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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1.살다보면 별일이 다 있더라! 2.먼 곳에서 만난 가까운 느낌 3.지워지지 않는 게시판 4.지난 글에도 감동이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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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에세이라면 누구나 쓸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이런 글을 쓰지 않는가? 아니, 쓸 수 없는가? 사람 만나면 저만 옳다고 제 얘기만 하면서 변화와 개혁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평가 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삶의 게시판'을 너무 쉽게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수필에 쓰이는 어휘는 따로 있는가 ? 대답은 ‘아니다’ 일 것이다. 그러면 수필의 소재는 따로 있는가 ? 물론 이 물음에 대한 대답도 ‘아니다’ 일 것이다. 우연과 인연의 에세이, 『지울 수 없는 게시판』을 읽고 난 후의 생각이다. 그리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에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저자는 전문적인 작가가 아니다. 그리고 ‘수필집을 처음 출판해 보는 사람’ 이다. 또 그가 처음 써서 출판하는 우연과 인연의 자전에세이, 『지울 수 없는 게시판』 은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과거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읽고 난 후의 느낌에 짧지않은 여운이 뒤따른다. 시람에 따라서는 그의 과거가 바로 현재가 되고, 또 미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환갑이 코앞이다. 이름도 없는 사람이 처음 내는 책의 이름치고는 보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제목인 것 같다. 짧은 글에서도 따뜻한 여운이 남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언제나 잘난 체하는 외로움에게 회초리 대신 ‘따뜻한 기록’을 대어 보았다. 언제나 괴롭고, 외롭다고 생각해 온 우리의 삶! 그러나 지내놓고 보니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는 풍경, 그리운 사람들 그리고 운명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상황들…….『지울 수 없는 게시판』이라는 제목은 60년 가까운 삶을 살아오면서 필자 나름의 인생관을 표현해 본 것으로 애써 지어 보았다. 짧지 않은 시간, 여러 상황, 많은 사람에게 잘 참아 온 인생이라고 자평하고 자위해 본다. 그러나 한 사람, 한 가족에게는 잘 참아오지 못했다. 내 아내와 식구들……. 외로움을 앓는 사람들에게 철없던 시절에는 외로움을 ‘타도의 대상’으로 알았고, 외로움을 앓는 사람들을 ‘교정의 대상’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세월이 흐른 지금에는 그런 사람을 ‘타도의 대상’으로 생각지도 않고, 그들을 그렇게 여기는 사람들을 비인간적인 사람으로 생각지도 않는다. 다만, 배고픈 사람들과 아픈 사람들, 그리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는 빵과 약과 지팡이가 필요한 것처럼 외로운 사람들에게는 타도와 교정이 아닌 따뜻한 그 무엇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운 추억과 따뜻한 수필의 공통점을 찾아서 변화와 개혁, 투쟁 등을 싫어하는 필자의 천성과 ‘어려서부터 상복입기’ ‘대한민국에서 독자로 살아가기’(「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를 쓰신 분께는 다소 미안한 표현이지만)를 강요한 나의 생활환경이 필자에게 수필이라는 ‘청자연적靑瓷硯滴’(「수필」을 쓰신 피천득 선생님께는 더 더욱 죄송하다)을 응시하게 하였고, 게으른 일상에서도 그 아름다움을 닮게 하였는지 모르겠다. 끝으로, 한 가지 나의 소박한 꿈이 있다면, 여기 실린 나와 내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나의 생각들이 많은 사람들의 외로움을 덜어내고 그것이 따듯한 추억으로 물들 수 있게되기를 바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