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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사진과 회화, 그 밀접한 관계
1. 카메라 옵스큐라와 데카르트적 카메라 옵스큐라 2. 인간 동작의 탐구에 관한 사진의 노력 3. 초상사진의 세 가지 역할 4. 풍경화와 풍경사진_19세기 미국 서부 풍경사진 5. 인상주의, 그리고 사진과 미술 6. 누드사진의 작은 역사 1 7. 누드사진의 작은 역사 2 8. 포토몽타주의 등장과 영향 9. 초현실주의 사진과 미술 10.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선전?선동 사진 11. 사진과 포토리얼리즘 12. 개념미술과 개념사진 13. 팝아트와 사진 도판 목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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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그 혁명적 탄생
사진의 탄생은 여러모로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세계의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던 19세기에 진정한 탄생을 본 사진은 확실히 근대의 산물이자 근대의 모습을 기록한 새로운 매체였다. 사진의 발명으로 인간은 드디어 ‘객관적으로’ 세계를 기록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림은 현실 세계를 화면 위에 똑같이 재현해야 할 의무에서 풀려날 수 있게 되었다. 사진이 아직 걸음마를 떼고 있을 무렵, 사진은 자신을 낳은 미술을 모범으로 미술과 같은 위상을 가지고, 미술과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사진은 매체적 특성에 대한 자각으로 결국 사진만의 길을 개척하게 된다. 한편, 미술은 사진 덕분에 현대미술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실 세계를 재현할 의무를 가볍게 사진에 넘겨줄 수 있었고, 덕분에 내면의 세계를 파헤치는 길로 나아가거나 미술의 형식 그 자체를 파고드는 형식주의로 나아갈 수 있었다. 이렇듯, 사진은 태생부터 그러하거니와, 미술과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태어났으며, 성장했고, 지금도 그렇게 존재하고 있다. 사진과 미술, 그 애증의 관계에 대하여 그래서 사진과 미술의 관계를 놓고 사진사를 적어나가는 일은 가능하며 또 타당한 일이다. 다만 이렇게 사진을 미술과의 관계에서 바라볼 때 쉽게 빠지게 되는 길은 사진을 논하면서도 대개 미술을 중심에 두고 미술의 입장에서 기록하게 된다는 점이다. 바로 이 점이 이 책이 씌어진 이유이다. 19세기 사진사를 바탕으로 미술사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이 책은 사진과 미술의 관계를 논한 대개의 글이나 책이 미술을 중심으로 사진을 바라보았던 것과는 달리, 사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사진을 중심에 두고 미술과의 구체적인 연관성을 규명, 두 매체를 균형 있게 다루기 위해 저자는 세 가지 기준을 세웠다. 첫째, 초현실주의, 포토리얼리즘, 개념예술 등 사진과 미술 양쪽이 모두 큰 관련을 맺었던 사조를 주로 다뤘다. 둘째, 사진이 미술에 영향을 준 구체적인 사례를 다뤘다. 화가들에게 원근법의 사용을 용이하게 했던 카메라 옵스큐라, 포토몽타주, 팝아트 등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셋째, 초상화와 초상사진, 누드화와 누드사진, 풍경화와 풍경사진 등 사진과 미술이 공통으로 다룬 주제를 살폈다. 각 장에서 다루는 이야기 1장. 카메라 옵스큐라와 데카르트적 카메라 옵스큐라에서는 세계를 재현하는 한 방식인 원근법과 화가들이 쉽게 원근법을 사용하기 위해 썼던 기계였던 카메라 옵스큐라에 대해 소개한다. 그 자체로 원시적인 형태의 카메라였다고 할 수 있는 카메라 옵스큐라는 원근법을 위한 보조수단을 뛰어넘어 대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장치로서 기능하게 된다. 즉, 카메라 옵스큐라를 통해 비로소 바라보는 행위를 주체화(오직 한 번에 한 사람만이 대상을 관찰할 수 있으므로)하는 동시에 객관화(시각 주체에서 사적인 시각을 분리할 수 있게 하므로)할 수 있는 수단을 갖게 된 것이다. ‘객관화한 시각'이란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바로 기계적 시각, 즉 사진의 도래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2장. 인간 동작의 탐구에 관한 사진의 노력은 좀더 빠른 셔터스피드를 얻기 위한 사진의 기술적 진보와 함께 '움직임'을 고정시키려 했던 인간의 노력을 다룬다. 특히 마이브리지가 달리는 말의 동작을 연속된 여러 장의 사진으로 찍은 사진 연작은 인간의 눈이란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이 못 되는가에 대한 깨달음을 준 하나의 사건이었다. 