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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트 에코의 해설: 권력의 기호
저자 서문 제1장 이기는 자의 조건 너 자신을 알라|또한 다른 사람들을 알라 제2장 나를 버리고 세상을 얻는 방법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다른 사람의 친구들|좋은 평판|일|읽고 쓰기|베풀기|부탁하기|조언하기|당신이 없는 곳에서 일방적으로 당하지 말라|건강|증오와 원한|비밀|의중|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말라|행동하도록 만들라|지혜|신중하게 행동하라|성가신 사람들|대화|농담|함정을 피하라|돈, 버는 방법과 간직하는 방법|명예|청탁|감정을 흉내 내기|잔치와 연회|피해를 줄이라|개혁|본전을 잃지 말라|실수를 감추라|당신의 적을 증오하게 만들라|우정에 종지부를 찍으라|찬양|차마 거절하지 못하도록 하라|분노를 참을 줄 알라|도망치기|벌|반란을 잠재우라|합당한 칭찬을 들어주고 스스로도 아끼지 말라|평정을 잃지 말라|비판에 초연하라|말재주|의심을 사지 말라|적을 제거하는 법|여행|자존심을 내세우지 말라|비판과 책망|감정을 드러내지 말라|빌려주기|진심을 알아내라|고소하기|고소당하기|지방이나 외국을 여행할 때|이론서 이기기 위한 15가지 철칙 이기는 자를위한 4가지 핵심사항 저자 연보|옮긴이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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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자는 그 비열함마저 특별하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귀화하여, 루이 14세의 절대왕정을 창출하고 죽을 때까지 막후실력자로 군림하면서 절대권력을 누린 마자랭 추기경. 그는 어떤 생각과 능력과 술수로 난세를 헤쳐갔는가. “영예며 명성 따위는 남이나 실컷 가지라 하라. 대신 당신은 실질적인 권력을 거머쥐어야 한다.” 어느 곳이든 권력의 꼭대기에 오를 때는 실력에 보태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미 정상에 올랐다면 그 특별한 기술 없이는 자리를 보존하기란 어렵다. 이러한 기술을 누구는 권모술수라 하고 누구는 정치라 한다. ‘권력을 움켜쥐는 기술’ 그리고 ‘권력을 지키는 기술’에 대한 탁월한 고전이라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한 세기 후 같은 이탈리아 출신이며 루이 14세를 비호하여 프랑스 절대왕권을 확립한 당시의 실권자였던 마자랭 추기경, ‘정치의 명연기자’라 불렸던 그가 『군주론』에 비견되는 탁월한 정치 교과서를 저술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처럼 부패해서 세상을 가져라! 프랑스 역사에서 30년 전쟁이 끝나갈 무렵 그 이름을 찾을 수 있는 마자랭 추기경은 뒤마의 소설 『20년 후』에서, 적을 설득하고 삼총사의 호칭을 내리기도 했던 위대한 재상 리슐리외 추기경의 후임자이다. 마자랭은 그와는 달리, 고약하고 음흉하며 비열한 위선자로 소설에 비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가 하면, 빚을 떼먹고, 자기 뒤를 쫓아오며 짖어대도록 훈련받은 보포르 공작의 개를 감옥에 처넣기까지 한다. 만약 이 책 『이기는 자의 조건』을 피상적으로만 접할 경우 기껏해야 그러한 뒤마풍의 마자랭의 모습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말과 행동을 할 때 언제나 본심을 숨기고 권력자의 총애를 얻어내며, 적을 음흉한 계략으로 몰락시킬 심산으로 잔치나 벌이는 인물로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주의 깊게 읽어보면, 실상 그가 보여주는 인간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과 거의 학술적일 만큼 체계적인 부도덕함은 엄격한 교리처럼 보일 정도이다. 300년 전의 정치 교과서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오늘 내곁을 스쳐가는 사람들과 어찌 그리 똑같은지!” 세계적인 기호학자이자 탁월한 저술가인 움베르토 에코(역시 이탈리아 출신이다)마저 마자랭의 책을 읽고 혀를 내둘렀다. 마자랭의 정치 교과서 『이기는 자의 조건』에는, 권력을 얻고 또 이를 지키기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이 그야말로 노골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당시 위험한 책으로 취급되었던 『군주론』보다 더 지독스레 권력의 찬탈과 보존에 대해 상세히 적고 있어 아직도 숨겨진 ‘비전(秘典)’으로 남아 있다. 마자랭 추기경은 만인의 합의를 자유자재로 조작함으로써 권력을 쟁취했던 가장 눈부신 사례다. 그는 윗사람뿐 아니라 친구들, 심지어 적들의 마음까지 얻어내어 설사 죽는 순간에도 축복받을 수 있도록, 그들을 칭찬하고, 비위 맞추고, 선의와 신뢰를 의심치 않도록 하라고 이른다. …… 이 책은 마자랭 추기경의 초상화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주변에서 늘 마주치는 전형들의 초상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여기서 당신은 텔레비전이나 직장에서 이미 접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당신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렇게 외칠 것이다. “어라! 