또 성룡, 주윤발 등 할리우드에서 굴욕적인 대접을 견딘 것으로까지 보이는 배우들을 통해 동아시아 대중문화의 영역이 어떻게 조금씩 더 넓어져 왔는지를 보게 된다. 이것은 한류 이전에 홍콩과 일본 등 동아시아 대중문화의 선전이 있었음을 상기시키는 것이며, 그들이 닦고 지금 한류가 달리고 있는 이 고속도로 위를 앞으로 중국, 베트남, 태국 대중문화가 질주하게 되는 것을 보더라도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하고 있다.

한류의 지속을 말하기 전에 한류를 둘러싼 복합적인 문화적 욕망을 이해하라

국내 평론가들이나 시청자들은 간혹 잘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이 있다. 왜 [꽃보다 남자]처럼 국내에서는 시청률도 저조하고 그리 호평 받지도 못한 작품이 해외에서 그토록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이 책은 오늘날 한류와 아이돌을 둘러싼 인터넷 팬덤의 쌍방향적인 특성에 주목하고, 야오이와 같은 인터넷 하위문화 및 시각적 쾌락(스코포필리어) 등에 대한 논의를 통해 디지털 문화 시대의 생리와 감각을 더욱 세밀하게 해부하고 있으며 나아가 한류 이면에 있는 ‘다문화’와 ‘혼종성’을 향한 갈망까지 포착해내고 있다. 이 과정에는 고급문화와 저급문화를 양분하고 고착화시키는 경향이 있는 부르디외 문화사회학에 대한 강한 이의제기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은 왜 한류에 열광하는가?
한류를 향한 서유럽 팬들의 ‘빠시용(passion)’, 그 육성을 듣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학자로서 일찌감치 한류의 기운을 감지하고 적극적으로 관찰해왔다. 프랑스의 정규 방송을 통해 한국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없는 상황에서 대학 내 한국 문화 동호회가 한국 유학생이 아닌 프랑스인을 주축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 한국어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이 계속해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이 필자의 학문적 관심을 촉발시켰던 것이다. 저자는 직접 이들과 접촉하고 동아시아 드라마 관련 사이트에서 참여관찰을 지속하면서, 이들을 웃기고 울린 드라마들을 ‘뒤늦게’ 챙겨 보고 심층적인 분석 작업을 벌였다. 이 책에는 그 결과로 얻은, 한국 드라마나 케이팝을 향한 서유럽 팬들의 생각과 느낌, 찬사, 염려와 애정 어린 충고가 생생하게 실려 있다. 한류 현상을 진지하게 살피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에 실린 이들의 육성과 이에 대한 분석은 매우 긴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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