자신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인간의 욕망은 사진의 발명 이후 화가들이 아니라 사진가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3장. 초상사진의 세 가지 역할에서는 초상화 형식을 좇으려 했던 초상사진 초기의 명함판 사진에서부터 오늘날의 증명사진까지 초상사진의 다양한 면모를 밝힌다. 특히 인종학의 연구 방법으로서 인체측정 사진술이 증명사진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밝힌 부분이 흥미롭다. 4장. 풍경화와 풍경사진은 19세기 미국 서부 풍경사진을 모티프로, 회화와 달리 사진에게 풍경은 어떤 의미였는지를 밝힌다. 풍경사진은 아메리카 대륙의 ‘점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발달하기 시작했다. 땅의 지형을 기록하기 위한 기능적 이유로 시작된 풍경사진은 점차 미학적인 영역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풍경화나 풍경사진은 모두 인간의 시각을 통한, 자연의 재발견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그래서 각 시대별로 풍경화와 풍경사진을 통해 당시의 자연을 대하는 관점을 발견할 수 있다. 사진의 발명으로 화가들은 새로운 눈으로 외부 세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더이상 실제처럼 보이도록 노력할 필요가 없어진 화가들의 눈에 외광에 따라 다채롭게 변화하는 찬란한 색채가 보였다. 당시에 색채를 기록할 수 없었던 사진에 대해 미술은 이 점에 있어서는 월등한 우위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컬러 필름이 등장하고 실용화되면서, 사진이 외부의 색채를 그대로 재현해야 하는가, 아니면 사진에서만 가능한 색채를 표현할 것인가 하는 미학적 문제가 대두되었다. 바로 과거에 인상주의자들이 맞닥뜨렸던 문제와 정확히 같은 질문이었다. 5장. 인상주의, 그리고 사진과 미술은 사진의 발명 이후 사진과 미술이 색채를 두고 고심한 흔적을 좇는다. 6장과 7장 누드사진의 작은 역사는 사진 발명 초기부터 현대까지 누드사진의 역사를 추적한다. 그럼으로써 예술과 외설의 문제, 각 사회에서 누드의 의미, 누드사진과 관련한 윤리적 문제, 성의 상품화, 남성 누드 등 다양한 논점들을 다룬다. 8장. 포토몽타주의 등장과 영향과 9장. 초현실주의 사진과 미술은 합성사진에서 그 원류를 찾을 수 있는 포토몽타주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면서 이 사진적 기법을 즐겨 사용했던 다다와 초현실주의에 대해 알아본다. 포토몽타주는 정치적 포토몽타주와 무의식과 꿈의 세계를 표현한 포토몽타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정확히 다다와 초현실주의가 갈리는 지점이기도 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10장.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선전?선동 사진은 러시아혁명과 함께 교육과 선전?선동의 임무를 맡게 된 사진과, 그것이 가능했던 사진의 매체적 특징을 알려준다. 특히 로드첸코를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사회에 적합한 ‘새로운 시각’으로서 사진이 가졌던 중요성과 그러한 운동을 통해 사진의 매체적 특징이 극대화될 수 있었음이 밝혀진다. 포토리얼리즘은 회화가 사진을 모방하려 했다는 점, 말하자면 입장의 역전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미술사에서 흥미로운 사건이었다. 11장. 사진과 포토리얼리즘은 세계를 화면 위에 재현해내려 했던 사실주의 미술과 포토리얼리즘을 대비시키며 모방과 현실의 문제를 다룬다. 개념미술은 사진의 조력이 없이는 후대에 전해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림이나 조각처럼 물질로서 남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은 개념미술에서는 다시 미술을 보조하는 과거의 소극적인 역할로 되돌아갔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객관적인 기록’이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싹텄다. 12. 개념미술과 개념사진은 기록하는 역할로서의 사진과 바로 그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개념사진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13. 팝아트와 사진에서는 팝아트 작가들이 오브제를 화면에 직접 도입함으로써 ‘그리지 않는 그림’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림 자체를 하나의 오브제로서만 취급함으로써 작업을 ‘몰개성화’하는 것이 회화에 사진적 레디메이드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증거라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