이 사람은 내가 아는 사람인데!” 물론 그렇다. 우리 주변에는 명성을 누리는 또 다른 마자랭들이 여럿 존재하며, 이들은 정상에서 내려올 줄을 모른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만인에게 선을 베푸는 방법을 왕세자에게 투명하고 노골적으로 설파했다는 점에서 그다지 신중하지 못했다. 이 책은 오히려 반동주의자들과 예수회 궤변론자들이 탐독했다. 한편 17세기에 쏟아져나온 이러저러한 처세 관련 서적들은 폭군의 학정에 대처하기 위한 책들이 주를 이루었고, 내면의 존엄성이나 신체적 안전을 지키고 자신의 일에서 성공하는 방법 따위를 강조하는 등 마키아벨리의 영향을 지나치게 드러냈다. 마자랭의 책이 출간되기 전에도 훨씬 유명세를 누리는 두 권의 지침서가 존재하긴 했다. 하나는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쓴 『세상을 보는 지혜』(1647년)이고, 다른 하나는 토르쿠아토 아케토가 쓴 『정직한 위장술』(1641년)이다. 이 두 책도 흥미롭기는 하지만, 지독스레 노골적인 마자랭 추기경의 지침서에 비하면 전혀 독창적이라 할 수 없다. - 움베르토 에코 정치의 명연기자 마자랭 추기경이 제시하는, 이기기 위한 15가지 철칙, 4가지 핵심사항! 이 책의 본문은 총 2장으로 구성되어, 제1장 <이기는 자의 조건>에서는 단도직입적으로 이기기 위한 기본적인 소양을 말한다. 소크라테스의 명언으로도 유명한 “너 자신을 알라”와 “또한 다른 사람들을 알라”가 그 총론이다. 그리고 제2장 <나를 버리고 세상을 얻는 방법>에서는 좀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나를 버리고(감추고)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해, 베풀기, 부탁하기, 조언하기, 도망치기, 빌려주기 등 상황 별로 예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를 간단히 추리면 15가지 철칙과 4가지 핵심사항으로 제시할 수 있다. - 이기기 위한 15가지 철칙 1. 당신의 친구들이 언젠가 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행동하라. 2. 같은 이해집단 내에서 어느 한 사람이 지나치게 많은 권력을 쥐면 위험이 발생한다. 3. 무언가 얻길 원한다면 손에 틀어쥐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 4. 악을 이기려면 우선 그 정체를 파악해야 한다. 5. 평화적으로 해결 가능한 일을 전쟁이나 소송으로 이기려 하지 말라. 6. 커다란 이익을 바라고 다른 사람의 일을 돕느니 차라리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는 편이 낫다. 7. 일을 너무 강하게 추진하면 큰 위험에 봉착할 수 있다. 8. 중앙이 양쪽 끝보다 언제나 낫다. 9. 상대방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알아낼 것은 모조리 알아내라. 10. 편안하게 지내려면 모든 당파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라. 11. 언제고 모든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불신감을 품으라.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좋게 생각한다는 환상을 버리라. 12. 어느 당파가 수가 많고 힘이 세지면 설사 당신 수하의 당이 없더라도 나쁘게 얘기하지 말라. 13. 당신이 느끼는 그 어떤 감정에도 휩쓸리지 말라. 14. 누구에게 선물을 줄 때나 연회를 베풀 때는 전쟁에 임하듯 하라. 15. 비밀 근처에도 가지 말고, 당신 목을 따겠다고 호언장담하는 도망친 죄수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라. - 이기는 자를 위한 4가지 핵심사항 1. 흉내 내라, 감추라. 2. 아무도 믿지 말라. 3. 모두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하라. 4.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라. 지위나 명예는 고사하고 목숨조자 보전하기 어려웠던 난세에 마자랭 추기경은 생존과 승리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처세를 기록으로 남겼다. 사람들의 시각에 따라 그의 글은 ‘간계(奸計)’로도 읽힐 수 있으며, ‘묘수(妙手)’로도 읽힐 수 있다. 하지만 마자랭이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모든 처세와 지혜의 바탕에는 오랜 경험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탁월한 직관력으로 길어낸 심리학적 통찰이 자리한다는 것을 부인하기란 어렵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기는 자의 조건’ 중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지지 않는 것’이다. 하루하루 문명화된 정글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마자랭의 놀랍도록 실용적인 조언은 꼭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적어도 적에게 넋 놓고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새겨들을 가치가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