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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하나 터질 모양이다
박수림
해드림출판사 200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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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펴내는 글 - 붉은 열꽃들이 하나둘 피어나
.작품해설-슬픔에서 길어 올린 희망 한줌
-황정산(문학평론가, 대전대학교 교수)

1부 다보도
다보도
고드름
고목
수선화
아름다운이탈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가을이 없다
절정
굴절(屈節)
나무는 자유가 없다
삶은 빚이다
얘야
생존
소나기
사람아
먼지
초승달빛 아래에서

2부 서쪽 별, 어머니의 눈빛인가
친정
고백
꽃물
승화
달개비꽃 앞에서
홍시
아버지
어둠길 마중 나가신 어머니
억새
민들레 피었네

보문산 산책로에서

3부 밥 나르는 여자
영산홍
거울을 닦으며
추락
섬이 되고 싶었다
간격의 이유
머리를 감으며
그녀의 노래
두 여자*
시(詩)
붕어
확인번호
진눈깨비
우여곡절
닭발을 따라가다
가을, 그녀에게
그것이었네
눈꽃 떨어지다

4부 나는 날마다 이별을 쬐며 산다
창가에서 그를 보았다
휘파람
나팔꽃
구절초
문득 당신이 보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바다에게로
그루터기
야경
내가 나무로 서면
가을엔
철길
황톳길
3월에 내리는 눈
낙조

5부 별 하나 침몰하는 순간
항아리
샴- 선인장을 보며
밤낚시
이불 빨래하다가
설거지
노출
능소화, 발꿈치를 들어올리다
사랑 - 총각김치를 꺼내며
땅콩의 사유
개망초·1
개망초·2
조화
너를 보며
감자에 싹이 났다
뚝배기
도깨비바늘

6부 등대 같은 높은음자리표
그녀가 선언을 했다
나무
구름
인연- 어느 여인에게
횡단보도를 건너며
약국에서
담쟁이덩굴
머리를 묶으며
낚시

저자 소개 1

충남 보령 출생, 초등학교 시절, 서울의 대학생들이 외딴 시골로 농활을 나와 열었던 편지쓰기대회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글 쓰는 일을 접하게 되어, 오랜 세월동안 시는 시인에게 떼어놓을 수 없는 운명과도 같았다. 이후 [한맥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대전에 거주하며 ‘시공’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민들레시·화회 회원이자 숲속시 동인이다. 펴낸 시집으로는 『꽃잎 하나 터질 모양이다』, 『당신을 바라보는 거리』, 『네 전부가 내 사랑이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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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0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94g | 153*224*20mm
ISBN13
9788993506006

책 속으로

친정

울 엄니 찐 고구마 하나 잡수시고
그 새 마실 나가셨다고 한다
뱃골이 워낙 작아 그거 하나면 족할 것이다
살점 물기 없이 말라가더니
쭈글쭈글한 살 껍데기 늘어뜨리고
칠십 평생 훌쩍 넘은 세월 깎아내리듯
뼈마다 숭숭 구멍 뚫렸을 터
얼마나 미안했으면 등 굽혀 땅을 바라보시겠는가
때로는 꼬장꼬장 자존심 강하여
아들도 며느리도 꺾지 못하여 풀썩 주저앉히던
가끔은 딸들도 쉬쉬하며 고개 내둘리던
그 엄니 언제부턴가 며느리 말 잘 듣는단다
이제 맘도 기운이 딸리시나 보다
안쓰러운 마음 한켠에 쿡쿡 짓누른다
경로당 기웃거려도 한쪽에 쭈그리고 앉아
민화투 구경이나 하실 테지
청단 홍단 비약 초약해도 그 말이 무슨 말일까
넘겨짚지도 못할 아리아리한 십 원짜리 투전판에서
울 엄니 쌈지 같은 세월 흘리고 있을 것이다.

--- p.33

출판사 리뷰

슬픔에서 길어 올린 희망 한 줌
비관론자가 꼭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가장 익숙한 감정은 슬픔이다. 슬픔은 바로 우리의 욕망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우리의 욕망은 채워지기보다는 좌절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잠시 채워지는 것 같더라도 욕망은 더 큰 욕망을 불러와 결코 채울 수 없는 커다란 구멍만을 만들어 낼 뿐이다. 이래서 생기는 것이 슬픔이다. 욕망의 좌절이 가져오는 이 마음의 상처가 슬픔이라는 지극히 인간적인 감정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데 어리거나 젊은 나이의 슬픔은 격렬한 감정을 수반한다. 욕망의 좌절을 느끼는 만큼 더 큰 욕망에의 지향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욕망을 욕망하는 것 또한 슬픔이 된다. 욕망을 지속시킬 내적 에너지를 지키는 것조차 버겁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은 온통 슬픔이라는 마음의 상처투성이다.
시인은 욕망이 가져올 슬픔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아름다운 것이 자신을 유혹하지 말기를 바라며 자신에게 눈길을 주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시인은 그 유혹을 버릴 생각은 없다. 스스로 그 속에 빠져들고자 한다. 어쩌면 이것이 시인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세상의 아름다운 유혹들을 떨쳐버리지 못해 삶의 고통에 빠져드는 불행한 길을 스스로 선택한 박수림 시인 역시 타고난 시인일 게다.
그런 시인에게 삶은 빚으로 남는다. 순수한 열정을 추구하며 살아온 시인에게 현실의 모든 삶의 계기들은 힘들게 처리해야 할 부채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욕망을 조절하거나 포기하여 현실과 타협한다. 그렇게 해서 사회화되고 세상의 법칙을 따라 무난한 일상의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시인의 길은 아니다. 시인은 유혹에 몸을 던지고 아름다운 언어를 찾아 끝 간 데까지 스스로를 몰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인 생활의 문제는 모두 빚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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